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은 국내 제약사 가운데 가장 많은 배당금을 지급하는 곳이다. 배당 규모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고마진 제품 판매 호조와 기술료 수익 유입 등이 맞물리면서 지속해서 외형을 확대한 결과다.
총주주수익률(TSR)은 배당 등 환원책보단 주가 흐름에 좌우되는 경향이 컸다. 작년 TSR을 이익 구간으로 끌어올린 원동력은 신약 기대감이었다. 또 적극적으로 투자자 소통(IR) 활성화에 나서면서 주주친화 행보를 가속화하는 움직임 눈에 띈다.
◇작년 배당 321억…제약사 중 톱, 4년간 총액 1104억원 유한양행은 오는 15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2023년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450원의 현금배당을 지급하는 안건을 결의한다. 배당금 총액은 321억원이다. 연간 배당 성향은 24%로 집계됐다.
매년 배당 규모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2020년 249억원, 2021년 261억원, 2022년 273억원으로 계속 증가 추세다. 작년 배당까지 포함하면 4년간 푼 현금 보따리만 1000억원이 넘는다.
국내 제약사 중에서도 손꼽힌다. 매출 기준 국내 상위 10대 제약사 가운데 배당금 총액 규모가 가장 크다. 작년 유한양행 다음으로 가장 많은 배당을 실시한 녹십자의 배당금 총액은 171억원이었다. 유한양행 총배당 규모의 절반을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원동력은 단연 실적이다. 고마진 의약품 판매 및 기술료 수입 확대, 해외 원료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등 전 부문이 고르게 성장한 덕분에 지속해서 외형을 확대하고 있다. 작년 유한양행 매출은 전년보다 4.7% 증가한 1조8589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작년의 경우 전년 대비 배당금 총액은 늘었지만 배당 성향은 낮아졌다. 배당 총액보다 당기순이익이 더욱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다. 2022년 당기순이익은 906억원, 배당 성향은 30%였다.
◇TSR 전년 대비 플러스 전환, 중심엔 '레이저티닙' 유한양행 TSR은 배당 등 환원책보단 주가 흐름에 좌우되는 경향성이 뚜렷했다. 작년 말 기준 TSR은 26%로 수익 구간으로 올라섰다. 2020년 말 TSR이 71%까지 치솟은 이후 2021년 말과 2022년 말 각각 -17%와 -5%를 기록하면서 줄곧 마이너스(-) 값에 머물렀다.
2020년 그리고 작년 플러스(+) TSR을 보인 배경엔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제품명 렉라자)이 있다. 2015년 오스코텍의 미국 자회사 제노스코로부터 도입한 후보물질로 후속 개발을 통해 2018년 미국 존슨앤드존슨(J&J) 자회사 얀센에 기술수출한 물질로 유명하다. 국산 신약 31호로 허가받았고 미국 진출을 통한 블록버스터 의약품 지위도 넘보고 있다.
렉라자 허가 및 상용화 기대감과 함께 유한양행 시가총액은 2020년 초 2조9579억원에서 연말 5조209억원으로 70% 가까이 커졌다. 이후 엔데믹 전환에 따라 제약바이오 업종이 전반적인 침체기를 겪으면서 줄어드는 듯했으나 최근 성과가 기사화하면서 다시 몸값을 회복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유한양행이 적극적인 IR에 나서면서 주주친화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작년 한 해 연간 IR 개최 공시 건수는 10건이었다. 2022년엔 12건을 기록했다. 국내 제약사들의 소극적인 정보 공개 태도를 감안하면 더욱 의미 있는 수치다. 주주 다양성을 고려해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영문 공시에서도 노력하려는 의지도 보인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배당액을 액면가 대비 40%에서 45%로 늘렸고 연말에 5% 무상증자도 단행했다"면서 "주주친화 정책을 지속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