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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엔터사 최초 매출 2조 넘겨…최대실적 '경신'

[컨센서스 하회] 4분기 순손실에 컨센서스 밑돌아, SM엔터 주가 하락분 반영

이지혜 기자  2024-02-26 18:02:26
하이브가 국내 엔터테인먼트기업 가운데 사상 최초로 연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20%씩 증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다시 한 번 경신했다. 본업인 음반원사업은 물론 수익성 좋은 공연사업 매출이 크게 증가한 덕분이다.

다만 컨센서스와 비교하면 하이브의 실적은 증권업계의 예상치를 밑돌았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밑돌았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수백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냈다. SM엔터테인먼트 주가가 떨어지면서 평가손실이 반영된 탓으로 분석된다.

◇국내 엔터사 최초 매출 2조원 넘겨, 신기록 경신

26일 하이브의 2023년 연결기준 잠정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2조1781억원, 영업이익은 2958억원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2022년 대비 매출은 23%, 영업이익은 25%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의 증가폭은 그보다 크다. 2022년 대비 289% 증가한 1866억원을 기록했다.


하이브 사상 최대 수준이다. 하이브는 2022년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는데 지난해 이런 기록을 재차 갈아치웠다.

하이브 관계자는 “하이브가 국내 엔터사 중 최초로 연간 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며 “확고하게 자리잡은 멀티레이블 시스템을 기반으로 음반과 음원, 공연부문에서 폭발적 성장세를 구가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음반원부문 매출은 지난해 970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75.8% 증가한 수치다. 음반원부문은 음반과 음원, 앨범까지 모두 아우르는 사업부문을 가리킨다.

세븐틴이 누적 1600만장의 앨범판매고를 기록한 데 이어 BTS가 국내외에 솔로앨범을 870만장 판매한 영향이 컸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650만장, 뉴진스 426만장, 엔하이픈은 388만장의 앨범을 판매하며 선전했다. 하이브의 2023년 앨범판매량은 4360만장으로 2022년 2220만장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음원 스트리밍 실적도 돋보인다. BTS 멤버인 정국이 Seven’과 ‘3D’, ‘Standing Next to You’로 빌보드 핫 100을 장식, 국내 연간 스트리밍 차트 1위와 2위를 동시에 차지하고 뉴진스가 빌보드 핫100에 5곡을 랭크한 덕분이다.

수익성 좋은 공연부문 실적도 껑충 늘었다. 하이브는 공연사업에서 3951억원의 매출을 냈는데 전년 동기 대비 39.1% 증가한 수치다. 공연 진행 아티스트 수가 2022년 4팀에서 지난해 7팀으로, 전체 공연횟수는 78회에서 125회로 각각 늘어났다. 음반원과 공연부문 매출 증가에 발맟줘 팬클럽 등 매출도 912억원을 기록, 2022년 대비 35.9% 증가했다.

다만 광고와 출연료부문과 MD 및 라이선싱부문, 콘텐츠부문 매출은 모두 두 자릿수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4분기 순손실에 컨센서스 밑돌아

하이브가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의견도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에 부합했지만 당기순이익이 큰 폭의 차이를 보이며 컨센서스를 밑돌았다.

당초 증권업계에서는 하이브가 지난해 당기순이익 2914억원을 낼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1866억원을 내는 데 그쳤다. 심지어 하이브는 2023년 4분기 당기순손실 536억원을 내 전년 동기 대비 적자를 기록했다. 법인세 비용 탓은 아니다. 법인세차감전 4분기 순손실은 772억원에 이른다.

SM엔터테인먼트 주가가 떨어진 탓으로 분석된다. 박지원 하이브 대표이사(CEO)는 지난해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SM엔터테인먼트 주가가 9만원대 초반보다 낮은 가격으로 떨어진다면 손실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SM엔터테인먼트 주가는 8만원대까지 떨어졌다.

하이브는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모두 209만8811주 보유하고 있다. 전체 유통 주식 가운데 8.81%에 해당하는 규모다. 하이브의 당기순이익이 SM엔터테인먼트 주가 변동성에 노출된 배경이다. 하이브는 과거 카카오그룹과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놓고 공개매수 대결을 벌였는데 그 결과 해당 지분을 보유했다.

이경준 하이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열린 2023년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SM엔터테인먼트 주가 하락으로 인한 효과는 지난해 3분기까지 이익으로 잡았던 것을 4분기에 손실로 다시 반영했다”며 “이타카홀딩스 등 자회사의 영업이익이 감소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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