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뷰노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주력 제품의 국내 비급여 판매가 가능해진 데 따라 전년보다 매출이 약 60%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 분기 기준 흑자전환이라는 기존 목표치도 그대로 유지한다. 핵심은 미국 진출이다. 직접판매 전략을 택한 만큼 초기 체제 구축 등에 필요한 제반 비용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성패가 가를 전망이다.
◇ 작년 매출 133억원...'딥카스' 고공행진에 역대 최고 실적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뷰노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33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 실적으로 전년 대비 약 60% 증가했다. 적자폭은 소폭 늘었다. 같은 기간 16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인공지능(AI) 기반 심정지 예측 의료기기 '뷰노메드 딥카스'가 외형 급성장을 이끌었다. 생체 활력 징후 데이터를 활용해 환자의 24시간 내 심정지 발생 위험도를 제시하는 생체신호 제품이다.
2022년 8월 국내 AI 의료기기 중 처음으로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대상으로 선정됐다. 이로써 최대 3년간 비급여로 시장에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딥카스는 작년 목표로 제시했던 연내 청구 병원 수 60곳을 초과 달성했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도입 병원 수가 20개 정도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성과다. 단일 제품 매출은 100억원으로 집계됐다. 월별 매출 기준으로 일 년 새 네 배가 넘는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구독형 매출 구조로 안정적인 실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모델을 채택, 일회성 매출이 아닌 딥카스가 설치될 때마다 고정 매출이 늘어나는 형태란 설명이다.
◇분기 흑전 목표, 핵심은 '美' 진출 초기 직판 비용 주력 제품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사업에 자신감이 붙은 분위기다. 올해 훨씬 담대한 포부를 내놨다. 작년보다 세 배가량 성장한 매출을 올리겠단 계획이다. 연내 분기 기준 흑자 달성, 내년 연간 흑자 달성이라는 기존 목표치도 그대로 유지했다.
핵심은 해외 시장이다. 올해 미국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본격적으로 제품 상용화에 나설 예정이다. 작년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을 획득한 AI 기반 뇌 정량화 의료기기 '뷰노메드 딥브레인' 공식 론칭을 준비 중이다. 아직 딥브레인의 구체적인 상용화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올해 2~3분기 중 공식적으로 출시할 것으로 점쳐진다.
딥카스 역시 하반기 FDA 인허가 획득을 추진하고 있다. 딥카스는 지난해 6월 국내 의료 AI 업계 최초로 FDA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됐다. 딥브레인 시장 진입 경험을 살려 딥카스의 경우 허가 직후 현지 시장에 출시하도록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흑자전환을 꾀하는 뷰노가 직판으로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자사 제품을 통해 미국에 처음으로 진출하는 만큼 현지 파트너사 없이 자력으로 뚫는 방법을 택했다. 가던트헬스 등 현지 대형 파트너사와 협업해 해외 영토를 넓히는 루닛 등 경쟁사와 대조적이다.
직판 체제는 판매하는 제품이 많을수록 수익성이 증가하는 구조다. 하지만 초기 직판 체제를 구축하는 데 적잖은 비용이 필요하다. 현지 법인을 세우고 전문 영업·마케팅 인력을 채용하기 위해 막대한 고정비를 부담해야 한다. 무엇보다 아직 국제 무대선 인지도가 높지 않은 국내 바이오텍이 미국 현지 시장에서 보수적인 의료진을 설득하는 일은 쉽지 않다.
현재 세부적인 미국 진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단 게 뷰노 측 입장이다. 미국 시장 안착을 위해 필요한 비용 상당 부분을 지난해 선제적으로 집행하는 등 자금 운용 방안을 고민한 데 따라 올해 비용 부담을 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2021년 미국 보스턴에 자회사를 설립하고 FDA 허가 이전부터 딥브레인 프리 마케팅을 진행했다.
뷰노 관계자는 "올해 2~3분기 중 딥브레인을 공식적으로 론칭해 본격적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라면서 "미국에 처음 진출하는 만큼 초기 투자 비용도 많이 필요하고 준비해야 할 사항도 많기에 전략을 짜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