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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

현대해상, 보릿고개 넘고 한층 탄탄해진 자본항목

②새 제도 도입 후 이익잉여금 급증 영향…투자자산 평가손실 감소도 영향

고설봉 기자  2024-04-24 15:10:44

편집자주

보험업은 호황기를 맞은 것일까. 최근 저PBR주에 대한 재평가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보험사 주가가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보험사 자본과 순이익 극대화로 주가도 힘을 받고 있다. 그러나 실질 자본이 늘고 수익이 불어난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IFRS17 도입에 따른 K-ICS 비율 개선 결과라는 평가다. 오히려 미래 이익은 당겨 쓰고 리스크는 이연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킥스비율 개선과 맞물린 각 보험사별 자본 이슈를 점검해 본다.
현대해상의 자본항목이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을 계기로 탄탄해지고 있다. 보험수익과 계정항목 등에 대한 평가방식이 바뀌면서 회계적으로 자본총액이 크게 불어났다. 기존 보유하던 상품 등 자산 포트폴리오가 새 제도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면서 자본항목이 강화됐다.

고금리 장기화 등으로 큰 폭의 손실을 기록했던 투자자산평가손실 규모도 줄어들면서 자본항목 강화를 거들었다. 새 회계기준에 맞춰 투자자산을 재조정하면서 운용 리스크를 최소화한 결과다. 다만 여전히 평가이익 구간에 들어서지 못한만큼 우려를 모두 지우지는 못했다.

지난해 IFRS17이 도입된 뒤 현대해상은 자본총액이 크게 불어나면서 건전성 이슈에서 자유로워졌다. 지난해 3분기 6조510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회계제도 도입 직전인 2022년 말 4조758억원 대비 59.73% 가량 불어난 수치다.

새 회계제도 도입은 결과적으로 현대해상의 자본총액을 키우는 요소로 작용했다. 회계제도 도입 전까지 현대해상은 지속적으로 자본총액이 줄어들었었다. 2019년 4조4775억원 수준에서 2021년 4조8894억원까지 불었었지만 2022년 자본총액이 4조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최근 몇 년 현대해상 자본총액 증감의 결정적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제도 도입 이전에는 투자산의 평가손실이 반영되면서 자본항목이 위축됐었다. 제도 도입 이후에는 잉여금이 증가하고 투자자산 평가손실이 감소하면서 자본항목이 커졌다.

IFRS17 도입 전인 2022년까지 자본항목 변동성을 만들어 냈던 이슈는 기타포괄손익누계액 계정이었다. 매도가능금융자산평가이익과 관계·종속기업투자주식평가손익 등으로 구성된 항목으로 자본총액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만큼 이 항목의 평가손익에 따라 자본총액이 영향을 받는다.

통상 보험사들은 자산운용 과정에서 취득한 다양한 금융자산을 매년 평가한다. 이 때 당기 중 인식한 순이익 외에는 모두 기타포괄손익으로 계상해 자본항목에 채운다. 보험사는 국채 등 투자기간기 장기인 상품으로 자산을 운용하는만큼 매년 누계액이 발생한다.

현대해상도 이러한 장기 상품에 투자해 자산을 운용해 왔다. 그러나 FRS17 도입과 맞물려 채권교체 등 투자자산을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투자손실이 발생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2022년 대규모 평가손실이 발생했고 이는 곧바로 자본총액을 저하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실제 2019년 7202억원, 2020년 7272억원 등 일정 수준을 기록하던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은 2021년 5473억원으로 감소했다. 이후 2022년 마이너스(-) 6933억원의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평가이익이 평가손실로 전환되면서 자본총액 감소의 직접 원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새 회계제도 도입과 맞물려 자산의 리밸런싱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일부 평가손실 규모가 감소했다. 이는 곧장 자본총액 안정화로 이어졌다. 2023년 1분기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은 평가손실 894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평가손실이 5239억원으로 증대되면서 일부 자본총액 저하가 이어졌다.

투자자산에 대한 평가손실 반영으로 위축된 자본항목을 지탱한 요소는 이익잉여금이다. 꾸준히 잉여금이 쌓이면서 자본을 탄탄하게 하는 핵심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2019년 말 3조1377억원 수준이던 이익잉여금은 2022년 말 4조1806억원까지 불어났다.

새 회계제도 도입으로 이익잉여금 규모는 한층 더 커졌다. 2023년 1분기 말 6조114억원으로 최초로 6조원을 넘어선 뒤 2023년 4분기 말 6조5526억원으로 한층 더 불어났다. IFRS17 적용으로 보장성·장기성 보험의 수익성이 개선됐다. 또 신계약비이연상각 기간이 확대되는 등 순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된 결과다.

지속적으로 핵심자본이 큰 변화 없이 유지되는 것은 현대해상 자본항목 안정화의 핵심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자본금은 447억원으로 고정돼 있다. 자본잉여금의 경우 2019년 말 1141억원에서 2020년 말 1132억원으로 소폭 조정된 뒤 2023년 말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더불어 현대해상은 지난해 신종자본증권을 상환하면서 하이브리드 증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 재무구조 안정화의 기틀을 다졌다. 2019년 4983억원에서 2023년 2분기 말까지 그대로 유지됐다. 지난해 8월 현대해상은 5년 콜옵션 만기가 도래한 5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전액 상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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