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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스톡 오해와 진실

브릿지바이오, 창업주 엑시트설에 흔들 "사실 아니다"

23일 하한가, 거래소 조회공시 요구…이정규 대표 "끝까지 남겠다, 임상 2상 순항"

임정요 기자  2024-04-24 14:28:29

편집자주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 주식시장에 떠도는 격언이다. 그러나 적어도 바이오 업권에서 '소문'은 경계해야 할 리스크가 된다. 파이프라인의 성공과 실패를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업의 특성 탓에 그 어느 업권보다도 주가가 소문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더벨은 바이오 기업을 둘러싼 시장의 소문 혹은 오해의 진실을 들여다본다.
코스닥 시장에 합류한지 만 4년이 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이하 브릿지바이오)를 둘러싸고 갑자기 창업주 지분 엑시트 설이 떠돌고 있다. 이 때문에 주가가 하한가를 기록하고 한국거래소는 조회공시까지 요구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는 이 같은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다.

◇3월 말부터 주가 오름세, 이달 23일 갑자기 하한가

23일 브릿지바이오의 주가는 종가기준 하한가를 기록해 2875원으로 마감했다. 24일 현재 장중 주가도 2%가량 하락하고 있다. 3월 말을 저점으로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던 와중에 갑작스럽게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하락세로 전환됐다.


시장에서 내놓은 의혹은 바로 창업주이자 핵심 경영진인 이정규 대표의 엑시트 소식. 그가 지분을 블록딜로 매각하고 경영에서 손을 뗀다는 얘기가 여의도를 중심으로 떠돌았다.

브릿지바이오는 물론 바이오업계서도 이 대표는 상징적인 인물로 정평이 나 있던터라 그의 엑시트 소문은 주가에 상당한 충격을 줬다.

더벨과 통화에서 이 대표는 "시장의 소문은 모두 낭설"이라며 "나는 엑시트 할 생각이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 그는 "신약 연구보다 소문에 대응하는 게 더 힘들지만 끝까지 버티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 되며 임기를 새롭게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그의 엑시트 소식은 상당히 갑작스러웠다. 이 대표는 브릿지바이오 지분 14.6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 대표는 2015년 브릿지바이오를 창업했다. 서울대 화학과에서 구조생물학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LG화학에서 연구 및 연구기획, 사업개발을 담당했다. CG인바이츠(크리스탈지노믹스)를 공동창업했지만 이후 독립해 회사를 차렸다.

브릿지바이오는 2019년 12월 주당 6만원에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이후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2020년 9월 주당 200% 무상증자를 진행했다. 이를 반영한 공모가는 주당 2만원이다. 공모가 대비 현재 주가는 90%가량 떨어진 상태다.

이 대표는 특유의 젠틀한 카리스마로 업계에 잘 알려진 인물이다. 좋은 신약 후보물질을 알아보는 능력으로 인정받았다. 이 대표 자체가 브릿지바이오의 정체성이기도 한 만큼 그의 엑시트 소식은 꽤 충격을 줄 수 있었다.

브릿지바이오는 현재 실적을 올리기 위해 임상 2상 단계 파이프라인의 BD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당장 필요한 운영자금은 메자닌을 활용한다.

작년 브릿지바이오가 발행한 6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는 오랜 전략적투자자인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가 30억원 투자했다. 작년 말 기준 브릿지바이오의 현금성자산은 약 190억원이고 올해 초 지피씨알로부터 20억원을 추가 투자받았다.

◇주력 BBT-877 '임상 2상' 순항, BBT-207 역시 안전성 확인 중

브릿지바이오는 더벨과 이 대표의 전화 인터뷰 외에도 자사 홈페이지에 소문을 불식하기 위한 공고문을 띄우기도 했다. 이 대표의 지분매각은 근거가 없고 신약개발 사업 또한 순항하고 있다고 전했다.

브릿지바이오는 특발성 폐섬유증(IPF) 치료제 BBT-877의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주 제3차 IDMC(독립적인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를 마무리했다.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사업개발(BD)팀이 기술이전을 추진 중이다.

BBT-877의 임상 2상에서 노력형 폐활량(FVC)이 경쟁약물 대비 적은 감소폭을 나타낸다는 걸 확인했다. 노력형 폐활량은 환자 폐기능 감소 수치다. 감소폭이 적을수록 약효가 좋다는 뜻이다.

이중맹검(Double-blind)으로 진행 중인 임상이라 관련 수치는 기밀 자료라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회사측은 경쟁약물 대비 효능과 안전성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두번째로 연구개발이 진행된 파이프라인은 차세대 표적 폐암치료제 BBT-207이다. 두 번째 용량군에 대한 환자 투약 안전성을 확인하고 세 번째 용량군에 진입해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브릿지바이오 IR 및 PR 관계자는 "거래소의 조회공시요구에 성실히 임할 것"이며 "임직원 모두 결속력을 더욱 공고히 해 신속한 기업 가치 정상화를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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