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How It Is Now
포스뱅크 주가는 상장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습니다. 공모 당시 수요예측에선 확정 공모가가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한 1만8000에서 정해지면서 흥행을 예고하는 듯했죠. 하지만 주가 측면에서의 기대감은 상장 첫날부터 다소 꺾인 모양새입니다.
상장 첫날 주가는 공모가 3배인 5만원 중반대를 넘어서기도 했지만 결국 2만3000원대로 시초가 대비 하락 마감했습니다. 2개월여가 지난 최근까지 별다른 반등 없이 지속적인 하향 곡선을 보이고 있습니다.
낙폭을 키운 첫 번째 구간은 2월말에서 3월초 사이입니다. 상장 전 포스뱅크에 투자한 FI들의 1차 보호예수 해제 물량이 나온 시기와 맞물리죠. 락업 해제를 앞두고 일반 소액주주들도 오버행 리스크를 의식해 일시적으로 매도 행렬에 동참했을 공산이 큽니다. 2월 22일까지 2만원선을 유지했던 주가는 3월 8일 기준 1만4000원대까지 떨어졌습니다.
2차 락업 해제 물량이 풀린 3월말 이후로도 주가 하락이 이어졌습니다. 11일 종가인 1만1160원은 공모가 대비 40% 가량 하락한 가격입니다.
◇Industry & Event
포스뱅크는 각 영업장에서 사용하는 포스 단말기(POS) 공급을 주력으로 하는 업체입니다. PC에 카드 리더(MSR)와 바코드 리더, 영수증 프린터 등을 장착한 뒤 POS 프로그램을 설치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PC 기반의 포스기기를 개발해 2003년 창업했죠. 이후 터치 스크린이 탑재된 주문기 형태의 인터렉티브 키오스크도 개발해 판매 중입니다.
매출액 기준 국내 1위 점유율을 수년째 유지하고 있죠. 포스뱅크의 포스기기가 국내외 굵직한 프랜차이즈 리테일 브랜드 업장에 두루 보급돼 있는 덕분입니다. 패스트푸드점 맥도날드와 샌드위치 판매점 써브웨이를 비롯해 각 영화관 및 전시장, 레스토랑, 카페 등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지키고 있습니다.
최근 3~4년간 성장세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2020년 연결 기준 600억원대 초반이었던 연매출은 2022년 900억원대로 뛰었죠. 이 기간 연평균 매출 성장세는 21% 수준이었네요. 영업이익률은 꾸준히 두자릿수를 유지하며 준수한 수익성을 지켜온 모습입니다.
사업 구조상 준수한 펀더멘털을 유지하고 있지만, 주가가 부진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오버행 우려로 인한 수급 부진 탓이라는 게 시장의 해석입니다. 코스닥 새내기주인 포스뱅크는 지난 1월 29일 상장 이후 1개월 단위로 총 3개월간 세 차례에 걸쳐 기존 주주(FI) 보유 물량에 대한 보호예수 해제가 예정돼 있습니다.
1차 해제인 2월 29일을 시작으로 지난 3월 29일엔 2차 해제일이 도래했죠. 오는 29일이 되면 주요 FI인 'IBKBNW 기술금융PEF'와 ‘파트너스9호 투자조합’가 보유 물량을 전부 시장에 내놓을 수 있습니다.
하나증권과 '포지티브세컨더리 벤처투자조합 제1호' 등 6개월 뒤 락업 해제가 되는 다른 주주 물량도 있지만 지분율이 높지 않아 크게 신경 쓸 문제는 아닙니다. 여태 지고 있던 대부분의 짐을 모두 내려놓을 수 있는 시점이 오는 29일이라는 얘기죠.
주가 측면에선 이때까지 하락세를 감내할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5월 이후부턴 추가 물량 출회 걱정 없이 제대로 주가 관리에 나설 수 있는 모멘텀이 생긴다는 얘기도 됩니다. 사업 및 재무 펀더멘털이 탄탄한 만큼 오버행 이슈만 해소되면 주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는 게 시장의 공통된 관측입니다.
◇Market View
지난 1월 수요예측 과정에서 이목을 집중시킨 종목인 만큼 증권가 보고서도 몇 차례 나왔습니다. 한국투자증권과 흥국증권, 유진투자증권이 공모 기간인 지난 1월에 보고서를 냈고 상상인증권은 상장 직후인 2월초에 보고서를 냈습니다.
사업 현황에 대해선 대체로 긍정적인 평 일색입니다. 무엇보다 탄탄한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수년간 이익률 10%대의 흑자 기조를 이어온 점이 높게 평가받는 분위기입니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크게 우려는 없어 보입니다. ODM 파트너사를 통해 꾸준한 수출 물량을 보장받고 있기 때문이죠. 특히 글로벌 최대 POS 유통사이자 뉴욕거래소(NYSE) 상장사인 Partech를 고객사로 확보한 이후 전 세계 맥도날드 매장에 제품을 공급하게 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Partech가 공급받는 포스 공급사 3곳 중 포스뱅크의 점유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포스뱅크의 올해 실적으로 1000억원대 매출과 17%대의 영업이익률을 제시했습니다. 지난해 매출 대비 25% 이상, 영업이익은 2배 가량 성장한 수치입니다.
◇Keyman & Comments
포스뱅크 재무부문의 키맨으로는 윤경주 경영기획부문장을 꼽을 수 있습니다. 2012년에 포스뱅크에 합류해 재무 파트를 두루 챙겨온 인물이죠. 단국대 회계학과 석사를 취득한 뒤 아주오토렌탈, 태원코퍼레이션, 성우전자, 에이프로 등을 거쳤습니다.
윤 부문장 역시 최근 주가 흐름과 관련해 오버행 이슈를 가장 의식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는 11일 더벨과의 통화에서 "최근 주가 흐름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오버행 우려가 많이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면서 "하락세가 이어지는 부분에 대해선 저희도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고 여러 가지 검토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일단은 (3차 보호예수 해제가 이뤄지는) 4월 말이 지나야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고, (주가 관리에 대한) 다양한 방안 역시 검토도 할 수 있지 않을 까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업 성장성에 대해선 자신감이 엿보였습니다. 올해 사업 전망에 대해 묻자 "수출 비중이 80% 가까이 되는데 대부분 해외 1, 2위 업체들에게 납품을 하고 있고 미국이 가장 큰 시장"이라면서 "금리 상승 기조가 안정세로 돌아서면서 기업들도 서서히 설비투자를 늘리는 추세고, 포스 공급 물량도 이와 맞물려 늘어나는 구조"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올해 하반기부턴 이전에 공급한 제품들의 교체주기가 찾아오면서 새 사양의 모델 납품도 예정돼 있고 안드로이드 OS 기반 포스 역시 개발을 끝냈다"면서 "올 3분기 이후부터 판매가 가시화될 것으로 본다. 상장 이후 유지·보수 역시 집중하려고 하는 영역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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