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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은 각사 재무전략에 따라 부채자본시장(DCM)을 통해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전자단기사채 등을 활용, 만기 구조를 분산시켜 신용을 관리한다. CP의 경우 발행사 입장에서는 공시의무가 없고 증권신고서 제출을 하지 않아도 돼 빠르게 단기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투자자들은 CP의 발행과 상환 정보, 그 뒷 배경 등에 대해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더벨은 각 기업들의 CP 활용법을 살펴보기로 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기업어음(CP) 발행 규모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카카오엔터는 2021년 북미 스토리 플랫폼인 타파스엔터테인먼트(옛 타파스+래디쉬) 등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위해 CP를 활용한 단기조달을 적극 활용했으나 매년 CP 발행규모를 줄여왔다. 조달 이후 가파르게 CP 금리가 상승한 영향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엔터는 지속적으로 CP를 상환하는 한편 시중은행이나 증권사의 장기차입금으로 일부 차입금을 대체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지난해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대규모 투자유치를 받으면서 여유현금이 생긴만큼 CP 발행을 늘릴 여지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 카카오엔터 CP 2600억…5~6월 차환 예정 2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현재 카카오엔터의 CP 발행잔량은 26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서는 지난 3월과 4월 세 차례에 걸쳐서 1250억원 규모의 CP를 발행했다. 이달에는 1350억원의 규모의 CP와 다음달(750억원)에도 CP 상환 일정이 도래한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이번 달 28일과 31일, 6월 10일에 만기도래하는 CP는 모두 차환 예정"이라고 밝혔다. 즉 카카오엔터의 CP 발행잔량은 당분간 현 수준과 동일하게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엔터가 단기자금인 CP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시점은 2021년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2021년 북미 웹툰과 웹소설 플랫폼인 래디쉬와 타파스를 인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CP를 활용했다. 인수자금으로 타파스 4712억원, 래디쉬 3789억원 등 총 8501억원이 투입됐다. 이후 우시아월드까지 모두 통합, 현재 타파스엔터로 운영 중이다.
당시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을 때였던 만큼 M&A에 단기자금인 CP를 활용하는 쪽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단기신용등급으로 A2+를 부여받았던만큼 조달금리도 1~2%대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2020년말 0원이었던 CP는 2021년말 6600억원까지 늘어났다. 이후 꾸준히 물량을 줄이고 있다.
◇ 총차입금 규모는 비슷, 단기차입금 비중은 확 떨어져 카카오엔터는 2021년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이 합병으로 만들어졌고 이후 멜론컴퍼니까지 통합하면서 스토리, 미디어, 뮤직 등 큰 틀에서의 사업구조를 완성시켰다. 이후 적극적인 M&A를 통해 2023년말 기준 47개의 종속기업을 거느린 국내 최대의 엔터기업으로 성장했다. 자산규모는 2023년말 기준 3조3052억원이다.
카카오엔터는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싱가포르투자청(GIC) 등으로부터 대규모 투자유치를 받았고 1조1540억원 가량이 유입됐다. 마지막 투자유치 기준으로 카카오엔터의 에퀴티 밸류는 11조원대까지 높아진다. 다만 투자유치 자금으로 SM엔터테인먼트 지분 역시 취득했던만큼 7000억원 가량의 자금소요가 있었다.
적극적인 M&A 전략으로 인해 총차입금 규모는 9000억~1조원 선에서 유지되고 있다.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9352억원이었던 총차입금 규모는 2022년말 1조1945억원까지 커졌고 2023년말 1조1191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같은 기간 단기차입금 규모는 8747억원에서 9557억원, 7441억원으로 변화했다.
2023년 투자자금이 유입된 덕에 총차입금이 그나마 감소했고 이 과정에서 단기차입금 규모와 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2021년말 기준 6600억원이었던 CP 규모는 2022년말 5000억원, 2023년말 2790억원으로 집계됐다. 현재는 2600억원까지 축소됐다.
카카오엔터의 총차입금 중 단기차입금 비중은 2021년 94%에서 2022년 80%, 2023년 66%까지 낮아졌다. 특히 총 차입금 중 CP 비중은 같은 기간 70%, 42%, 25%까지 가파르게 떨어졌다. 조달금리 상승 영향도 컸다. 처음 조달 당시 1~2%대였던 CP금리는 2022년 8%대까지 치솟았다. 2023년말 4~5% 수준으로 떨어졌다.
회사 측은 금리 변동성이 커지면서 CP 대신 은행 차입을 늘리고 있다. 또한 만기 구조도 장기화하고 있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차입금 규모는 유지하되 자금시장에 민감한 CP보다는 시중은행 일반대출 차입금 비중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