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시멘트가 올 1분기 대규모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하며 수익성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시멘트 단가의 인상과 함께 주요 원재료인 유연탄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매출원가율이 크게 낮아진 결과다.
한일시멘트는 호실적으로 늘어난 현금성자산에 더해 차입금 규모도 키우며, 자본을 확충하는 등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불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1분기 영업이익 두 배↑…판가 인상에 영업이익률 '회복' 한일시멘트는 올 1분기 매출액 4116억4723만원, 영업이익 555억6721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3871억1714만원) 대비 6.3%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273억2440만원)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시멘트 단가의 상승과 함께 주요 원재료인 유연탄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매출원가가 줄어든 것이 수익성 상승으로 이어졌다. 앞서 한일시멘트는 지난해 10월 주력하는 벌크시멘트와 슬래그시멘트의 가격을 모두 6.8% 인상한 바 있다.
반면 원재료인 유연탄 가격은 크게 떨어졌다. 석탄중개업체 글로벌콜에 따르면 유연탄 가격은 국내 시멘트 공장에서 주로 사용되는 호주 뉴캐슬탄 기준으로 지난해 1월 t당 357달러에서 올 4월 129달러를 기록하며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뺀 매출총이익이 늘어났다. 1분기 한일시멘트의 매출총이익은 99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734억원)보다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이 245억원 더 많았지만, 매출원가는 오히려 15억원 낮았다.
영업이익률도 제자리를 찾았다. 한일시멘트는 가격 인상을 통해 지난해부터 올 1분기까지 영업이익률 13%대를 유지했다. 2021~2022년 우크라이나 사태 발생 이후 원자잿값과 물류비가 상승해 한 자릿수로 떨어졌던 영업이익률을 다시 끌어올렸다.
◇차입 늘려 현금 유동성 확보…하반기 불황 '대비' 한일시멘트는 늘어난 현금에도 차입금을 늘리며 유동성 확보에 총력하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된 탓에 수익성 개선 추세가 올 2분기 이후에도 이어지기는 녹록지 않다는 점 때문이다.
실제 올 1분기 국내 시멘트 생산량과 출하량은 각각 1049만 톤(t), 1053만t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173t·1214t)보다 각각 10.6%, 13.3% 감소했다. 시멘트 재고는 129만t으로, 전년 동기(80만t) 대비 60% 넘게 증가했다.
한일시멘트는 지난해부터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늘어나는 등 현금흐름이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차입금을 확대하며 유동성을 확보한 모습이다.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대한 대응력을 키우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기준 1956억원이었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올 1분기 2651억원으로 증가했다. 2020~2021년 300억원대에 머물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3년 만에 7배 늘어난 모습이다. 잉여현금흐름(FCF)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일시멘트의 FCF는 2022년 마이너스(-)1116억원에서 지난해 397억원으로 늘다. 올 1분기에도 146억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한일시멘트는 차입금도 늘리며 유동자금 확보에 나선 모습이다. 2022년 4666억원에 머물던 총차입금을 지난해 6309억원까지 늘린 한일시멘트는 올 1분기에도 장기차입금 300억원을 추가하며 총차입금을 6671억원까지 증가시켰다.
한일시멘트의 차입 기조에도 부채비율은 견조한 편이다. 올 1분기 부채비율은 73.83%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대비 6%가량 상승했지만, 보통 부채비율이 100% 이하면 기업의 재무 상태가 안정적이라고 평가한다.
한일시멘트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올 하반기 설비투자를 단행하기 위한 현금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며, 보수적인 재무 전략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