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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EX 톺아보기

불황기에 쓴 탄소중립 로드맵, 투자 반환점 성신양회

목표 투자액 증액, 기한 단축…OCF 개선, 내년까지 분산 투자 전망

김동현 기자  2024-07-16 16:47:52
2021년 성신양회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를 목표로 2027년까지 친환경 설비·시설투자에 1300억원을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화석연료(유연탄)를 가연성 폐기물(폐플라스틱)로 대체하는 등 설비 전환·도입을 통해 연 500억원의 비용 절감도 가능할 것이라 덧붙였다. 투자 발표 첫해 목표 투입금액은 350억원이었다.

그러나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가져온 인플레이션으로 원자재값이 급등하자 목표 투자액을 1500억원으로 증액할 수밖에 없었고, 대신 투자기한을 2025년까지로 못박았다. 이에 따라 올해는 투자 계획이 반환점을 도는 해인 셈이다.

성신양회는 그동안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 내에서 자본적지출(CAPEX)을 관리했다. 그러나 투자 계획을 수정했던 2022년, 전방산업인 건설경기의 부진과 원자재가(유연탄·전기료 등) 인상으로 2011년(-452억원, 이하 별도 기준) 이후 첫 영업적자(-95억원)를 내며 OCF도 꺾였다. 예고했던 투자를 집행하느라 그해에 CAPEX가 OCF를 넘어서기도 했다.

시멘트 가격 인상으로 돌파구를 마련한 성신양회는 예정했던 투자액의 절반가량인 700억원을 차질없이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아직 시멘트 업황 자체가 살아난 것이 아닌 만큼 목표했던 기한인 내년까지 분산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대 중반 이후 성신양회의 CAPEX는 줄곧 200억~300억원대 수준에서 유지됐다. 2013년(CAPEX 734억원)을 전후로 대규모 투자가 진행된 이후 최소한의 설비 유지·보수 투자만 집행됐다. 이 기간(2016~2020년) OCF도 700억원대를 거뜬히 넘으며 안정적으로 현금이 들어왔고, 덕분에 투자비 부담도 방어할 수 있었다.



CAPEX가 급증한 시점은 친환경 설비 투자를 발표한 2021년부터다. 1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친환경 설비 신설·보완 투자에 투입하는 만큼 기존 투자액에 추가 금액이 들어가야 했다. 실제 성신양회의 CAPEX는 2021년 408억원, 2022년 568억원, 2023년 868억원으로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2020년대 들어 코로나19와 함께 업황 전반이 축소되는 흐름을 보이며 시멘트 산업도 위축될 수밖에 없었고 성신양회의 OCF도 2021~2022년 해마다 절반가량 줄었다. 2020년 799억원이었던 OCF는 2021년 452억원, 2022년 237억원 등으로 줄었다. 최근 10년 사이 OCF가 최저치였던 2022년의 경우 성신양회가 11년 만에 적자를 낸 해다.

지난해 1분기(-86억원)까지 이어지던 적자는 가격 인상 효과로 그해 연간 흑자전환(507억원)을 이끌었다. 2021년까지 톤당 6만원대 수준이던 성신양회 시멘트 가격은 2022년 톤당 7만8311원, 2023년 9만1322원 등으로 점차 올라갔다. 덕분에 지난해 OCF는 977억원으로 10년 사이 최고 수준으로 올라갔고, 성신양회는 영업에서 창출한 현금의 90%인 868억원을 CAPEX로 집행했다.

올해 성신양회가 계획하고 있는 에너지 절감 및 환경 투자액은 75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여기에는 합성수지(연료 전환) 투입 설비 설치, 킬른(소성로) 개선,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NCR) 효율 증대 투자 등이 포함됐다. 1분기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한 올해의 경우 영업활동으로 197억원의 현금을 창출했다. 1분기 CAPEX는 108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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