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가 실적을 발표한 30일 주가 그래프는 장 마감을 앞두고 바쁘게 움직였다. 실적이 발표되기 전인 오후 2시께까지 잠잠했던 차트는 성과가 공개되자마자 치솟았다.
타이어 3사의 주가는 지난 1년간 꾸준히 상승했다. 금호타이어는 실적이 발표되기 전날에도 이미 1년 전 대비 주가가 83% 오른 상황이었다.
여기서 주가가 더 올랐다는 건 시장의 기대감을 금호타이어가 충분히 충족해줬다는 이야기다. 또 투자자들이 앞으로의 주가 상승도 전망하고 있다는 의미다. 타이어 업황 호황 전망과 생산량 증대가 맞물리며 올해 상반기 재료가 좋다는 평이다.
◇1년 내내 올랐는데 호실적에 더 오른 주가 금호타이어는 2023년 연간 영업이익 388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578.5%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9.6%다. 금호타이어의 영업이익률은 2022년 흑자전환하며 0.7%를 기록한 바 있다.
금호타이어의 실적은 증권가 컨센서스를 뛰어넘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시장은 금호타이어의 2023년 4분기말 누적 매출액을 3조9752억원으로, 분기 매출은 9948억원으로 전망했다. 금호타이어의 잠정 연간 누적매출액은 4조410억원, 4분기 매출액은 1조605억원이다.
예상보다 더 좋은 실적이 나오면서 투심도 빠르게 반응했다. 금호타이어는 실적이 공개된 뒤 장중 6240원까지 오르며 52주 최고가를 썼다. 종가는 6110원으로 전일 대비 5.16% 올랐다.
이미 주가가 한해동안 내내 오른 상황에서 한번 더 실적의 힘을 받았다. 올해 1월 코스피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는데도 타이어주들은 큰 낙폭없이 주가 방어에 성공했다.
지난 한해 타이어 3사 모두 주가를 끌어올렸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주가는 지난해 1월 31일 3만2300원에서 올해 1월 30일 5만1500원으로 증가했다. 넥센타이어도 지난해 1월 31일 6560원에서 30일 839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금호타이어는 2023년 1월 31일 3175원이던 주가가 30일 6110원까지 올랐다. 연초대비 92.44% 상승한 셈이다.
◇지역별 OE·RE 수요 견조…재료비·물류비도 타이어편 타이어주 상승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시장은 전망했다. 올해 전기차 등 신차 시장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지만 타이어 기업들은 견조한 실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호타이어는 다른 이슈 없이 기업의 실적만으로 주가가 상승했다.
타이어 시장은 신차용 타이어(OE)와 교체용 타이어(RE)로 나뉘는데 신차 수요가 줄면 그만큼 교체용 타이어 수요가 늘어 서로 매출액이 상쇄되는 효과가 있다. 판매 지역이 넓으니 둘 다 같이 잘되기도 한다. 글로벌 교체용 타이어 수요가 반등하는 사이 선진시장인 북미 지역의 신차용 타이어 수요도 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실적의 재료로 베트남 신공장 가동을 들었다. 금호타이어는 베트남 공장 2단계 증설을 마무리한 바 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8일 보고서에서 "금호타이어는 중국 공장 3곳을 운영하며 생산량의 50%에 달하는 물량을 유럽으로 수출하고 있다"며 "베트남 신공장 효과 등 이유로 순자산 대비 기업 가치가 높다"고 해석했다.
원자재값도 타이어 업계의 편이다. 천연고무, 합성고무, 카본블랙 등이 팬데믹의 영향으로 가격이 치솟았지만 수급이 안정화되면서 가격이 내렸다. 물류 비용을 좌우하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도 등락을 거듭하고는 있지만 팬데믹 기간과 비교하면 안정적이다.
고부가가치 타이어 비중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23년을 기준으로 한국에서는 절반 이상의 매출을 고인치 타이어로 올리고 있다. 북미에서는 지난해 분기별로 비중이 늘어 4분기 45.6%를 차지했다. 유럽은 같은 기간 27%, 중국은 41.7%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