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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판덱스 1위' 효성티앤씨, 영업현금창출력 되찾을까

2년여 걸친 재고자산 감축, NCF 개선…신규 투자로 보유 현금은 감소

김동현 기자  2024-04-23 16:03:37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2021년 효성티앤씨는 글로벌 스판덱스 1위 사업자라는 이름에 걸맞는 성과를 창출했다. 효성그룹이 2018년 지주사로 전환하며 스판덱스와 그 원료, 무역 사업 등을 가지고 나온 효성티앤씨는 코로나19 시기 기능성 섬유 수요 급증에 힘입어 2021년 영업이익 1조4000억원이라는 기록적인 실적을 냈다.

스판덱스 열풍이 휩쓸고 간 그해, 효성티앤씨의 재무지표도 안정화하는 흐름을 보였다. 출범 이후 300%를 웃돌던 부채비율은 150%대까지 떨어졌고 자산 증가에 따라 차입금의존도도 2018년 60.5%에서 2021년 27.6%로 내려갔다. 이러한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한 방안으로 효성티앤씨는 생산량을 늘리고 신규 시설투자도 진행했다.

그러나 이듬해 급증했던 수요가 꺾이며 수익성과 현금창출력이 모두 내려앉았고, 글로벌 증설 자금이 필요한 효성티앤씨는 현금창출력 회복이라는 과제를 안았다. 효성티앤씨는 재무 체력을 회복하기 위해 보유한 재고물량을 털어내는 동시에 생산체제를 정비하고 있다.

◇번만큼 썼던 2021년, 불어난 재고 부담

2021년 최대 실적(영업이익 1조4237억원)을 기록했던 만큼 효성티앤씨의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창출 지표도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모습을 보였다. 현금창출의 원천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조6219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고,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 역시 1조4291억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그러나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실제 쌓은 현금을 의미하는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 경우 큰폭의 증가세를 나타내지 않았다. NCF는 OCF에서 운전자본투자 항목을 제외해 산출하는데 그해 효성티앤씨의 운전자본투자액이 7858억원을 기록하며 NCF는 6433억원이 됐다. 직전연도 NCF가 5648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그 증가액이 800억원대 수준에 머문 셈이다.

당시 효성티앤씨의 운전자본투자 부담을 높인 요인으로는 재고자산을 꼽을 수 있다. 스판덱스 초호황기를 맞아 효성티앤씨는 스판덱스를 포함한 섬유부문(나이론원사·폴리에스터원사 등)의 재고자산을 대폭 늘렸다. 2021년 섬유부문 재고자산은 전년(2451억원)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7591억원이었다.

이 시기 전체 재고자산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섰음에도 재고자산이 판매되는 속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재고자산회전율은 전년도(10.6회)와 유사한 10.1회를 유지했다. 사업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듯 효성티앤씨는 중국·인도·브라질 등의 스판덱스 생산능력 증설을 결정했고 삼불화질소(NF3), 나일론 등의 신규 글로벌 생산시설 건립에도 뛰어들었다.

다만 2022년 경기침체와 스판덱스 업황 악화로 수익성이 역성장했고 늘어난 재고자산 부담까지 더해지며 현금창출력도 대폭으로 약화했다. 2022년 EBITDA와 OCF는 각각 3607억원과 1220억원으로 떨어졌고 NCF 역시 전년의 절반 수준인 2934억원을 기록했다.


◇재고자산 연속 감소, NCF도 2년 전 수준으로

업황 악화에도 투자를 지속해야 하는 효성티앤씨는 영업에 따른 현금창출력을 살리기 위해 재고자산을 감축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2021년 말 1조91억원 규모였던 재고자산 총액은 2022년 8854억원, 2023년 7339억원 등으로 줄었다.

섬유부문 재고자산 규모가 2021년 7591억원에서 2022년 5592억원, 2023년 4663억원 등으로 떨어졌다. 반면 무역·기타 부문 재고 규모는 2021년 수치(2500억원)를 웃도는 2600억~3200억원대였다.

효성티앤씨가 업황 악화 직격탄을 맞은 섬유부문 내 재고 소진에 주력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재고자산 감소로 운전자본투자 항목이 마이너스(-)로 전환했고, 덕분에 지난해 NCF가 2021년 수준인 6020억원으로 되돌아갔다.

지난해 말 효성티앤씨가 보유한 현금성자산(현금 및 현금등가물+단기금융상품 등) 규모는 1006억원으로 최근 3년(2021~2023년)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창출력은 개선됐지만 유·무형자산취득 지출(-2627억원)과 차입금 상환 등에 따른 재무활동현금흐름(-4204억원)으로 자금이 유출됐다.

올해도 효성티앤씨는 베트남 자회사인 효성동나이(나일론·PTMG)와 효성동나이나일론 등을 중심으로 2830만달러(약 400억원) 규모의 증설을 진행한다. 바이오 부탄다이올(스판덱스 섬유 원료의 소재)의 베트남 생산시설 구축(연산 20만톤 목표)을 위한 투자도 올해부터 시작한다.

해당 신설 프로젝트 투자 규모는 1조원으로, 우선 2026년 상반기까지 연산 5만톤 규모의 생산시설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단순 계산할 시 앞으로 2년 동안 약 2500억원의 투자자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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