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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부담 커진 포스코퓨처엠의 믿을 구석

총차입금 3조원 넘어, EBITDA 이자보상배율 아직 '양호'

김위수 기자  2024-07-23 16:42:09
포스코퓨처엠의 실적은 '고비'는 넘긴 걸로 보이지만 갈 길이 멀다. 지난해 4분기 적자를 기록한 뒤 올들어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아직 수익성을 완전히 회복하지는 못했다. 1분기 영업이익률이 3.3% 수준에 그친다.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와중에 대규모 투자가 지속됐다. 포스코퓨처엠의 차입부담은 지표상 꽤나 높게 차오른 상태다. 최근에도 추가로 회사채를 발행해 6000억원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다행인 점은 차입금 증가로 인한 금융비용 부담이 아직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사실이다.


◇1분기 CAPEX만 3200억

포스코퓨처엠은 올 1분기에만 3200억원을 자본적지출(CAPEX)로 집행했다. 2020년에만 해도 연간 CAPEX는 2455억원이었다. 올들어 3개월만에 당시 1년간 지출한 금액을 상회하는 규모를 투자에 쓴 셈이다.

양극재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증설에 집중하고 있다. 2030년 양극재 시장 점유율 20%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투자금이 매년 늘어나며 지난해 처음으로 1조원을 넘겼고 올해 역시 1조원 이상의 CAPEX가 투입될 전망이다.

반면 포스코퓨처엠에 유입되는 자금은 CAPEX에 미치지 못한다. 지난해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1735억원으로 나타났다. 2020년 1316억원에서 2021년 2447억원, 2022년 3045억원으로 성장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시장상황의 여파에 역성장으로 돌아섰다. 이런 가운데 투자가 확대되며 줄곧 마이너스(-)를 기록한 잉여현금흐름(FCF)의 절댓값은 지난해 말 1조8350억원으로 커졌다. 2022년 -7503억원에서 1년 만에 현금 순유출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포스코퓨처엠의 차입부담이 점점 커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올 1분기 포스코퓨처엠의 총차입금은 처음으로 3조원을 넘겼다. 2020년에만 해도 총차입금 규모가 8414억원이었는데, 3년 3개월 만에 287%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104%에서 161.4%, 차입금의존도는 40.3%에서 46.4%로 수치가 전반적으로 올랐다.

◇금융비용 관리 '총력'

차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경쟁력 확보에 투자하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조달비용에 대한 부담 자체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포스코퓨처엠의 총차입금은 2조9944억원이었는데 연간 금융비용은 523억원이었다. 전반적으로 금융비용 역시 증가세이나 아직 우려되는 수준은 아니다.


같은 업종의 다른 기업의 경우 약 2조원의 총차입금에 대한 금융비용으로 지난해 851억원을 지출했다. 포스코퓨처엠보다 덜 빌리고도 더 많은 비용을 썼다. 포스코퓨처엠의 신용등급이 AA-로 우량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조달비용을 낮추기 위해 녹색채권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기도 하다.

2022년부터 발행하는 회사채의 대부분은 ESG채권의 일종인 녹색채권이다. 2022년 발행한 총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지난해 발행한 1조3534억원 규모의 회사채 중 9500억원이 녹색채권으로 분류됐다. 지난 17일 발행조건이 확정된 6000억원 규모 회사채 중 4800억원도 녹색채권이었다.

녹색채권은 일반적으로 동일한 등급의 회사채보다 발행금리가 낮게 형성된다. 녹색채권 등 ESG채권을 발행하면 상장수수료와 상장연부과금을 면제받을 수 있다. 또 환경부는 한국형 녹색채권 활성화를 위해 채권 발행 기업에 연간 최대 3억원의 이자비용을 지원한다.

금융비용 관리에 집중한 덕분에 수익성 저하에도 불구하고 이자보상배율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포스코퓨처엠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이자보상배율은 2022년 18.4배에서 지난해 3.3배, 올 1분기 3.9배로 계산됐다. 이자보상배율이 1 이상이라는 것은 영업에서 번 돈으로 이자를 감당할 수 있다는 뜻이며 통상 1.5 이상이면 빚을 갚을 능력이 충분한 것으로 간주된다.

투자계획이 남아있는 만큼 차입금 규모 확대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아직은 감당 가능한 수준이나 앞으로도 유동성에 무리를 주지 않을 것이라 장담하기는 어렵다. 시장에서 포스코퓨처엠이 자본확충을 위한 조달 활동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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