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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게임' 잔혹사, 유효등급 이슈어마다 '경고등'

컴투스·펄어비스, 나란히 부정적 꼬리표…게임업계, 비우호적 여건 지속

양정우 기자  2024-03-12 15:32:01
'K-게임'의 선봉장인 주요 게임사의 부진이 이어지자 크레딧 시장에서도 잇따라 적색 신호를 켜고 있다. 컴투스와 펄어비스 등 유효 신용등급을 보유한 업체 중에서 등급 아웃룩에 부정적 꼬리표를 붙은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올해도 국내 게임사의 영업 환경이 비우호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신작의 출시 지연은 물론 론칭 후 예상을 하회하는 흥행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엔데믹 이후 야외 활동 증가로 잠재적 수요층이 줄어든 와중에 경기 부진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게임사의 부진을 부추기고 있다.

◇컴투스, 고정비 확대 속 영업적자…현금 지출 예고, 재무구조 부담

한국기업평가는 근래 들어 컴투스의 신용등급(A0) 전망을 '긍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아웃룩 변경 사유로 고정비 부담 확대와 자회사 손실 등에 따라 영업적자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대목을 꼽았다. 그러면서 단기간 내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연간 실적을 발표한 결과 연간 영업적자 흐름이 이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신규 게임 출시에 수반된 마케팅 비용이 적지 않았고 미디어와 콘텐츠 부문 자회사가 과중한 제작비 부담을 짊어지면서 매분기마다 적자 실적을 쌓아왔다. 결국 연간 영업적자는 전년보다 오히려 규모(-393억원)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게임 라인업의 글로벌 출시와 스포츠 게임의 흥행 등은 위안을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연간 매출액은 전년과 비교해 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와 콘텐츠 부문의 매출은 저조했으나 게임 부문 매출 볼륨은 전년보다 13% 증가했다.

그러나 컴투스는 물론 국내 게임사 전반이 여전히 비우호적 사업 여건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기존 게임의 진부화 속도가 빨라지는 추세에서 신작 흥행의 불확실성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오프라인 활동 증가로 모바일 게임 시장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여건에서 중국 게임사는 괄목할 만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컴투스는 신작 출격을 앞두고 있다. 출시 막바지 담금질에 돌입한 '스타시드: 아스니아 트리거(STARSEED: ASNIA TRIGGER)'가 사전 예약자수 100만명을 돌파하면서 흥행몰이를 예고하고 있다. 다만 올해 내놓는 이들 신작이 기존 게임의 위축 폭을 만회하면서 가파른 실적 개선까지 이뤄낼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 가운데 을지로 신사옥과 마곡지구 연구개발(R&D) 센터 등에 현금 지출은 이어질 예정이다.

한기평은 컴투스의 등급하향 요인으로 '신작게임 및 자회사 부진 등에 따른 실적 저하세 지속', '현금 순유출로 인한 재무부담 증가추세 지속' 등을 꼽고 있다. 특정 수치를 내세우지 않은 가운데 회사측이 시동을 건 경영 효율화 플랜의 효과를 주시하고 있다.


◇펄어비스, 주력 게임 진부화 타격…단기간 내 수익성 회복 '글쎄'

펄어비스도 사정은 동일하다. 컴투스와 비슷한 시기 한기평에서 신용등급(A0) 전망을 '긍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꿨다. 역시 주력 게임의 진부화로 영업 실적이 저하되고 있는 와중에 빠르게 턴어라운드를 이뤄낼 카드가 없는 게 부정적 꼬리표를 붙인 이유였다.

이 게임사는 2022년부터 마케팅 비용 감축을 비롯한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착수했으나 여전한 고정비 부담과 높아진 인건비 여건 탓에 연간 영업손익이 적자(-164억원)로 전환했다. 컴투스와 달리 매출액도 전년보다 14% 감소하면서 외형마저 축소되고 있다. 지난해 퍼블리싱 신작 '블랙클로버'를 출시했으나 기존 게임의 진부화에 따른 매출 감소를 완전히 상쇄하지 못한 것으로 관측된다.

외형 성장세의 회복이 절실한 시점이다. 발빠른 신작 출시로 매출 볼륨의 턴어라운드를 거둬야 하지만 추가 신작(붉은사막 등) 출시의 시기가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신규 론칭 효과의 불확실성도 높아진 여건이다. 컴투스와 마찬가지로 단기간 내 수익성을 과거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게 녹록지 않다는 진단에 무게가 실린다.

컴투스의 등급하향 요인도 펄어비스와 비슷하다. '주력게임 부진, 신작출시 지연 등에 따른 실적 저하세 지속', '현금 순유출로 인한 재무부담 증가추세 지속' 등이다. 역시 정량적 기준을 내놓지 않은 가운데 향후 신작 라인업의 출시 지연 여부와 론칭 뒤 실적 기여도 등이 등급 하락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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