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가 연초 대비 60%로 줄어든 유동성 여력 확보를 위한 증자를 택했다. 상장 당시만 해도 500억원에 달하던 기술이전 매출이 사라진 영향이 커 보인다.
가까운 시기에 매출 이벤트를 바라기 쉽지 않은 상태다. BBT-877을 비롯한 핵심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대감으로 기존 투자자와 재무적 투자자들의 손길을 이끄는 게 줄어든 유동성에 대응하는 최선의 전략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2021년 들어 사라진 운전자본… NRDO 요약되는 L/O 중심 사업에도 변곡점 브릿지바이오는 28일 총 60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운영자금과 R&D 자금을 확보했다. 기존에 브릿지바이오에 투자해왔던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가 30억원어치의 전환우선주(CPS)를 인수했고, 이밖에 재무적투자자들에 30억원 규모의 보통주를 발행했다.
조달 자금은 전액 운영자금으로 할애한다. 브릿지바이오 측은 "SI인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 BBT-877의 원개발사로, 해당 후보물질이 글로벌 임상 2상 단계에 오르자 순항에 힘을 더하고 중장기적 협력 관계 강화 및 동반 성장 효과 기대 측면에서 투자 참여를 결정했다"고 증자 이유를 설명했다.
내면을 들여다보면 부채 상계, 임상비용 지출을 통한 현금 순유출은 있었지만 반년 동안 별도의 현금 유입이 발생하지 않은 게 이번 유증의 기저에 있다. 그간 여러 기술이전(L/O)을 성사하며 꾸준히 매출을 내오던 NRDO 사업 구조도 기술반환 등을 경험하며 전환점을 맞기도 했다.
요지는 성과 창출이 한 차례 지연을 겪은 것이다. 최근 사업연도에서 브릿지바이오의 운전자본에 변동에서도 이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상장 당시 BBT-877 빅딜에 힘입어 500억원을 넘었던 운전자본은 기술 반환 등을 거치는 과정 속에서 줄어들기 시작했다. 더불어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그리고 올해 상반기까지 사실상 '0'를 기록 중이다.
올해 초까지 약 464억원이던 브릿지바이오의 보유 현금성자산은 상반기 말 기준 약 200억원 줄어든 276억원을 기록했다. 유력 파이프라인을 도입해 개발한 뒤 다시 빅파마 등에 세일즈하는 NRDO의 경쟁력이 일부분 흔들린 것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다시금 빅딜 이끌 윤활유 확보… "핵심파이프라인에 대한 파트너·주주 신뢰 커" BBT-877 자체의 경쟁력은 충분한 만큼, 브릿지바이오는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 해당 후기임상을 위한 추가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BBT-877은 2019년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이전됐다가 독성 이슈로 반환을 받았다. 브릿지바이오는 해당 반환을 이끈 관련 이슈를 해소하고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2상을 승인받았다.
다만 NRDO 중심 사업 구조에서 새 전략을 탑재한 영향으로 기존 자금 조달 방침에서의 변화도 함께 이끌었다. 브릿지바이오는 올해 초까지 추가 조달을 고려하고 있지 않았다고 밝혔었다. 이는 작년 5월 임상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약 486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던 것과 관련이 있다.
보유 파이프라인이 4건에 달하는 만큼 현재 유동성으로 이를 모두 임상 막바지까지 끌고가긴 어렵다. 막대한 재무 부담, 지난한 개발 기간을 감내해야하는데 반환받은 BBT-877를 직접 글로벌 3상까지 확장시키는 것도 현재 회사의 규모로는 쉬운 판단이 아니다.
이 과정에서 유입된 60억원 규모의 증자 대금은 라이선싱 파트너를 발굴 등 중장기 레이스에 윤활유로 쓰인다. 통상 글로벌 신약 임상 1·2상을 위해선 약 100억원 가량의 비용이 소요된다. 조달 자금으로 임상을 모두 감내하긴 어렵다. 그러나 2상에서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면 다시금 세일즈에 나서기 위한 여력도 얻을 전망이다.
브릿지바이오 관계자는 "조속한 기술이전 성과로 신규 현금흐름 창출하고, 신속한 사업화를 회사의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며 "동시에 안정적인 연구개발 활동 매진을 통해 혁신신약 연구개발 활동을 진행해 글로벌 바이오텍으로의 중장기적 성장을 견고히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