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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정책 리뷰

신세계, 정관 고치며 배당절차 개선한다

'선 배당확정 후 배당기준일' 변경 예고

박서빈 기자  2024-02-28 15:45:13

편집자주

분기·연간 실적 발표 때마다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기업이 발표하는 배당정책이다. 유보 이익을 투자와 배당에 어떤 비중으로 안배할지 결정하는 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핵심 업무다. 기업마다 현금 사정과 주주 환원 정책이 다르기에 재원 마련 방안과 지급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주요 기업들이 수립한 배당정책과 이행 현황을 살펴본다.
신세계가 배당절차 변경에 나선다. 배당액을 투자자가 미리 확인한 뒤 투자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새 배당절차는 다음 달 열릴 정기주주총회에서 확정될 전망이다.

유통주는 대표적인 저평가주로 꼽힌다. 신세계의 주가순자산비율(PBR) 역시 0.4배 수준에 그친다. PBR이 1 이하라는 건 주가가 기업가치보다 낮다는 의미다. 적극적인 주주친화정책을 통해 그동안 요지부동이던 주가를 부양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신세계, 주주 '배당' 예측 가능성 높여

신세계가 다음달 21일 열릴 제67기 정기주주총회에 안건으로 이익배당과 관련한 정관 변경 의안을 올렸다. 배당기준일을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 기준일과 다른 날로 정할 수 있도록 이사회에서 배당 시마다 결정하고, 이를 공고하도록 개정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신세계는 제14조 1항에서 정한 날 현재의 주주명부에 기재된 주주 또는 등록된 질권자에 이익배당을 지급했다. 제14조 1항은 회사가 매년 이사회에서 정한 날 주주명부에 기재돼 있는 주주를 정기주주총회에서 권리를 행사할 주주로 한다는 내용이다.

정관 변경안이 통과되면 앞으로 신세계는 이사회 결의로 배당받을 주주를 확정하기 위한 기준일을 정할 수 있으며, 기준일을 정한 경우 그 기준일의 2주 전에 이를 공고해야 한다.

정리하자면 정관 변경 전에는 배당받을 주주를 확정하는 기준일이 배당액이 정해지기 전에 이뤄졌다면, 변경 후에는 주주가 배당액이 얼마인지 미리 확인한 뒤에 투자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볼 수 있다. 주주의 배당 예측 가능성을 높인 조치인 셈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영업이익의 최저 배당액을 설정하는 등 지속해서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번 정관 변경도 주주친화정책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재무부서 작년부터 내부 검토 돌입

신세계 재무부서는 작년 초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배당절차 개선방안' 내용을 내부적으로 검토해 왔다고 알려진다. 작년에는 내부 검토 절차 등에 밀려 주총 안건으로 올리지 못하다 이번 연도에 관련 안건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의 '글로벌 스탠더드에 따른 배당절차 개선방안'은 배당액을 보고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배당절차가 개선되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동안 투자자들은 배당액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배당락(배당 받을 권리)을 먼저 받아야 했는데, 이에 따라 배당결정에 따른 투자자들의 평가가 주가에 반영되기 어려웠다는 지적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미국과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은 배당액 확정 후 배당받을 주주를 정하고 있으며, 영국의 경우에는 배당액 확정 전에 배당예상액을 공시하고 있다.

이번 배당절차 개정안 마련으로 배당결정에 대한 투자자들의 평가가 주가에 반영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만큼, 향후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28일 신세계 주가는 종가 기준 17만6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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