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어드밴스드의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됐다. 현금흐름이 악화되면서 재무부담이 커진 탓이다. 문제는 추가로 신용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될 정도로 재무안정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7일 크레딧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SK어드밴스드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A, 부정적'에서 'A-, 안정적'으로 강등했다.
SK어드밴스드는 프로필렌 단일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수급구조에 따른 실적변동성이 크다. 원재료인 프로판 가격의 상승, 중국의 대규모 PDH 설비 증설, 전방 수요 부진 등의 영향으로 2021년 4분기 322억원을 시작으로 올 3분기까지 21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8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오윤재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설비투자 등대규모 투자계획이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중단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며 "확대된 재무부담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및 글로벌 경기 추이, 아시아 프로필렌 증설물량을 감당할 수준의 전방수요 확대 여부, 원재료 가격 및 프로필렌 스프레드 추이, 영업현금흐름 회복 여부, 배당 관련 재무정책, 관계사 울산피피에 대한 추가 출자 여부 등에 따른 재무부담 변화에 대해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나이스신용평가 역시 등급을 하향조정했다. SK어드밴스드의 부채비율 및 순차입금의존도는 2021년 64.7%와 9.9%에서 2023년 9월 말 124.7%와 35.6%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김창수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불리한 수급환경으로 이전보다 저조한 영업수익성이 예상되는 만큼 중단기적으로 큰 폭의 재무안정성 개선이 제한적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두 신용평가사는 그룹의 지원가능성을 놓고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그룹 지원가능성을 반영하지 않았다. SK어드밴스드가 SK가스, 사우디 AGIC, 쿠웨이트 PIC의 합작법인(JV)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 SK디스커버리 계열에서 차지하는 사업 및 재무적 긴밀성 등을 고려할 때 그룹의 지원가능성은 낮은 수준으로 판단된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신용평가는 지원가능성을 적용해 등급을 1노치 높였다. SK가스와 사업적으로 연계되어 있는 주요 자회사로서 전략적 중요성이 높은 SK어드밴스드에 대한 계열의 지원의지가 크다고 봤다.
◇등급하향 트리거 발동 멀지 않아 SK어드밴스드의 재무안정성은 하향조정된 등급을 지키기 버거울 정도로 악화됐다. 한국신용평가는 공급부담이 지속되고 주력 제품의 사업경쟁력이 낮아지는 가운데 별도기준 EBITDA/매출 5% 미만, 차입금의존도 45% 초과를 들었다. 올해 9월 기준 EBITDA/매출은 -3.5%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10.6%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개선됐지만 여전히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9월 말 차입금의존도는 42.8%로 트리거와 차이는 2.2%p에 불과하다. 차입금의존도는 계속된 마이너스 현금흐름의 영향으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2022년 33.4%을 기록하면서 전년보다 14.1%p 상승했는데 올해도 10%p 이상 상승할 가능성도 크다.
SK어드밴스드의 자산은 올 초 1조83억원에서 3월 1조1157억원으로 늘었다 그 이후 6월 9조6975억원, 9월 9조4645억원으로 계속 줄고 있다. 연말 자산이 9월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SK어드밴스드의 차입금은 트리거 발동까지 208억원의 여유가 있는 셈이다.
나이스신용평가의 등급 하향검토기준 역시 하향조정 검토요인으로 불리한 수급여건이 이어지고 수익성 개선이 지연되면서 별도기준 EBITDA/매출 4% 미만, 부채비율 150% 초과를 들었다.
부채비율은 124.7%로 상승세가 가파르다. 2021년 64.7%, 2022년 97.6%로 매년 30%p 이상 높아지고 있다. SK어드밴스드는 올해 들어 매분기 270~360억원씩 자본감소를 겪었다. 4분기 자본이 200억원 준다고 가정한다면 연말 SK어드밴스드의 부채가 1015억원만 늘더라도 등급하향 트리거가 발동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