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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물 맞은' 하이브 주가, 관건은 분쟁 해결

뉴진스 소속 여부 상관없이 피해 없을 듯...민희진 의견 수용 여부 관심

이지혜 기자  2024-06-04 13:50:16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이사 간 분쟁이 지속되면서 증권업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 분쟁이 하이브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다. 단순 경영권 분쟁으로 그칠 줄 알았던 사안이 장기화하고 있는 데다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하이브 주가는 분쟁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분쟁에 주가 상승 ‘발목’, 호재에도 주가 보합

하이브와 민 대표 간 분쟁이 시작된 지 44일이 지났다. 그 사이 하이브의 시가총액은 1조2000억원 정도 증발했다. 분쟁이 본격화하기 전인 4월19일까지만 해도 하이브 주가는 23만500원, 시가총액은 9조6008억원이었지만 3일 기준 종가는 20만500원이 됐다.

하이브 주가는 상장 이래 지금까지 추이로 봐도 낮은 편이다. 하이브 주가는 상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아 40만원대까지 올라갔었다. 방탄소년단(BTS)의 군복무로 인한 활동중단을 공지하면서 10만원대까지 곤두박질했지만 이후 20만원 후반~30만원대를 회복하며 안정을 되찾았다.

뉴진스 (출처: 하이브)

주가 흐름은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의 활약과 엇갈린다. 비록 뉴진스의 초동 앨범 판매량이 88만장으로 직전 앨범 대비 47%, BTS의 RM 솔로2집의 초동 판매량은 전작 대비 9.7% 감소했지만 신인 아티스트가 선전하고 있다. 보이넥스트도어의 최근 앨범은 초동 판매량이 70만장을 상회, 전작 대비 50% 증가했고 아일릿도 누적 앨범판매가 50만장을 넘었다.

증권가는 하이브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서려면 하이브가 민 대표의 제안을 수용하든 거절하든 간에 일단 분쟁을 끝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과정이 어찌됐든 하이브가 해당 이슈를 자의로 마무리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며 “이번 이슈가 마무리되면 인적 리스크가 빠르게 소멸하면서 BTS 멤버의 순차 제대와 미국 걸그룹 데뷔라는 호재가 온전히 주가에 반영돼 대다수의 이익에 부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진스 '이탈' 가능성 낮다...남든 떠나든 하이브 '이익'

뉴진스가 하이브에 남든 혹은 전속계약을 해지하고 떠나든 활동을 중단하지 않는 한 하이브가 손해를 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이브와 민 대표 분쟁의 핵심은 사실 뉴진스라는 IP에 있다. 분쟁이 벌어진 어도어는 뉴진스라는 단일 IP를 기반으로 모든 실적을 내는 레이블이다.

김규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뉴진스가 하이브 소속으로 활동을 이어간다면 하이브의 실적 전망은 분쟁 이전과 동일할 것”이라며 “뉴진스가 하이브와 계약을 해지한 뒤 활동을 지속하려면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데 하이브가 별도 비용 없이 최소 4000억원의 순매출을 얻는 효과를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진스는 2022년 7월 데뷔한 5인조 걸그룹이다. 이달에는 K팝 걸그룹 가운데 가장 빨리 도쿄돔에서 행사를 진행하는 아티스트가 된다. 내년에는 월드투어도 진행할 예정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뉴진스가 발생시키는 총매출이 12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정도의 매출을 창출하는 아티스트를 방치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기에 뉴진스의 활동 중단 가능성은 낮다는 게 증권업계의 중론이다.

만일 뉴진스가 민 대표와 함께 이탈한다면 위약금을 지불해야 하는데 이 금액이 최소 4000억원일 것으로 예상됐다. 공정거래위원회 표준전속계약서를 기준으로 통상적 위약금은 계약 해지시점부터 직전 2년간의 월평균 매출에 계약 잔여기간(월 단위)을 곱한 수치로 산정된다.

김 연구원은 “이성적으로 본다면 뉴진스가 하이브 소속으로 활동을 이어가든 하이브에서 이탈하든 이번 사태로 하락한 주가가 회복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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