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의 BIS 비율이 하락세를 거듭해 13%대에 머물고 있다. IPO 성공 후 30%대의 BIS비율을 유지 중인 카카오뱅크와 대조되는 모습이다. 빠른 속도의 유상증자로 자본적정성 지표를 개선하고 있는 토스뱅크와도 비교된다.
케이뱅크는 설립 초기부터 자본 확충에 난항을 겪어왔다. 은산분리 규제로 대주주였던 KT의 지원이 어려웠고 BC카드로 대주주 변경 후 진행한 대규모 유상증자도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영업 경쟁력의 기반인 자본 확충을 위해 연내 IPO 성공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13%대 BIS 비율 개선 필요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18일 이사회를 열어 IPO(기업공개) 추진 안건을 의결했다. 연내 IPO 상장을 목표로 이른 시일 내에 지정감사인 신청 및 상장 주관사 선정 절차에 나설 계획이다.
케이뱅크의 BIS 비율이 13%대에 머무르고 있어 IPO의 성공 여부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케이뱅크의 지난해 3분기 BIS비율은 13.91%로 전년 동기(14.51%) 대비 0.6%p 하락했다. 전분기 13.54%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2022년 말 14% 밑으로 떨어진 이후로 계속해서 13%대를 유지하고 있다.
다른 인터넷은행과 비교해도 지표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카카오뱅크의 총자본비율은 30.67%다. 카카오뱅크는 IPO 과정에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면서 BIS 비율이 전년 대비 15.62%포인트나 올랐다. 2022년 12월 36.95%로 고점을 찍고 점차 하락했지만 여전히 30%대다. 시중은행 평균 BIS비율인 16%대를 훨씬 상회한다.
토스뱅크의 지난해 10월말 기준 BIS자기자본비율은 13.03%를 기록했다. 3분기까지 총자본비율은 10.84%로 은행 중 가장 낮았다. 그러나 10월에 2850억원의 유상증자 납입이 완료되며 수치가 상승했다. 토스뱅크는 2023년까지 바젤Ⅰ 적용 대상이지만 현행 기준인 바젤Ⅲ 기준을 적용하면 수치는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뱅크는 그간 여신을 늘리면서 위험가중자산(RWA)이 함께 증가했다. 이에 따라 BIS비율이 정체되고 있다. 케이뱅크의 RWA 규모는 2022년말 8조2991억원에서 지난해 상반기말 9조원대를 넘은 9조302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9월말 8조9090억원으로 다시 감소했다.
인터넷은행이 사업 초기인 만큼 자산 증가 속도가 빠르다. 위험가중자산 또한 크게 늘어나 자본적정성 지표가 악화한다. 속도감 있는 성장을 위해서라면 초기에 충분한 자본 확충이 꼭 필요하다.
◇처음부터 골치였던 자본 확충…IPO 성공이 답 케이뱅크는 설립 초기부터 자본 확충에 난항을 겪었다. 2017년 자본금 2500억원으로 출범한 뒤 상당 부분을 초기 비용으로 소진했다. 그리고 은산분리 규제에 부딪혀 KT의 지원이 어려워지자 주주사들이 추가 투자가 어려워졌다. 그러면서 케이뱅크는 증자 지연과 자본금 부족에 따른 대출영업 중단과 개시를 수차례 반복했다.
KT 자회사인 BC카드가 케이뱅크 지분을 넘겨 받으며 분위기가 전환됐다. 그러나 2021년 7월 실시한 1조25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가 반쪽짜리 성과를 거두며 BIS자본비율 개선 효과도 반감됐다. 2021년 9월 말 기준 케이뱅크의 BIS비율은 19.82%로 전년 동기(11.04%) 대비 8.78%p 개선에 그쳤다.
당시 대주주인 BC카드가 투자금 중 7250억원에 동반매각청구권(드래그얼롱) 및 조기상환청구권(콜옵션)을 부여한 것이 원인이었다. 금융감독원은 손실흡수능력을 가진 감독기준상 7250억원을 BIS기준 자기자본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케이뱅크는 이후 인터넷은행의 의무사항이던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치 달성을 위해 관련 대출을 늘렸다. 자연히 자본소진 속도가 빨라졌다. 이에 2021년 12월 말 18.12% 였던 BIS비율은 2022년 3월 말 17.31%, 6월 말 15.86%, 9월 말 14.51%, 12월 말 13.94%를 기록하며 매 분기 떨어졌다.
올해 재추진하는 IPO 성공 여부가 영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케이뱅크가 상장에 성공한다면 기존에 인정받지 못했던 7250억원의 투자금 뿐 아니라 공모자금이 추가로 유입되는 효과를 얻는다.
케이뱅크는 2021년 유상증자 때 부여한 동반매각청구 조항 때문에라도 2026년까지 적격상장에 성공해야 한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첫번째 IPO 작업에 착수했지만 시장 여건이 악화하며 지난 2월 상장을 철회했다. 이후 1년만에 IPO 재도전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