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는 올해 회수, 펀딩, 투자 등 전 분야에서 두드러지는 성과를 거뒀다. 작년 발생한 포트폴리오 위기를 딛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이러한 분위기 반전에는 에어퍼스트 소수지분 매각 흥행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4년여 만에 인수 당시보다 3.5배가량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투자원금 대부분을 회수했다. 이 거래는 올해 PEF 운용사가 완료한 가장 성공적인 투자금 회수(엑시트) 사례로 꼽힌다.
엑시트 성과에 힘입어 국민연금, 우정사업본부 등 주요 출자사업을 잇달아 확보하는 성과도 거뒀다. 주요 기관출자자(LP)들의 신뢰를 재확인하면서 블라인드펀드 ‘로즈골드5호’ 조성작업도 더욱 탄력이 붙은 상황이다.
투자 분야에서는 계열사인 IMM크레딧앤솔루션(ICS)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6000억원 규모의 KT클라우드 투자를 인수금융 없이 신속히 마무리하면서 딜 종결 능력을 입증했다.
◇에어퍼스트 소수지분 1.1조에 매각, 4년여 만에 기업가치 3.5배 상승 IMM PE는 올 3분기 에어퍼스트 지분 30%를 블랙록자산운용에 1조1200억원에 매각하는 거래를 완료했다. 올해 초 시작된 예비입찰에서부터 글로벌 PEF 운용사들이 대거 참전하며 매각 흥행에 대한 기대감은 높았다.
5월 이뤄진 본입찰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블랙록자산운용, 브룩필드자산운용, CVC캐피탈의 4파전으로 진행됐다. IMM PE는 쟁쟁한 하우스들 중 해외 협력 가능성 등을 고려해 블랙록자산운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했다.
IMM PE는 2019년 린데코리아 일반산업가스 사업부였던 에어퍼스트 지분 100%를 1조4000억원에 인수했다. 4년여 만에 인수 당시보다 3.5배가량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투자원금 대부분을 회수하는 데 성공한 셈이다.
이러한 성과는 IMM PE가 에어퍼스트 인수 후 통합(PMI)을 성공적으로 수행했기에 가능했다. IMM PE는 에어퍼스트 성장을 위해 인수 초기 핵심인력들을 빠르게 영입했고 이는 현대오일뱅크, 삼성전자 등 대규모 수주를 잇달아 확보하는 발판이 됐다.
덕분에 실적도 급격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IMM PE가 인수하기 직전인 2018년 말 2689억원이었던 에어퍼스트 매출은 2022년 6032억원을 기록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역시 같은 기간 936억원에서 1442억원으로 늘었다.
에어퍼스트 소수지분 매각은 금리 인상 등으로 불확실성이 극도로 높아진 시장 상황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국내에서 PEF 운용사가 완료한 성공적인 엑시트 사례로도 빠짐없이 거론된다.
◇주요 출자사업 대거 확보, ‘로즈골드5호’ 조성 탄력 IMM PE는 올해 펀딩 시장에서 가장 뛰어난 성과를 거둔 하우스로 꼽힌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주요 출자사업을 잇달아 확보했다. 이에 2조6000억원을 최대 목표로 잡은 로즈골드5호 조성에도 더욱 탄력이 붙은 상황이다.
올해 IMM PE 펀딩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성과는 단연 국민연금 출자사업 확보다. 올 6월 국민연금은 IMM PE, 한앤컴퍼니, 맥쿼리자산운용 등 3곳을 PEF 위탁운용사로 최종 선정해 총 8000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IMM PE가 국민연금 출자사업에 도전한 건 2018년 이후 5년 만이다. 올해는 대형 하우스의 대거 참전으로 국민연금 출자사업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하지만 IMM PE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성과를 내며 펀딩 역량을 재입증했다.
하반기에는 우정사업본부, 2차 혁신성장펀드 등 출자사업을 추가로 확보했다. 군인공제회 출자사업도 현장실사 결과만을 남겨두고 있어 최종 위탁운용사 선정이 유력한 상황이다. 작년 사학연금, 과학기술인공제회, 교직원공제회 등의 출자까지 받은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국내 주요 연기금·공제회의 자금을 모두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IMM PE의 펀딩이 순항한 이유로는 올해 에어퍼스트 회수 성과와 함께 에이블씨엔씨 등 포트폴리오 기업들의 상황이 개선됐다는 점이 꼽힌다. 에이블씨엔씨는 영업이익 흑자가 이어지며 실적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에이블씨엔씨 대주단도 인수금융 채권을 부실 채권에서 정상 채권으로 환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즈골드5호에 현재까지 모인 자금은 1조50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IMM PE는 로즈골드5호 결성 시한을 내년 말로 설정한 상황이다. 현 추세라면 해외 및 국내 금융기관 등을 LP로 추가 확보하며 결성 목표에 근접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 전망이다.
◇펀딩난 속 KT클라우드 투자금 6000억 모집, 딜 종결 역량 입증 ICS는 올해 고금리로 인한 펀딩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6000억원 규모의 KT클라우드 투자유치 거래를 완료하는 저력을 보였다. ICS는 이 자금을 IMM PE의 블라인드펀드나 인수금융을 활용하지 않고 전액 프로젝트펀드로 조달했다.
주요 LP 위주로 출자자를 꾸린 가운데 일부 자금은 일반 사모시장에서 충당했다. ICS는 올해 초 일반 사모투자집합업 라이선스를 확보해 고액 자산가나 중소형 비상장기업 등 기관전용 사모펀드 참여 자격이 없는 투자자로부터 출자를 받는 것이 가능했다.
업계에서는 ICS가 단기간에 대규모 프로젝트펀드 조성에 성공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올해 초부터 LP 마케팅을 본격화한 이후 5개월여 만에 6000억원의 자금을 대부분 모집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는 작년과 올해 사이 급격한 금리 상승 이후 국내에서 PEF 운용사가 조성한 프로젝트펀드 중 최대 규모로 파악된다. 이번 프로젝트펀드 앵커 LP는 2500억원을 출자하는 국민연금이 맡았다.
이밖에도 ICS는 블라인드펀드 ‘코리아배터리앤이에스지’를 활용해 대명에너지, 대주전자재료 등에 투자했다. LG화학이 앵커 LP를 맡은 이 펀드는 국내 배터리, 환경에너지 관련 분야에 투자를 진행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