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은 대형 생보사 중 해외 진출 속도가 가장 더디다. 미얀마를 동남아 시장 진출 발판으로 삼으려 했으나 불안정한 정세 탓에 법인 출범이 미뤄지고 있다. 또한 지주사 전환 등 내부 과제도 산적해 있어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모습이다.
교보생명은 보험법인 외에 자산운용 법인을 미국과 일본에 두고 있다. 그러나 규모가 작아 본사의 재무 성과에 미치는 기여도는 미미한 수준이다.
◇ 과거부터 해외 진출 신중…내부 과제도 산적 국내 빅3 생보사로 꼽히는 교보생명은 아직 해외 현지에 보험법인을 두고 있지 않다. 삼성생명이 1997년에 태국 법인을 설립하고 한화생명이 2008년에 베트남 보험사를 인수하는 등 오래 전부터 시장 개척에 나선 것과는 다른 행보다.
교보생명은 해외 진출과 관련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왔다. 해외 시장이 낯선 시장인 만큼 진출에 있어 리스크가 크고 보험사가 자리잡고 수익을 창출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교보생명은 해외 진출을 통해 몸집을 키우기 보다는 국내 시장에서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해 왔다.
교보생명이 고심 끝에 진출지로 결정한 곳은 미얀마다. 교보생명은 미얀마를 동남아 진출을 위한 초석으로 삼고 2020년 1월 수도 양곤에 주재사무소를 설립했다. 당시 교보생명은 현지 파트너사와 함께 합작법인을 설립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설립 한 달 만에 미얀마 군부가 주도한 쿠데타로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되는 등 내부 정세가 혼란스러워지자 영업이 어려워졌다. 쿠데타 이후에도 불안정한 정세가 최근까지 지속되고 있어 여전히 법인 설립은 추진하지 않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내부 상황이 좋지 않아 지켜보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뜻하지 않은 악재와 더불어 교보생명 내부에서도 해외 사업 진출은 후순위 과제로 밀린 것으로 보인다. 해외 사업 등 신성장 동력 발굴 관련 업무 외에도 지주사 전환, IPO 등의 굵직한 과제들이 산적해있기 때문이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지주사 설립을 추진해왔지만 재무적투자자인 어피니티 컨소시엄과의 갈등이 지속되면서 인적분할, 금융지주사 인가 승인 등 관련 이사회 결의에 난항을 겪고 있다. IPO 또한 2018년부터 추진을 공식화했지만 주주 간 분쟁으로 작업이 미뤄져왔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해외 현지 상황에 대한 스터디 등 지켜보고는 있지만 따로 진행되고 있는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미국·일본 자산운용 법인 순익 5억 미만 교보생명은 미국과 일본에 각각 자산운용 관련 현지법인을 두고 있다. 두 법인 모두 단독 출자를 통해 설립한 법인으로 교보자산운용(미국)은 1996년 10월 출범했다. 교보자산운용(일본)은 2016년 8월 자본금 1억엔 출자를 통해 설립됐다.
두 법인은 꾸준히 흑자 실적을 내고는 있지만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애초에 사업 확장 보다는 현지에서 신속한 의사결정 등 본사와의 시너지 효과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미국 현지법인은 지난해 4억9000만원으로 전년(1억8100만원) 대비 170% 증가했다. 그러나 2019년 11억7500만원 의 순익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규모가 줄어든 편이다. 자산 규모는 93억2300만원이다.
일본 현지 법인 또한 지난해 순익이 1억8800만원으로 2021년 4억1400만원으로 고점을 찍고 점차 하락했다. 자산 규모는 24억2900만원으로 미국 법인의 4분의 1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