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JB금융에 대한 주주제안을 추가했다. 사외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 숫자를 증원해달라는 요구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지배구조를 갖추려면 이사 증권이 필요하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후보들의 이사회 합류 가능성을 높이려는 의도로 읽힌다. 이번 주주제안에 앞서 추천한 사외이사, 기타비상무이사 후보가 선임되려면 이사 숫자가 늘어나는 게 유리하다. JB금융 현직 사외이사는 모두 연임이 가능한 상태다.
◇지난해 표대결 패배 경험…증원으로 돌파구 마련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 16일 JB금융에 이사 증원을 골자로 하는 주주제안을 추가로 접수했다.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를 제외한 나머지 사외이사를 8인으로 증원하고 기타비상무이사 숫자도 2인으로 증원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번 주주제안은 지난달 있었던 제안을 보완하는 차원이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달 소액주주권을 행사해 사외이사 후보 4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을 추천했다. 당시 사외이사 증원 여부에 따라 의안을 달리하는 방식으로 추천했지만 구체적인 증원 숫자를 적시하진 않았다.
추천 후보 숫자도 늘어났다. 기존에 추천한 김기석·정수진·김동환·이희승(사외이사), 이남우(기타비상무이사) 후보에 백준승 후보가 추가됐다.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가 2인 이상으로 증원될 경우 백 후보를 선임해달라는 요구다.
JB금융 현직 사외이사는 7명(정재식·김우진·이성엽·유관우·이상복·박종일·성제환), 기타비상무이사는 1명(김지섭)이다.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를 제외한 나머지 사외이사 숫자를 8명으로 늘리면 얼라인파트너스 측 후보들이 선임될 수 있는 자리가 생긴다. 기타비상무이사도 2자리로 늘어나면 얼라인파트너스 추천 후보 1명을 추가할 수 있다.
얼라인파트너스가 이사 증원을 요구하는 건 현직 사외이사들과 표대결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얼라인파트너스 추천 후보는 현직 후보들과 표대결을 벌었지만 큰 격차로 고배를 마셨다.
◇1년 새 주가 50% 상승…표대결시 현직 사외이사 유리할듯 JB금융 사외이사들은 대부분 연임할 것으로 관측된다. 사외이사 7명 중 6명의 임기가 다음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만료되지만 아직 재임 가능 기간이 남아 있어 연임이 가능하다. 사외이사 증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얼라인파트너스 추천 후보들은 현직 후보들과 재차 표대결을 해야 하는 구도다.
JB금융 주총에서 얼라인파트너스의 요구가 그대로 받아들여질지는 장담할 수 없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위험가중자산(RWA) 성장률을 낮추고 주주환원 규모를 키울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사회에 얼라인파트너스 추천 인물들이 합류하면 성장률을 낮추고 주주환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힐 가능성이 높다.
JB금융 경영진은 지난해 얼라인파트너스의 제안을 거부했음에도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지난 22일 종가 기준 JB금융지주 주가는 1만3010원으로 지난해 정기 주총일 종가 8720원보다 4290원 올랐다. 지난 1년 간 주가 상승률이 50%에 육박하는 셈이다. 재차 표대결이 이뤄질 경우 JB금융 경영진과 현직 사외이사들에게 힘이 실리는 판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