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투PE)가 투자한 법인형보험대리점(GA)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보험시장의 제조·판매 분리가 가속화되면서 향후 미국 대형 GA의 성장 궤적을 뒤따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국내 GA 선두업체 지위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최근 실적과 보험설계사 규모 모두 대폭 증가하면서 2위권 업체들과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작년 연결기준으로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매출 1조8748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1500억원, 순이익 7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108% 늘었고 EBITDA와 순이익은 흑자전환했다.
GA의 영업력 지표인 보험설계사 숫자는 피플라이프 인수 효과 등으로 지난해 2만6000명을 넘어서며 전년 대비 20% 가까이 늘었다. 자체 개발한 GA 영업지원 디지털플랫폼 '오렌지트리'를 이용하는 GA만 13개, 보험설계사는 7만여명에 이른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성장세는 최근 국내 보험시장의 판도 변화와 연결돼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국내 보험시장은 최근 제조·판매 분리가 가속화되면서 GA 위주로 영업채널 전환이 이뤄지는 중이다.
최근 추세를 보면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미국 대형 GA의 성장 궤적을 따를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거론된다. 미국 보험시장은 1990년대 이후 제조·판매 분리 및 독립 판매채널 성장이 지속됐다. GA의 역할도 단순 판매에서 보험 중개 및 리스크 자문 서비스 제공 등으로 확대됐다.
이로 인해 미국에서는 대형 GA의 기업가치가 매우 높게 평가받고 있다. 마쉬앤맥레넌컴퍼니즈(Marsh & McLennan Companies)는 최근 시가총액이 134조원 수준에 형성돼 있다. 작년 매출은 30조원, 순이익은 4조9500억원 가량을 기록했다. 이 기업은 올해도 루이지애나주의 중형 GA 2곳을 인수하면서 활발히 영업채널을 확대하는 중이다.
시가총액 32조원 규모의 브라운앤브라운(Brown & Brown)도 미국 주요 GA로 꼽힌다. 브라운앤브라운은 1939년 가족소유 기업으로 설립돼 1993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현재 세계에 450여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작년 매출은 5조5400억원, 순이익은 1조1400억원 수준이다.
이러한 미국 GA의 성장 전략은 '롤업(Roll-up)'으로 불리는 중소형사 인수를 통한 규모의 경제 선점, 제공 서비스 다변화로 요약된다. 한화금융생명서비스 역시 이에 맞춰 향후 지속적 롤업 및 보험 외 금융서비스 제공 등을 계획하고 있다.
한투PE는 지난해 9월 한화생명금융서비스에 1000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지분 가치는 8000억원으로 책정됐다. 한투PE는 전환우선주(CPS) 형태로 지분 11.1%를 보유 중이다.
투자재원은 프로젝트펀드를 통해 조달했다. 최근 고금리 영향 등으로 프로젝트펀드 결성 난이도가 크게 높아졌지만 투자금 모집은 순항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최근 성장세 등에 힘입어 복수의 기관출자자(LP)들이 투자를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