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재무안정성을 제고하고, 적정 유동성을 관리하기 위해 다양한 재무 리스트럭처링(Financial Restructuring) 전략을 짠다. 비주력 사업과 유휴 자산 매각부터 계열사 간 통합, 운전자본 최적화 등 구체적인 실행 방법은 다양하다. 미래 현금 창출력 확대를 뒷받침할 재무 구조를 만드는 움직임이다. THE CFO는 주요 기업들의 재무 리스트럭처링 전략을 살펴본다.
SK E&S가 주창하고 있는 그린 포트폴리오 전략의 중심은 미국이다. 2021년부터 약 3년간 미국 지주사 역할의 자회사에 쏟아부은 금액만 합산 3조원에 육박한다. KCE(Key Capture Energy)와 에버차지(Evercharge) 등 신사업 관련 미국회사의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미국 외 해외지역으로는 호주에 대한 출자가 두드러졌다. 해상가스전 개발을 위한 출자다. 국내에서도 수소에너지와 재생에너지 관련 출자가 잇따랐다.
◇그린 포트폴리오 전략 핵심은 ‘미국’…3년간 합산 3조 출자
SK E&S는 2021년 추형욱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한 직후 △재생에너지 △수소에너지 △에너지솔루션 △저탄소LNG의 4대 핵심산업으로의 포트폴리오 대전환을 천명했다. 이후 신사업 관련 국내외 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로 지난해 3분기말까지 별도 기준 상환전환우선주(RCPS) 합산 3조1350억원 발행과 차입금 1조7408억원 증가(2020년말 대비)를 바탕으로 종속·관계·공동기업 투자지분(장부금액 기준)이 5조798억원 늘었다.
SK E&S의 기간별 현금출자 추이를 보면 그린 포트폴리오 전략의 핵심은 미국이다. SK E&S의 미국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자회사는 SK E&S 아메리카(SK E&S Americas)다. SK E&S의 완전자회사로 다수 미국 현지회사를 지배하고 있는 미국 지주사다.
미국은 기존에도 SK E&S의 핵심 지역이었다. SK E&S 아메리카의 완전자회사 LNG아메리카(LNG Americas)의 완전자회사 듀블레인에너지(DewBlaine Energy)를 통해 2014년부터 미국 우드포드 셰일가스전(지분율 49.9%)을 개발하고 있는 점이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그린 포트폴리오 전략 주창 이전에도 SK E&S 아메리카에 2018년 1753억원, 2019년 2891억원, 2020년 387억원 등 매년 자금이 투입됐다.
그린 포트폴리오 전략 주창 이후 SK E&S 아메리카에 대한 출자는 눈에 띄게 늘었다. 2021년 1조7616억원에 이어 2022년 7799억원이 투입됐고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3702억원이 투입됐다. 합산 3조원에 육박해 이 기간 종속·관계·공동기업 투자지분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SK E&S가 지난해 3분기말 평가한 SK E&S 아메리카 지분 100%에 대한 가치는 3조5940억원에 이르러 다른 자회사들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높다.
2020년말과 지난해 3분기말 SK E&S 아메리카의 자회사 편제 변화를 살펴보면 그린 포트폴리오 전략을 주창한 2021년 에너지솔루션 사업을 담당할 패스키(Passkey)와 셰일가스전 등 기존 천연가스(LNG) 사업을 담당할 LNG아메리카를 신설하면서 각 사업영역을 뚜렷이 구분했다. 이후 패스키 산하 계열사로 다수 에너지솔루션 관련 미국 현지회사가 신규 편입됐다. SK E&S 아메리카에 대한 출자금 대부분이 여기에 쓰였다.
2021년 9월 미국 ESS(Energy Storage System) 기반 그리드솔루션 회사 KCE 연결 기준 지분 83.81%와 2022년 3월 미국 전기차 충전회사 에버차지 지분 92.15%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계열사 형태는 아니지만 SK E&S 아메리카 각 계열사를 통해 2021년 1월 미국 수소에너지 회사 플러그파워(Plug Power)와 10월 미국 에너지솔루션 회사 레브리뉴어블(Rev Renewables)에 대한 소수지분 투자에 나섰다.
이중 플러그파워와는 2022년 1월 조인트벤처(지분율 51%) SK플러그하이버스(SK Plug Hyverse)를 설립하기도 했다.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추출하는 수전해 설비를 생산하는 회사다. SK E&S는 이 회사에 2022년 102억원, 지난해 3분기 누적 439억원을 각각 출자하기도 했다.
◇호주 해상가스전 출자 증가…국내 액화수소회사 1700억 투입
미국 외 해외지역으로는 호주에 대한 투자가 두드러졌다. SK E&S의 호주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자회사는 SK E&S 오스트레일리아(SK E&S Australia)다. 이 회사는 2012년부터 호주 바로사-깔디따(Barossa-Caldita) 해상가스전(지분율 37.5%)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SK E&S는 내년부터 이 가스전에서 생산하는 LNG를 국내로 들여와 충남 보령 인근에 건설 예정인 수소생산 플랜트를 통해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청정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그린 포트폴리오 전략 주창 이전에도 SK E&S 오스트레일리아에 2018년 515억원, 2019년 1439억원, 2020년 691억원 등 매년 자금이 투입됐다. 그린 포트폴리오 전략 주창 이후 2021년 2858억원에 이어 2022년 4211억원이 투입됐고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2356억원이 투입됐다. 합산 1조원에 육박한다.
국내에서는 그린 포트폴리오 전략의 4대 핵심사업 중 재생에너지와 수소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돋보였다. 2021년 액화수소 생산회사 아이지이(IGE)를 설립하고 1700억원을 출자했다. 2021년 1월 지분 100%를 200억원에 인수한 부산정관택지지구 집단에너지회사 부산정관에너지에는 2021년 300억원에 이어 2022년 1499억원을 출자했다. SK E&S는 부산정관에너지가 보유한 배전망을 기반으로 에너지솔루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외에 전남 신안에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는 전남해상풍력에 2021년 77억원, 2022년 124억원, 지난해 3분기 누적 148억원을 출자했다. 사업 진행에 따라 전남2해상풍력과 전남3해상풍력을 설립해 각각 2021년 40억원, 2022년 33억원을 출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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