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퓨처엠은 2010년 카보닉스(음극재) 인수, 2019년 포스코ESM 합병을 통해 지금의 이차전지 소재 사업자로 탈바꿈했다. 생석회, 내화물을 주력으로 하던 이 회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음극재와 양극재를 모두 생산하고 있다.
이차전지 소재 사업 진출은 사업구조뿐 아니라 연구개발(R&D)에도 변화를 불러왔다. 포스코ESM 합병 전 100억원 아래에 밑돌던 R&D 비용이 2019년 100억원대 이상을 기록하기 시작했고 그 성과도 자산으로 인식했다. 포스코ESM에서 시작한 양극재 사업은 현재 포스코퓨처엠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사업으로 성장했다.
이차전지 시장이 일시적 둔화기(캐즘)를 지나가는 가운데 포스코퓨처엠은 수요처인 이차전지 사업자의 신제품 개발 속도에 맞춰 R&D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2030년 전고체 전지 상용화에 따라 소재 R&D 로드맵을 세웠고, 한풀 꺾였던 자산화율도 다시 회복하는 모습이다.
◇한자릿대로 내려갔던 자산화율, 지난해 20%로 10배 증가 포스코퓨처엠이 R&D 비용 중 일부를 자산으로 회계 처리한 시점은 2019년부터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100억원 언저리를 밑돌던 전체 R&D 비용이 160억원(2019년)으로 급증했고 이중 21%에 해당하는 34억원을 자산으로 계상했다.
기업들은 연구 중인 기술이나 제품 가운데 향후 수익화가 가능한 것으로 판단되면 해당 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회계 처리한다. 전체 R&D 비용 중 자산으로 상계한 비용으로 산출되는 자산화율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R&D에 들어간 금액 전체를 비용으로 처리하다 포스코ESM을 흡수합병한 2019년부터 그 금액의 일부를 자산으로 회계처리하고 있다.
이에 따라 0%였던 자산화율은 유의미한 숫자로 나타나기 시작했고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포스코퓨처엠의 자산화율은 두자릿수대를 기록했다. 다만 포스코퓨처엠의 R&D 비용이 처음으로 400억원을 넘어선 2022년에 자산으로 상계한 비용이 11억원에 머물며 그해 자산화율은 2%로 떨어졌다.
잠시 주춤했던 R&D 자산화는 지난해 다시 회복한 모습이다. 지난해 R&D에 523억원을 투입한 포스코퓨처엠은 이중 119억원을 자산으로 잡았다. R&D 비용 자체도 가장 큰 액수를 기록했지만 자산화 금액이 처음으로 100억원대를 넘어섰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해 자산화율도 23%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1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해 포스코퓨처엠이 등록한 특허건수는 총 36건으로 2022년 13건에서 약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전체 36건의 특허 중 90%(32건)가 양극재·음극재 사업이 속한 에너지소재사업부에서 나왔다.
◇미래 준비하는 에너지소재 사업, 매년 R&D 비용 2배씩 증액 올해 1분기의 경우 전체 121억원의 R&D 비용 가운데 7억원을 자산으로 상계해 자산화율은 6% 수준에 머물렀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1분기까지의 수치로, 자산화율이 최하로 떨어졌던 2022년보다 높을 뿐 아니라 올해 전체로 넓히면 그 규모와 비중이 점차 커질 수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에너지소재사업부의 R&D 규모를 점차 키워가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전체 R&D 비용 중 63%에 해당하는 330억원을 사용한 에너지소재사업부는 올해와 내년, 내후년까지 그 규모를 키울 계획이다. 올해를 포함한 앞으로 3년간 에너지소재사업부가 사용할 R&D 비용은 총 2724억원이다.
올해 373억원, 내년 768억원, 2년 뒤인 2026년에는 1583억원의 금액을 각각 R&D에 투입한다. 에너지소재사업부의 R&D 비용이 앞으로 매년 2배씩 증액되는 것으로, 이 시기 포스코퓨처엠은 고전압 미드니켈·망간리치 양극재, 인조성능 저팽창 천연흑연(음극재), 연속식 흑연화기술(생산공정) 등을 개발할 예정이다.
직후에는 미래 이차전지 제품으로 평가받는 전고체 전지 소재 개발에 나선다. 전고체 전지는 리튬이온 전지의 소재인 액체 전해질을 고체 전해질로 대체한 전지로, 안전·효율성 측면에서 가장 앞설 것으로 예상되는 제품이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포스코퓨처엠의 핵심 고객사들이 모두 제품 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이에 맞춰 포스코퓨처엠도 2030년을 전후로 해서 전고체 전지용 양극·음극소재 개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