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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게임, 계약부채 탓에 수익성·현금흐름 '엇박자'

해외 퍼블리싱 과정에서 발생, 계약금을 부채로 회계 처리

황선중 기자  2024-05-20 16:37:15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통상 게임사는 현금흐름이 안정적인 업종에 속한다. 이용자가 게임 속 상품을 결제하면 곧장 현금이 유입되는 구조여서다. 원활한 현금흐름을 방해하는 요인 중 하나인 운전자본이 좀처럼 잡히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대다수 게임사 실적을 살펴보면 영업이익과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동행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예외인 게임사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엠게임이다. 올해 1분기 실적(연결)이 예외를 방증한다. 1분기 매출 193억원, 영업이익은 40억원으로 전년동기(매출 205억원, 영업이익 42억원)와 대동소이했다. 하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9억원으로 전년동기(107억원)와 비교해 81.5% 줄었다.

영업이익과 현금흐름의 엇박자 배경에는 계약부채가 있다. 회계상 기타부채 중 하나인 계약부채는 기업이 고객에 재화나 용역을 제공하기 전에 미리 받은 일종의 계약금이다. 계약금을 받으면 현금이 유입되는 만큼 영업활동현금흐름엔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회계상 매입채무와 비슷한 개념이다.

하지만 계약금을 받았다고 매출로 곧장 인식되는 것은 아니다. 일단 계약부채로 인식한 뒤 계약 기간에 맞춰 해마다 매출로 전환한다. 계약부채 증가에 따른 현금흐름 변화 폭에 비해 실적 변화 폭은 상대적으로 덜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영업이익과 현금흐름 사이 엇박자가 발생한다.

엠게임의 계약부채는 자사 게임을 해외 퍼블리싱(유통)하는 과정에서 비롯되고 있다. 엠게임 대표작은 <열혈강호 온라인>과 <나이트 온라인>이다. 모두 자체 개발한 작품이지만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주로 매출을 거둬들이고 있다. 지난해 기준 두 게임은 각각 300억원 이상 매출고를 달성했다.

엠게임 대표작 <열혈강호>

<열혈강호 온라인>은 중국에서 <나이트 온라인>은 튀르키예에서 인기가 상당한 편이다. 하지만 엠게임은 현지에서 게임을 직접 서비스하지 않는다. 원활한 서비스를 위해 현지 퍼블리셔와 계약하는 방식을 고수한다. 현지 퍼블리셔와 손을 잡으면 서버비부터 마케팅비, 인건비 등 추가적인 비용 지출까지 아낄 수 있다.

매출구조를 살펴보면 현지 퍼블리셔가 엠게임과 계약을 맺으면서 계약금을 선제적으로 지불한다. 엠게임은 해외 퍼블리셔로부터 받은 계약금을 계약부채로 인식한다. 계약기간이 도래하면 계약부채를 점진적으로 로열티매출로 인식한다. 계약부채가 사라지면서 매출이 증가하는 구조다.

엠게임은 2022년 8월 중국의 퍼블리셔인 베이징후롄징웨이와 <열혈강호 온라인> 현지 퍼블리싱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은 235억원(라이선스비 170억원+기술구현비 65억원)이었다. 계약금은 계약 시점부터 지난해까지 단계별로 유입됐다. 엠게임 계약부채가 2022년 초 27억원에서 2023년 말 153억원으로 증가한 배경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계약부채가 늘어나지 않는 모습이다. 신규 퍼블리싱 계약이 없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오히려 계약부채 일부가 로열티매출로 전환돼 계약부채 규모는 153억원에서 136억원으로 감소했다. 여기에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46.8% 감소해 영업활동현금흐름 축소는 예견됐다는 분석이다.

엠게임의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443억원이었지만 올해 1분기 말 192억원까지 감소한 상태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비교적 위축된 상황에서도 투자활동을 게을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엠게임은 1분기에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 취득에만 363억원을 쏟았다. 지난해 1분기 88억원을 쏟았던 것과 비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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