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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덴트 3사, 상폐 결정 시한 1년...재무·경영 투명성 과제 산적

유상증자 철회·CB 조기청구권 행사 발생, 산하 대호에이엘은 경영권 소송

이민우 기자  2023-05-10 07:35:19
빗썸 최대주주인 비덴트와 관계사인 버킷스튜디오, 인바이오젠 등 3사가 개선기간을 부여받으며 상장폐지 결정까지 약 1년을 남겨뒀다. 상장폐지 발생 사유가 감사의견 거절이었던만큼 재무·경영 투명성에 대한 신뢰가 낮아졌다. 이에 대한 여파로 유상증자 철회 및 전환사채의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등 투자금 회수 등이 발생하고 있다.

비덴트 등 3사의 혼란은 관계사로도 퍼지는 중이다. 지난해 비덴트에서 인수한 대호에이엘에서 경영권 분쟁 소송이 발생했다. 대호에이엘 각자대표로 있는 강지연 인바이오젠 대표이사와 이경열 비덴트 재무총괄 이사 등 기존 이사회 멤버를 해임하고, 채무자 등으로 구성된 신규 이사진을 선임하는 안건이 다음 달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가려질 예정이다.

◇비덴트 등 3사 상폐 내년 판가름, 유증 철회·CB 풋옵션 등 발생

비덴트, 버킷스튜디오, 인바이오젠 등은 이달 초와 지난달 말 한국거래소로부터 나란히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이에 따라 3사의 주권매매는 1년 가량 정지하게 됐다. 거래재개 및 상장폐지 실행 여부는 올해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내년 4월 전후로 결정될 예정이다.

업계는 각 3사 앞에 놓인 정상화 과제가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강지연 인바이오젠 대표의 오빠 강종현씨가 연루된 주가 조작 정황 관련해 검찰 수사 및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데다, 상폐 사유도 회계법인 감사의견 거절이었던 탓이다. 감사의견 거절은 주로 회계법인 등 외부감사인이 해당 기업의 손익이나 채권 상황 등 재무 상태에 대한 신뢰성 있는 정보를 습득하지 못했을 때 부여된다.


국내 회계법인 한 관계자는 "감사의견거절이 회계자료의 신뢰성이나 정보 부족 등에서 비롯됐을 시 개선기간을 거쳐 정상화하는 곳도 있으나, 왜곡 등 실제 투명성에 문제가 있는 기업도 상당수"라며 "주가조작이나 횡령, 배임 등의 정황이 있는 경우 이에 따른 기업의 손익이나 자금처의 소명이 어렵기에 추후 개선된 감사의견을 받지 못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비덴트, 인바이오젠 3사 등은 최근 투자금 회수 및 유상증자 철회도 함께 겪고 있다. 위메이드에서 지난달 비덴트 15회차 전환사채(CB)의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했다. 지난해 2월 발행됐던 17회 CB도 풋옵션 행사에 따라 만기전 취득 됐다. 지난해 5월부터 공시됐던 19회차 사모 CB 발행도 철회됐다.

인바이오젠의 경우 지난달 보통주 일부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 계약을 넥스트바이오엑셀러레이팅과 체결했으나, 최종적으로 지분 매매는 무산됐다. 지난해 8월 결정됐던 유상증자도 철회됐으며, 버킷스튜디오 역시 비슷한 시기 진행됐던 유상증자가 지난달 말 철회됐다.

◇비덴트 인수 대호에이엘, 강지연 대표 해임 등 경영권 분쟁 소송

비덴트 등에서 비롯된 혼란은 3사 외 타 계열·관계사로도 퍼지는 듯한 모양새다. 지난해 비덴트에서 인수한 대호에이엘에서 경영권 분쟁 소송이 발생했다. 대호에이엘은 지난해 7월 비덴트에 인수된 기업으로, 알루미늄 코일 및 판재 등의 생산이 주요 사업이다.

앞서 대호에이엘 소액주주연합은 강종현씨의 구속기소 등 대호에이엘 최대주주인 비덴트의 경영불확실성이 강해지자 경영권 확보를 위해 움직였던 바 있다. 이를 위해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 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했다. 하지만 정기주주총회 안건 대부분이 비덴트 측의 의결권 미행사 등으로 의결정족수에 미달해 처리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호에이엘의 이번 경영권분쟁 소송은 강지연 대표를 포함한 기존 이사회 이사들을 해임하고 김권엽, 최정부 등 소액주주연합에서 제안한 인물들을 진입시키는 것이 골자다. 다음 달 중순 열리게 된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결정될 예정인데, 지난해 말 기준 대호에이엘 이사회 내에서 강지연 대표 및 이경열·고두민 이사 등은 전부 비덴트 출신이다.

한편, 대호에이엘은 정기주주총회 종료 일주일 후 각자대표를 맡았던 노영호 대표이사가 임기 만료에 따라 자리에 물러났다. 후임 대표이사로는 이경열 이사가 뒤를 이어 선임돼 강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했다. 다만 경영권 분쟁 소송이 발생한 만큼, 두 대표 자리도 크게 위협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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