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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스퀘어 ICT 포트폴리오, 티맵·원스토어 빼고 '다 부담'

그룹 차원 리밸런싱 박차, 부실 기업·투자지분 정리 압박…속도내기 '글쎄'

이민우 기자  2024-06-21 15:55:23
SK스퀘어가 ICT 포트폴리오에 대한 정리 압박을 거세게 받고 있다. 그룹발 리밸런싱 기조에 따라 부진한 실적의 ICT 기업 및 투자 지분 유지가 부담스러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근 교체설에 휩싸여 집중 조명을 받은 박성하 대표의 경질 근거 역시 이에 기반했다.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티빙과 합병을 앞둔 웨이브나 성장에 대한 기대가 있는 티맵·원스토어 등을 제외하면 ICT 포트폴리오 대다수가 지분 감소, 매각 대상이다. 다만 원매자를 찾기 쉽지 않은 만큼 정리에 속도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

21일 자본시장 등 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는 최근 ICT 포트폴리오 정리를 전면 검토 중이다. SK그룹 차원에서 리밸런싱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ICT 포트폴리오 정리 압박이 커진 상황이다. 주된 배경은 SK스퀘어 소속 자회사들의 실적 부진, 투자 성과 부재 등이다.

SK스퀘어 ICT 포트폴리오는 과거 SKT와의 분리 당시 가져왔던 플랫폼, 콘텐츠 관련 기업 지분으로 구성돼 있다. 티맵과 원스토어, 웨이브 등 종속기업으로 분류되는 자회사 역시 ICT 포트폴리오다. 사실상 SK하이닉스, TCG스퀘어 등으로 구성된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포트폴리오 대부분이 ICT다.

이런 가운데 SK스퀘어는 지난해부터 전체 포트폴리오 내 반도체 비중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ICT 분야는 관계사와 시너지를 추구할 수 있거나 유망성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만 남겨 최적화를 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떨어지는 SK쉴더스, 크래프톤 등이 정리됐다.

다만 SK그룹에선 최근 진행된 SK스퀘어의 리밸런싱 성과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CT 포트폴리오 내 상당수 계열사가 지속적인 손실을 내고 있는 탓이 크다. 최근 그룹과 소통 과정에서도 이들 지분을 계속 안고 가는 것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는 말도 들린다.


ICT 포트폴리오 중 매각 대상으로 분류되지 않은 곳은 현재 티빙과 합병 협상을 진행 중인 웨이브, 티맵 및 원스토어 정도로 전해진다. 웨이브는 합병 후엔 종속 기업에서 빠지고 손자회사로 관계를 바뀔 가능성이 높다. 직접적인 자회사 포트폴리오로는 티맵·원스토어 정도만 안정권에 있는 셈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결국 통신 등 그룹 주요 사업과 가시적인 시너지가 있을 곳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운영해 효율성을 택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며 “SK스퀘어에서 보유한 플랫폼 사업 등은 실적이 어려운 곳이 많아 이전부터 한 번씩 매각 대상에 오르내렸고 최근에 그나마 상황이 안정된 것이 티맵이나 원스토어 정도”라고 설명했다.

티맵의 경우 국내 내비게이션 어플리케이션 1위로 많은 사용자를 거느린 데다 최근 AI, 데이터 관련 사업에서 성과를 봤다. 원스토어는 최근 해외법인 설립으로 유럽 시장 등을 두드리며 글로벌 앱마켓 시장 공략에 나섰다. 두 회사는 ICT 포트폴리오 중 IPO와 투자유치 가능성이 가장 높은 기업들이기도 하다.

문제는 원매자 물색이다. 11번가 실패사례가 대표적이다. 실적 상태가 좋지 않고 투자 후 엑시트 등을 장담하기 힘든 상태다. 박 대표 부임 이전부터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는 곳도 있었던 만큼 수장 교체에 관계없이 단시간 내 해결은 쉽지 않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SK스퀘어에서 투자한 ICT 포트폴리오는 박 대표 부임 이전부터 형성됐던 것이 많고 손실 발생도 비슷하게 이어져왔다“며 “박 대표를 경질하고 후임자를 앉힌다 할지라도 당장에 이를 해결하거나 매각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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