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K파트너스(이하 UCK)는 올해 주요 뉴스메이커 중 한 곳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올해 연초부터 2조원이 넘는 대규모 공개매수를 단행했고, 지난해 말부터 이어왔던 '조 단위 빅딜' 메디트 매각도 종결했다. 국내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2조원대 메가 딜을 연이어 성사하면서 UCK에 쏠리는 업계 주목도가 크게 높아진 모습이다.
UCK는 지난해 대비 신규 딜에 적극적으로 임했다. 지난해 M&A 시장은 각종 이슈가 겹치면서 풍파를 겪었다. 연말에는 '레고랜드 사태'까지 불거지면서 치명상을 입었다.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M&A 딜이 활발하게 이뤄졌지만 하반기엔 금리 인상 악재가 맞물리며 투자시장도 동력을 잃었다. 지난해 UCK를 비롯한 여러 프라이빗에쿼티(PE)들은 공격적인 투자보단 기존 투자 기업을 매각하며 관망세로 돌아섰다.
올해 들어 주요 PE들의 스탠스는 달라졌다. 사실상 지난 한 해 개점휴업을 했던 하우스들이 투자를 재개했다. 다만 차이점은 있었다. 신생 PE가 프로젝트펀드를 모아 투자하던 딜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이들 대신 넉넉한 블라인드펀드를 보유한 하우스 존재감이 더욱 커졌다.
UCK도 잠잠했던 지난해와는 많이 달라졌다. 올해 적극적으로 신규 딜에 나섰다. 이와 동시에 3호 블라인드펀드를 결성하는데 성공했다. 기관투자자(LP)들이 대체투자에 한층 보수적으로 출자하는 상황 속에서도 1조1000억원 규모로 투자금이 모였다. LP 호응에 힘입어 UCK는 비교적 순조롭게 투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관측된다.
UKC는 이와는 별개로 오스템임플란트 인수와 메디트 재투자 과정에서 코인베펀드를 활용했다. 블라인드펀드 자금 외에 추가금을 모아야 했기 때문이다. 이 때에도 주요 LP들이 신뢰를 보내며 코인베펀드를 무사히 결성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하이라이트’ 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
UCK의 올해 하이라이트는 단연 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였다. 동북아 톱티어 PE로 평가받는 MBK파트너스(이하 MBK)와 손 잡고 경영권 인수에 돌입했다. UCK는 올해가 시작되자마자 전격적으로 공개매수를 시작했다. 시장 이목이 집중됐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국내 공개매수 기록을 새롭게 쓸 규모였다. 2조6000억원에 이르는 메가 딜을 마무리 지었다.
오스템임플라트 인수는 이슈도 많았던 딜이었다. 인수 주체인 MBK와 UCK가 맞손을 잡은 생소한 조합이었다. 특히 지난해 말을 달궜던 메디트 매도인 UCK와 매수인 MBK가 이번엔 공동전선을 펼쳤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였다. 서울대, 베인앤컴퍼니 등을 거치며 호흡을 맞췄던 양측 키맨들의 개인적인 인연이 함께 조명됐다.
인수작업이 순조로웠던 것만은 아니었다. 지배구조 개선을 외쳐온 KCGI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앞서 KCGI는 오스템임플란트 대주주와 경영권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었다. KCGI로선 두 운용사가 주도하는 공개매수가 달갑지만은 않은 형국이었다. 끝내 KCGI가 공개매수 참여를 선언했지만, 이전까지 양측 사이에는 묘한 기류가 형성되기도 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대주주가 변경되는 동시에 사실상 자진 상장폐지 요건도 충족했다. 100%에 육박하는 주식 물량이 확보되면서다. 2조6000억원 규모 공개매수는 자진상폐로 마무리됐다. 국내 공개매수 역사도 새롭게 썼다.
◇'기록적 수익률' 메디트 매각, 설빙·수지스퀴진 인수
UCK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추진했던 메디트 매각은 올해 3월 말 종결됐다. 거래 규모는 2조4000억원이었다. 매각과정이 순조롭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협상과정에서 우선협상대상자가 교체되는 등 극적 요소가 있었다. 잘 알려진대로 최종 승자는 MBK였다.
UCK는 2019년 메디트를 3200억원에 인수했고 2조4000억원에 매각하며 기록적 수익률을 기록했다. 추가적으로 메디트에 대한 2900억원 재투자를 단행하며 회사 성장성에 다시 한 번 베팅했다.
올해 UCK의 주요 딜 중 하나는 지난 10월 종결된 디저트카페 '설빙' 인수였다. 그간 식음료(F&B) 프랜차이즈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던 만큼 '공차 성공'을 재연할지 주목된다. 총 거래금액은 1305억원으로 UCK가 지분 90%를 확보한 1대 주주가 됐다. 설빙 기업가치는 1450억원으로 책정했다.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인지도를 쌓은 곳으로 세간 주목 역시 컸다.
앞서 UCK는 가정간편식(HMR) 전문업체인 ‘수지스퀴진’을 170억원에 인수했다. 기존 포트폴리오 기업인 엄지식품 볼트온 목적으로 진행한 바이아웃 딜이었다.
◇독립기반 확립 속 ‘UCK파트너스’로 사명 변경
활발했던 투자 행보 외에도 주목할 점이 있다. 올해 초 UCK는 법인명을 교체했다는 점이다. 본래 공식 명칭은 유니슨캐피탈코리아였다. 하우스 출범 이후 줄곧 써왔던 명칭이었다. 시장에서는 유니슨캐피탈을 비롯해 유니슨캐피탈코리아, 영문 약칭인 UCK 등이 혼용됐다. 공식적으로 새 간판을 바꿔 달면서 공식도 유니슨캐피탈코리아가 아닌 UCK파트너스로 통일했다.
사명 변경은 여러 의미가 담고 있다. UCK 모체는 일본계 글로벌 PE 유니슨캐피탈이다. 그간 한국인 파트너 3인(김수민 대표·신선화 파트너·곽승웅 파트너)은 지속적으로 회사 지분을 매입해왔다. 지난해 말에도 한국인 파트너들의 추가 지분 매입이 이뤄졌다.
그 결과 유니슨캐피탈과 UCK 간 연결고리는 크게 희석됐다. 올해 기준 한국인 파트너들의 지분율은 75%로 증가했다. UCK는 독립 기반을 확고하게 다졌다. 이번 사명 변경은 유니슨캐피탈과 차별점을 확실하게 두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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