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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전략 분석

재무 안정성 약화되는 카카오, 자회사 지분 매각설 솔솔

장기간 수익성 뒷걸음질, 채무 부담은 치솟아…"유동성 확보 차원 가능성 거론"

김소라 기자  2024-07-03 16:09:01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전략은 사업과 기업가치를 뒷받침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사업자금이 필요하면 적기에 조달을 해야 한다. 증자나 채권 발행, 자산 매각 등 방법도 다양하다. 현금이 넘쳐나면 운용이나 투자, 배당을 택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선택엔 결과물이 있다. 더벨이 천차만별인 기업들의 재무전략과 성과를 살펴본다.
카카오의 빚 부담이 고조되고 있다. 그룹 전체 차입분이 늘면서 매년 나가는 이자비용도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그룹 수익성이 뒷걸음질하는 상황에서 불어나는 금융비용은 상당한 재무적 압박으로 다가오고 있다.

연결 법인들의 부진도 한 몫한다. 뚜렷이 영업 실적 개선에 기여하는 자회사들이 미비한 상황이다. 외려 그룹 연결 부채를 늘리며 재무 안정성을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자회사 지분 처분에 대한 얘기도 거론된다. 보유 지분 정리를 통해 재무제표 상 영향을 최소화하는 식이다. 영업 성과가 부진한 계열사 위주로 관련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는 재무 안정성 면에서 최근 악화된 수치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그룹 연결 이자보상배율은 2.8배를 기록했다. 직전년도 대비 약 45% 하락한 수치다. 최근 몇 년간 이 지표는 계속해서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 영업이익 성장 대비 금융비용 부담이 빠르게 고조되면서 이러한 결과로 이어졌다. 기업의 자체 상환 역량이 매해 위축되고 있음을 뜻한다.


구체적으로 단기 상환 압박이 고조되고 있다. 유동부채가 급격히 불어나면서다. 지난해 말 카카오 연결 유동부채는 6조2000억원으로 직전년도 대비 31%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발발 직전해인 2019년(2조1000억원)과 비교하면 4년여간 약 3배 늘었다. 특히 단기차입금 증가폭이 가팔랐다. 2019년 말 111억원이었던 연결 단기차입액은 지난해 말 1조525억원으로 집계된다.

유동부채 세부 내역을 보면 일반 은행 대출과 사모 사채 등이 모두 포함됐다. 금융기관 차입분이 지난해 말 기준 1조504억원으로 가장 비중이 컸다. 단기사채는 5600억원 잡혔다. 이 가운데 일반 회사채는 장부가액 기준 999억원이고 나머지는 전환사채(CB)다. 자회사인 '카카오게임즈'와 '키이스트'의 기발행 CB분이 유동부채로 반영됐다. 각각의 CB 모두 투자자의 조기상환청구(풋옵션) 가능일이 1년 이내로 접어들면서다.

이 CB는 올해 그룹의 주요 재무 과제이기도 했다. 카카오게임즈의 상환 역량이 급격히 위축된 상황에서 올초 풋옵션 기일이 도래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3월 풋옵션 청구 가능 시기가 되자 기투자자 측은 총 3708억원 규모의 CB에 대한 조기 상환을 청구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4월 1일 3300억원을 은행에서 차입해 급한 불을 껐다.

다만 이에 따른 부채 부담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이미 지난해 카카오게임즈 재무 건전성은 크게 뒷걸음질친 상황이다. 연결 영업이익이 1년새 2배 넘게 축소된 가운데 금융비용은 이보다 더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그 결과 연결 이자보상배율이 전년대비 약 10%포인트 급락했다. 400%에 달하던 연결 유동비율은 전년 말 140%까지 떨어졌다. 올 2분기 은행 신규 차입분이 재무제표에 반영되면 재무 안정성 지표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연결 법인들의 재무 상황이 악화되며 자회사 매각에 대한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근래 영업 실적이 부진한 법인 위주로 관련 얘기가 거론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룹 고위 관계자는 "당장 유의미한 이익이 남는 자회사나 사업이 없다 보니 유동성 확보 목적으로 윗선에선 지분을 정리하려는 의지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룹 현금 여력, 채무 상황 등을 고려한 것으로 최종 매각가 등에 따라 처분 물량도 달라질 것"이라 말했다.

이와 관련 카카오게임즈,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모빌리티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올 1분기 말 기준 카카오는 각 법인에 대해 차례로 41.3%, 66.1%, 57.3%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카카오는 이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카카오 측은 "해당 법인에 대한 지분 매각을 진행 중인 것은 없다"며 "사업적으로 관련이 없는 스테이지파이브 지분을 최근 계열사 제외 수준까지 처분한 일은 있으나 이는 다른 일"이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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