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전문기업 알테오젠이 CB(전환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을 준비하고 있다. 조달 자금으로 자체 공장 확보에 나설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알테오젠은 1000억원 규모의 CB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주부터 투자자들을 만나고 있다. 이 중 DS자산운용이 관심을 보이면서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조건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알테오젠은 최근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선두를 탈환해 왕좌에 올랐다. 9일 종가는 30만4500원으로 시가총액은 16조1837억원이다. 1년 사이 주가가 8배 가까이 뛰었다. 올해 초 머크 키트루다의 제형을 정맥주사(IV)에서 피하주사(SC)로 바꾸는 기술 공급의 본계약을 체결한 게 영향을 미쳤다.
경쟁사들의 정체도 기여했다. 작년 말까지 시총 선두를 지키던 셀트리온제약은 주주 반대를 넘지 못해 합병이 무산됐다. HLB는 간암신약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FDA 승인이 미뤄졌다. 바이오 기업 중에서도 알테오젠에 투심이 몰린 배경이다.
알테오젠은 다양한 면역항암제를 비롯해 ADC(항체약물접합체)의 SC 제형과 지속형 인성장호르몬 등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7월에는 자사 재조합 히알루로니다제 제품 '테르가제'의 국내 품목허가를 획득하고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기술수출 등 글로벌 성과를 통해 입지를 다진 알테오젠의 시선은 자체 공장 확보에 향하고 있다. 현재 양산용 생산 시설이 없어 CMO를 통해 전임상 및 임상 시료 등을 위탁생산하고 있다. 주요 제품의 상용화를 앞두고 설비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알테오젠은 2020년 두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1050억원을 조달했다. 이 중 950억원을 개발 제품 자체 생산 공장 건설을 위해 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존 공시한 운용 계획과 달리 대부분의 자금을 주요 파이프라인의 임상·연구개발 등 운영자금에 활용했다.
올해 반기 기준 현금성자산은 1041억원으로 넉넉한 편이다. 하지만 작년 연구개발비가 958억원 수준으로 공장 건설을 위해서는 추가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다. 당초 계획대로 부지 매입 등 기초 작업은 마친 상황이나 건설비용 증가 등 이유로 진전이 없는 상태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DS자산운용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건 맞지만 아직 투자 여부나 규모가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