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

이자 부담 커진 HL홀딩스, 해법은

이자보상배율 2.9까지 낮아져…개선 조건은 '배당 수익'

이호준 기자  2024-03-28 17:04:05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려면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전자는 '빚의 규모와 질'을 보여준다. 자산에서 부채와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롯해 부채 내 차입금의 비중과 형태 등이 나타난다. 후자는 '빚을 갚을 능력'을 보여준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을 통해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THE CFO가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통해 기업의 재무 상황을 진단한다.
HL홀딩스에게 작년은 경영하기 좋은 해는 아니었다. 자회사들의 배당 감소로 인해 단기 자금을 끌어다 썼지만 금리 상승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이렇다 할 현금흐름 개선 없이 이자비용만 불어났고, 결국 대표적 커버리지 지표인 이자보상배율은 2.9까지 낮아졌다.

◇이자보상배율 2.9까지 낮아져

HL홀딩스의 작년 말 별도 총차입금은 7440억원이다. 이자비용으로만 286억원을 지출했다. 영업이익이 755억원이었으니, 3분의 1이 넘는 돈이 이자로 나갔다.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것)은 2.6으로 나타났다. 전년 4.7에서 뚝 떨어졌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의 채무 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재작년 이자보상배율(5.9)과 비교해 2년 새 이자를 갚을 능력이 절반으로 떨어진 셈이다.

이러한 현상의 배경에는 나빠진 '돈벌이'와 '금리'가 있다. 실제로 영업이익은 전년(1097억원)과 전전년(1185억원)에도 못 미친다. 결국 HL홀딩스는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단기 자금(1729억원)을 끌어다 썼다. 전년(829억원) 대비 두 배가량 늘었다.

(별도 기준, 단위: 억원,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작년은 금리가 '고공행진'한 시기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HL홀딩스의 작년 단기차입금 금리는 4.93~5.49%다. 전년의 경우, 금리가 3.56%부터 형성됐다. 장기차입금 역시 금리는 5.62%까지 상승했다. 이 역시 전년엔 대부분 3~4%대에 머물렀다.

이러한 흐름이 반복될수록 회사에겐 악재다. HL홀딩스의 작년 말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1219억원이다. 어느새 만기가 1년 안에 도래하는 차입금이 보유 현금을 넘어섰다. 계속 빚을 내서 상환 여력 등을 확보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수익성의 핵심 축' 자회사들의 배당 감소

HL홀딩스는 HL그룹의 사업형 지주사다. 일반 지주사는 계열사로부터 배당금 수익과 상표권 수익을 얻는다. 다만 HL홀딩스는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자동차부품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등 자체 사업까지 영위하면서 수익을 얻고 있다.

바꿔 말하면 작년엔 이러한 수익 기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단 뜻이다. 물론 HL홀딩스의 경우 배당·상표권 수익과 자체 수익을 따로 나눠 공시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부실했던 지점을 유추해 볼 순 있는데 핵심은 '배당 수익'이다.

일례로 자동차용 제동·조향·완충장치를 만드는 계열사 HL만도는 2022년 결산 기준 배당 총액이 234억원 수준이었다. 이는 HL홀딩스의 작년 영업이익으로 잡힌다. 전년(375억원)에 비해 37% 가까이 감소할 만큼 배당 상황이 안 좋았다.

그룹의 다른 계열사인 중견 건설사 HL D&I의 경우, 실적 악화를 이유로 아예 배당에 나서지 않았다. HL홀딩스는 분리막 제조사인 더블유씨피, 딜러타이어 등에 자체 투자도 진행 중이지만 이로 인해 얻은 배당 수익도 2600만원에 불과하다.

결국 HL홀딩스가 상환 능력 등을 키우기 위해선 자회사 실적 개선을 통한 배당 수익이 중요해 보인다. 다행히 현재 수익 확보의 한 축인 자동차 부품·용품 판매 및 유통 등의 자체 사업은 올해 개선된 실적을 낼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