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프라이빗에쿼티(이하 SG PE)가 바이오 투자로 영역을 확장해온 가운데 최근 해당 포트폴리오가 호재를 맞이하면서 엑시트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내년에도 제약·바이오·의료 등 분야에서 보폭을 보다 확대할 전망이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G PE가 투자한 알테오젠과 레고켐바이오가 연이어 호재를 맞이하면서 주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투자 단가 대비 20% 이상 수익권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성공적인 엑시트를 통해 SG PE의 선구안을 입증해낼지 업계 이목이 집중된다.
알테오젠은 기존 기술수출 체결한 글로벌 제약사 MSD(Merck Sharp & Doh2me, 이하 머크)와 독점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현재 머크에 기술 이전한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 플랫폼의 계약 구조를 비독점에서 독점으로 변경하는 협상을 진행 중으로, 대규모 마일스톤 유입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ALT-B4는 팔뚝의 피하지방(진피와 근육사이)에 주사하는 ‘피하주사’ 방식의 항체 치료제에 쓰인다.
양 사는 알테오젠이 2020년 머크에 ALT-B4를 4조6000억원에 기술 이전을 하면서 관계를 맺었다. 비독점 계약이며, 판매에 따른 로열티가 정해진 계약이기에 머크가 아무리 많아 팔아도 알테오젠이 계약금 이외 추가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였다. 이번에는 독점계약 조건으로 판매 로열티를 추가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래 머크에 회사를 매각하고자 했으나, 독점 계약을 체결하기로 방향을 틀었고 현재 협상 막바지 단계로 추정된다.
호재는 주가에 바로 반영되는 모양새다. 올 3월 3만~4만원대에 그쳤던 주가는 머크 인수설이 불거진 9월부터 급등하기 시작했고, 이달에는 최대 8만원대까지 올라갔다. 머크와의 독점 계약 체결이 완료되면 추가 상승세가 더 가파를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알테오젠은 SG PE가 2021년 1월 포트폴리오로 담은 코스닥 상장사다. 19일 종가 기준 시총 3조 7000억원대에 달한다. SG PE는 당시 전환우선주(CPS)에 750억원을 투자했다. 재원은 국민연금과 KDB산업은행 등이 출자한 블라인드 펀드를 활용해 마련했다. 2020년 5000억원 규모로 결성한 3호 블라인드 펀드다.
다른 포트폴리오인 레고켐바이오 역시 성장궤도에 안착했다. SG PE 투자 이후 그동안 약점으로 평가받던 글로벌 빅파마와의 기술수출 부재에 대한 우려를 미국 제약사 암젠에 기술 수출하는데 성공하며 말끔히 해소했다. 2022년 말 암젠과 1조 6000억원대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 ADC는 항체와 약물을 결합해 특정 세포만 공격하는 기술로, 약물을 암세포에 정확하게 보내주는 역할을 한다. 적은 투여량으로도 효과를 낼 수 있다.
현재는 미국법인을 통해 자체적으로 임상을 진행하며 플랫폼 가치를 극대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ADC 항암제 자체 파이프라인 LCB84(TROP2-MMAE ADC)의 미국 1상 첫 환자 투약을 목전에 뒀다. 내년 중간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해당 파이프라인의 경쟁력에 따른 대규모 기술수출 가능성이 커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에 힘입어 올 3월 3만원대에 머물렀던 주가는 이달 4만원대 후반까지 올라갔다.
레고켐바이오는 SG PE가 2021년 7월 3호 블라인드 펀드로 300억원을 투자하며 연을 맺은 회사다. 당시 레고켐바이오는 1600억원 규모 CPS 유상증자에 나섰다. 3자배정 방식으로 한국투자파트너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KB인베스트먼트, 쿼드자산운용, 데일리파트너스 등 벤처캐피탈(VC)들이 투자자로 나섰다. PEF 중에서는 SG PE가 유일하게 참여했다. 레고켐바이오의 기술수출과 플랫폼 기술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다.
SG PE가 제약·바이오·의료 등 헬스케어 분야로 영역을 확장한 건 2020년부터다. 당시 기업구조조정 분야 투자 전문성은 인정받은 만큼 게임·헬스케어·바이오·핀테크·공유경제 등으로 투자 영역을 다변화해 다양한 분야에서도 강점을 드러내겠다는 복안이었다. 헬스케어의 경우 △알테오젠 △레고켐바이오 △코오롱생명과학 등이 주요 포트폴리오다.
헬스케어 투자·밸류업 등 관리는 해당 분야 전문 운용인력인 이원석 수석팀장이 도맡고 있다. 이 수석팀장은 2014년 증권사에 처음 입사한 이후 2017년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에서 헬스케어 섹터 담당으로 경력을 쌓았다. 국내 회사들 위주로 들여다보며 IPO 수요 예측에도 참여했다. 2020년부터 SG PE에 합류해 알테오젠을 시작으로 헬스케어 분야 전문성을 입증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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