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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 포트폴리오 엿보기

'창업자 부정이슈' 직면한 엄지식품, 사태 수습·밸류업 '총력'

창업자 장기대여금 절반, 영업외비용으로 전환…작년 56억 당기순손실

이영호 기자  2024-04-19 14:02:11
UCK파트너스의 포트폴리오 기업 '엄지식품'이 때아닌 창업자 부정이슈에 직면했다. 이 여파로 엄지식품의 지난해 일회성 비용이 급증했고 적잖은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UCK는 사태를 수습하는 동시에 회사 경영 정상화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엄지식품은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 889억원, 영업이익 8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42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실적의 경우 매출 809억원, 영업이익 14억원, EBITDA 51억원이었다. 영업이익과 EBITDA는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매출은 약 10% 늘어나며 외형 성장에 성공했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2022년 3억원에서 지난해 56억원 손실로 돌아섰다. 당기순이익은 해당 회계기간 동안 회사에서 창출된 전체 수익 중 매출원가와 판관비, 영업외 손익, 특별 이익과 손실, 법인세 등을 가감한 수치다.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엄지식품의 당기순손실을 냈다는 건 영업외 비용이 대규모로 발생했다는 점을 의미한다.

이는 엄지식품 창업자와 관련된 비용이 반영된 결과다. 지난해 재무제표 작성 과정에서 UCK 인수 이전에 발생한 창업자의 부정행위가 발견된 것이 발단이 됐다. 시기상으로는 2021년 이전으로 파악된다. 이 때문에 인수 이전부터 존재했던 창업자 관련 장기대여금 80억원 중 43억원이 기타대손상각비로 설정됐다. 회사 영업외비용이 급증한 배경이다.

UCK도 사태 파악 후 수습에 착수했다. 지난해 재무제표에 비용을 반영한 것과 더불어 2015년부터 2022년에 이르기까지 대대적인 재무제표 수정 작업을 동반했다. 연도별로 부정행위와 관련된 금액이 새롭게 반영됐다. 이는 불법행위미수금으로 계상돼 대손충당금이 설정됐다.

사태 정리와 더불어 엄지식품 밸류업 전략도 본격화됐다. 앞서 엄지식품은 새 사령탑으로 김상형 대표를 선임했다. 이전까지 경영에 참여했던 창업자는 이번 이슈를 계기로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난 것으로 해석된다. 회사 입장에서 대규모 비용이 발생한 만큼 UCK가 창업자를 상대로 추가적인 대응에 나설지 여부가 주목된다.

다만 돌발변수와 일회성 비용을 걷어내면 엄지식품 영업 현황은 전년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정적인 펀더멘탈을 기반으로 가정대용식(HMR) 시장 수요 증가에 따른 매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엄지식품이 강점을 갖고 있는 분야는 냉동 만두와 밥 제품군으로 꾸준한 실적을 보이는 품목으로 꼽힌다.

UCK는 2022년 3월 엄지식품 인수 후 밸류에이션 제고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UCK는 회사 지분 83%를 보유 중이다. 지난해에는 엄지식품 볼트온 M&A 차원에서 수지스퀴진 구주와 신주를 약 170억원에 매입하며 경영권을 가져왔다.

수지스퀴진은 HMR 전문업체로 여러 제품군을 보유했다. 제품 기획력과 마케팅 역량, 해외 유통망에 강점을 갖고 있는 곳이다. 제품 기획력과 마케팅 역량 등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인 엄지식품 역량을 보완하는 차원의 볼트온 M&A다. 올해부터 양사 간 시너지를 통한 실적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엄지식품은 지난해 200억원대 유상증자를 단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밸류에이션 제고를 위한 실탄 조달이 목적이다. 회사는 유치한 외부자금을 토대로 HMR 제품군을 넓히는 동시에 생산설비를 보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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