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통상의 현금성자산이 법인 출범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인 2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기저 효과로 매출액은 역성장했지만 자산·부채 변동으로 영업현금흐름이 전년대비 개선됐고, 장기차입금 등을 늘리며 현금곳간의 크기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9월 말 별도기준 신성통상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97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6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신성통상의 법인 설립 이후로 현금성자산 규모가 2000억원 수준에 도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신성통상은 6월 결산법인이다. 회계연도(6월) 기준 현금성자산은 2019년 122억원, 2020년 252억원, 2021년 491억원, 2022년 499억원, 2023년 125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올해 6월 말과 비교하면 3개월 만에 현금성자산이 700억원 증가한 것이다.
57기 1분기 (2023년 7월~9월) 별도기준 신성통상의 매출액은 3193억원, 영업이익은 5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9.6%, 78% 감소했다. 1분기 매출액만 놓고 보면 2018년 회계연도부터 2022년 회계연도까지 줄곧 성장해 왔지만 올해 들어 그래프가 꺾인 것이다. 경기침체가 길어지면서 해외 바이어들 사이에서 재고 문제가 발생했고 발주량이 줄면서 신성통상도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적은 꺾였지만 영업현금흐름은 원활한 모습을 보였다. 1분기 신성통상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349억원으로 전년(-128억원)대비 플러스전환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현금흐름은 당기순손익에 수익과 비용, 영업활동 자산·부채 변동사항 등을 가감해 도출된다. 신성통상의 경우 23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부채 변동으로 134억원이 계상되면서 결과적으로 캐시플로우가 개선되는 효과를 낳았다.
같은 기간 재무활동현금흐름은 522억원을 기록했다. 차입금을 확대한 게 주효한 영향을 끼쳤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올 1분기 유동성장기차입금 상환으로 226억원 현금이 유출됐지만 단기차입으로 496억원, 장기차입으로 500억원 현금이 유입되면서 결과적으로 현금성자산이 불어났다.
실제 장기차입금 내역을 살펴보면 올해 6월 340억원에서 9월 말 714억원으로 늘어났다. 한국산업은행 등 은행권 차입 외에도 자산유동화회사 ㈜우리에스티제일차를 통해 200억원을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유동화 회사가 신성통상에 돈을 빌려주고 해당 대출채권인 부채담보부증권(CDO)을 기초로 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발행하는 방식이다. 유동화회사가 회사채나 금융회사의 대출채권 등을 인수한 후 한데 묶어 유동화한 신용파생상품이다. 통상 회사채 공모발행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할 때 활용한다.
신성통상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차입금이 늘었다고 해서 크게 문제될 건 아니라고 본다”라면서 “올해는 일단 생산이나 매입 등을 효율화하면서 현금 보유량을 늘리는 쪽으로 신경을 집중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