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메자닌(Mezzanine)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작년 전환사채(CB)에 이어 올해부터 상환전환우선주(RCPS)에 대한 콜옵션과 리픽싱 관련 규제가 도입되기 시작했다. 상향 리픽싱 조항 등 투자자에게 불리한 규제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발행량이 급감한 모습이다.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PEF)들의 투자에도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 투자 조건을 달 때 리픽싱 조항을 넣지 않는 곳들도 생겨나고 있다. 일정 기간이 지난 이후 풋옵션을 발동해서 원리금만 상환 받는 정도에 만족하는 곳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 PEF들의 메자닌 투자 동향을 더벨이 살펴본다.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이하 도미누스)는 작년 프리 IPO 과정에서 e-모빌리티 기업인 대동모빌리티의 주요 주주로 등극했다. 블라인드 펀드를 활용해 전환우선주(CPS)로 700억원 가량을 투입했다.
블라인드 펀드의 주요 기관투자자(LP)들을 위해 하방 안정성(Downside Protection)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별도의 리픽싱(Refixing·전환가격 조정) 조항을 넣어 기업공개(IPO)를 통한 엑시트를 대비했다. 다만 대동모빌리티가 올해 적자전환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대동모빌리티는 작년에 진행한 프리 IPO 과정에서 약 1150억원의 CPS를 발행했다. 이중 도미누스가 총 700억원, 카카오모빌리티가 100억원, 하나증권PE·에버베스트파트너스 컨소시엄이 150억원,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가 200억원을 투입했다.
도미누스는 2021년 조성한 블라인드 펀드인 '엔브이메자닌플러스'를 활용해 투자를 진행했다. 해당 투자로 도미누스는 우선주 기준 27.5%(409만5005주)의 지분을 확보하며 단숨에 5% 이상 주주로 등극했다. 대동모빌리티 최대주주인 ㈜대동(39.2%) 다음이다.
해당 CPS는 블라인드 펀드 LP들을 위해 하방 안정성 확보에 공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픽싱 조항을 설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법인등기부등본에 따르면 해당 CPS들은 대동모빌리티가 주식배당, 신주 발행 등을 진행할 경우 미리 설정한 산식에 따라 전환가액을 조정한다. 신규 발행 주식 수가 분모에 포함되는 만큼 전환가액을 낮출 수 있는 장치다. 도미누스가 투자한 7·8회차 CPS는 전환가액이 모두 1만7094원이다.
우선주의 경우 이익배당 조건도 설정할 수 있으나 해당 CPS는 관련 조건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당금 지급으로 인한 실적 악화보다는 장기적 투자로 성장 발판을 마련하고 보통주로 전환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라는 점을 FI들이 공감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IPO에 의한 신주 발행을 대비한 조치로 해석된다. 프리 IPO 과정에서 대동모빌리티는 기업가치를 약 2500억원으로 책정했다. 앞서 작년 3월 진행했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서 약 700억원으로 책정됐던 몸값과 비교하면 단숨에 세 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당시 모집가액은 8600원이었다.
도미누스와 이외 재무적투자자(FI)들은 투자 과정에서 대동모빌리티의 IPO 시기를 2025년으로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주관사 선정 등 별다른 절차는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성장세가 다소 꺾인 만큼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대동모빌리티는 올 3분기말 누적 기준으로 매출 1591억원, 영업손실 7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매년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올 들어 전년 대비 적자전환한 점은 아쉽다.
대구에 신공장인 에스팩토리를 증설하면서 투입할 자금이 늘어난 점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신공장에서 전기 모터 기반 오토바이와 골프 카트에 전기 트럭도 개발해 생산할 계획이다. 전기 바이크의 경우 카카오모빌리티와 손잡고 공동 개발한 후 유통·판매에 나서 배달의민족·쿠팡 등에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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