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존이 GDR사업부문을 단순 물적분할해 신설법인을 세우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목표는 경쟁력 강화, 경영위험 분산 등이다. 사업 특성에 맞게 독립적이고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내려 GDR사업부문의 경영효율성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GDR사업부문 실적이 부진하자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GDR 등 골프 시뮬레이터 사업은 코로나19 당시 골프문화가 크게 확산하면서 골프존의 실적을 견인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GDR 판매가 꺾이면서 매출도 급감했다. 이에 골프존이 GDR사업부문을 떼어 경영 효율화를 도모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내년 5월 GDR사업부문 물적분할 19일 골프존에 따르면 18일 이사회를 열어 GDR사업부문을 단순·물적분할하기로 했다. 물적분할로 신설되는 법인의 이름은 골프존지디알(이하 골프존GDR)이다. 코스닥 상장법인인 골프존은 존속법인으로 남고 GDR사업부문만 따로 떼어 비상장법인 자회사 골프존GDR을 설립한다는 의미다.
분할기일은 2024년 5월 1일이다. 단순·물적분할인 만큼 골프존GDR의 지분은 100% 골프존에 넘어간다. 골프존뉴딘홀딩스가 지주사로서 코스닥 상장사인 골프존 지분을 20.28% 보유하고 골프존은 골프존GDR지분을 100% 쥐는 형태다. 계획대로라면 내년 하반기 골프존뉴딘홀딩스→골프존→골프존GDR의 지배구조를 갖춘다.
골프존은 골프존GDR의 설립 목적을 가리켜 경영효율성 제고라고 밝혔다. 골프존은 “각 사업 특성에 맞게 신속하고 전문적 의사결정이 가능한 지배구조 체제를 확립해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전문화한 사업영역에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경영위험의 분산을 추구한다”고 공시했다.
존속법인인 골프존은 스크린골프 시뮬레이터 기술과 운영 관련 사업에 집중하면서 기술경쟁력과 시장점유율 제고에 힘쓴다. 신설법인인 골프존GDR은 GDR 등 골프연습 시뮬레이터 판매와 골프연습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며 역할을 나눈다.
◇실적 부진 GDR사업, 선제적 대응인가 물적분할로 골프존과 골프존GDR이 누릴 효과에 대해서도 이목이 쏠린다. 일단 골프존은 골프존GDR을 분리함으로써 별도기준으로 재무건전성이 개선되는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올 3분기 말 별도기준으로 골프존의 부채총계는 1330억원, 자본총계는 4227억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산출한 별도기준 부채비율은 31.5%다. 그러나 내년에 골프존GDR을 설립해 신설법인으로 부채를 469억원가량 넘기고나면 존속법인인 골프존의 부채비율은 20.4%가 된다. 반면 골프존GDR의 부채비율은 63.6%가 된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별도기준으로 살펴봤을 때 그렇다. 골프존이 골프존GDR의 지분을 100% 보유하는 만큼 연결기준으로 살펴봤을 때 재무건전성에는 큰 차이가 없다.
이에 골프존이 GDR사업 부진 장기화를 예측해 선제적으로 물적분할을 단행하는 것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GDR사업은 코로나19 특수가 끝난 이후 고전하고 있다.
올 1분기까지만 해도 GDR사업은 매출 호조를 이어갔지만 2분기부터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 올 2분기 GDR사업매출은 2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5%, 3분기에는 132억원으로 62.9%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예년과 상황이 달라졌다. 2021년과 지난해 GDR사업은 각각 944억원 1255억원의 매출을 냈다. 2020년까지만 해도 GDR사업 매출이 385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서너배가량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확대됐다. 2020년까지만 해도 GDR사업의 매출 비중은 12.9% 정도였지만 2021년과 지난해 GDR사업 매출 비중은 20% 안팎으로 확대됐다.
당분간 GDR사업의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자 골프존이 경영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골프존GDR을 세워 사업을 분리하기로 결정했다는 의미다. 사업부문을 100% 자회사로 분리하면 기업 구조조정 등이 훨씬 용이해진다.
물적분할이 기업가치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물적분할과 모자기업 동시상장의 주요 이슈’ 보고서에서 “물적분할 이후 기업가치가 개선되는 현상은 그 목적이 전문화에 따른 효율성과 경쟁력 제고인 점을 고려하면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물적분할로 기업가치가 향상됐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