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은 국내 보험사 가운데 가장 선제적으로 새회계기준(IFRS17) 시스템을 구축한 곳이다. 신지급여력비율(K-ICS·킥스) 산출에 있어서도 발 빠르게 대처하면서 자본적정성 관리에서도 모범적이란 평가를 받아왔다.
다만 삼성생명의 자본적정성은 최근 지속적으로 저하되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급여력비율은 2019년 1분기 339%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330% 안팎을 유지했다. 그러나 2022년 1분기 246%로 하락하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2022년 삼성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이 저하된 원인은 새 회계기준(IFRS17) 적용과 맞물려 신지급여력비율(K-ICS·킥스) 제도가 도입됐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2020년 2월 이미 IFRS17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이후 2022년 1분기부터 본격적으로 IFRS17에 기반해 킥스비율을 산출했다.
다만 킥스 도입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자본적정성은 저하되는 모습을 보였다. 2021년 1분기 246%를 시작으로 2분기 249%, 3분기 235%, 4분기 244% 등 점차 저하되는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1분기에는 219%로 추가 하락했다.
삼성생명 킥스비율은 지난해 3분기 221%를 기록 중이다. 아직 지난해 말 킥스비율은 공시되지 않았다. 삼성생명은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말 기준 킥스비율을 공시 기한(2024년 4월말) 내 공시한다고 예고했다.
최근 삼성생명 킥스비율이 소폭 하락한 이유는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 대비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삼셩생명의 가용자본과 요구자본 증가율을 살펴보면 대체로 요구자본 증가율이 가용자본 증가율을 크게 초월했다. 요구자본 증가세가 더 가팔라지면서 킥스비율 이 저하된 것으로 평가된다.
2019년 1분기 대비 2020년 1분기는 가용자본 증가율 4.9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요구자본 증가율 9.42%를 기록했다. 2021년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가용자본 25.75%, 요구자본 22.94% 각각 증가했다. 2022년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가용자본 25.75%, 요구자본 22.94% 각각 증가세를 보였다.
새 회계기준이 적용된 시점인 2022년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가용자본과 요구자본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새 회계기준에 따라 부채를 시가평가하고 저축성보험을 매출에서 제외하는 등 변화가 생긴 결과다.
다만 2022년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감소율은 가용자본 27.99%, 요구자본 2.73%를 각각 기록했다. 가용자본 감소폭이 요구자본 감소폭의 10배가 넘었다. 결과적으로 자본이 크게 위축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킥스비율 감소세도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2022년 기조효과로 지난해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가용자본과 요구자본 증가율이 큰 폭으로상승했다. 다만 여전히 가용자본 증가율이 26.37%를 기록한데 반해 요구자본 증가율은 41.69%로 약 두배 가량 더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매분기 점진적으로 삼성생명의 킥스비율은 저하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자본항목의 위축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보험판매 증가와 계속적인 보상 이슈 등이 커지는 가운데 보상 재원인 자본항목이 줄어들었다. 가용자본은 자본금,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 기타포괄손익누계액 등을 합쳐 산출한다.
다만 삼성생명의 자본적정성은 업권 내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생보사들의 킥스비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224.5%를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삼성생명의 킥스비율은 221%로 업권 평균에 머물러 있다. 감독 당국에서는 킥스비율을 100% 이상 유지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선제적으로 IFRS17에 대응하고 킥스비율도 당국의 권고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자본적정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