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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전략 분석

신사업 진출 HDC현대EP, 현금보강책 '중국법인 처분'

HDC폴리올·CJHDC비오솔 지분투자 현금소요…중국 영업중단 자회사 현금화

이민호 기자  2023-11-01 14:06:38

편집자주

조달은 최고재무책임자(CFO) 업무의 꽃이다. 주주의 지원(자본)이나 양질의 빚(차입)을 얼마나 잘 끌어오느냐에 따라 기업 성장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결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난다는 특징이 있다. 최적의 타이밍에 저렴한 비용으로 딜(Deal)을 성사시키는 것이 곧 실력이자 성과다. THE CFO는 우리 기업의 조달 전략과 성과, 이로 인한 사업·재무적 영향을 추적한다.
HDC현대EP는 최근 친환경 신사업을 추진하면서 현금소요가 잇따라 발생했다. HDC폴리올과 CJHDC비오솔 지분투자에 합산 430억원을 썼다. 현금보강 수단으로 떠오른 것은 중국 영업중단 자회사다. HDC는 이들 자회사를 처분하면서 합산 240억원을 손에 쥘 예정이다.

◇신사업 추진 현금소요…조인트벤처 지분투자

HDC현대EP는 2000년 1월 현대산업개발(현 HDC)이 유화사업부 현물출자해 설립할 때부터 핵심제품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었다. 복합PP(폴리프로필렌)와 복합PE(폴리에틸렌)가 여기에 해당하며 이외에 PS(폴리스타이렌)와 EPS(발포 폴리스타이렌), C-PVC(소방배관)와 위생배관 등도 포함된다.


2021년부터 HDC현대EP는 친환경 신사업 추진의 기치를 내걸었다. 신사업에는 필연적으로 현금소요가 뒤따랐다. 2021년 10월 설립한 HDC폴리올이 대표적이다. HDC현대EP가 308억원을 투자해 HDC폴리올 지분 80%+1주를, SK케미칼이 77억원을 투자해 지분 20%-1주를 각각 확보했다.

HDC폴리올은 SK케미칼 PPS(폴리페닐린설파이드)사업을 385억원에 양수했다. PPS는 기존 금속을 대체할 수 있는 고기능성 폴리머 소재로 수소·전기차, 5G 중계기·안테나 등 경량화가 필요한 산업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SK케미칼이 내년 10월부터 HDC폴리올 지분전량을 공정가치로 매각할 수 있는 풋옵션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HDC현대EP가 SK케미칼 보유분 인수에 자금을 추가 투입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2월에는 바이오 플라스틱 사업 진출을 위해 CJ제일제당과 합작한 CJHDC비오솔을 출범시켰다. HDC현대EP가 122억원을 출자해 지분 51%를, CJ제일제당이 118억원을 출자해 지분 49%를 각각 확보했다.

여기에 지난해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운전자본 부담이 겹쳤다. 주력제품의 원재료가 PP와 PE 등 석유화학제품으로 유가 영향이 크다. 이는 연결 기준 잉여현금흐름(FCF)이 2021년(-225억원)과 지난해(-90억원) 적자를 기록하고 순차입금도 2021년말(823억원)과 지난해말(949억원) 증가하는 원인이 됐다.

출처: HDC현대EP 2023년 1분기 IR자료

◇중국 자회사 처분으로 현금보강…재무전략 다음과제 공모채 만기대응

이런 상황에서 HDC현대EP의 현금보강을 위한 조달원으로 떠오른 것이 중국 영업중단 자회사다. HDC현대EP는 중국 광둥, 충칭, 싼허, 옌청과 인도 첸나이에 복합플라스틱 제조를 위한 완전자회사 형태의 해외법인을 두고 있었다. 하지만 광둥법인(Guangdong Hyundai Engineering Plastics)과 충칭법인(Hyundai (Chongqing) Engineering Plastics)은 영업을 중단하고 매각예정자산으로 분류해왔다.

먼저 HDC현대EP는 지난 8월 충칭법인 토지사용권과 건물 전체를 63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다음달에는 광둥법인 지분전량을 매각할 예정이다. 매각가격은 177억원이다. 이들 중국 자회사 처분만으로도 HDC현대EP는 합산 240억원을 손에 쥔다. HDC폴리올(308억원)과 CJHDC비오솔(122억원)에 대한 합산 지분투자액 430억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HDC현대EP가 영업이익 흑자를 이어오고 있는 데다 향후 신규투자 속도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당장 현금보강 효과를 누릴 수 있다.

HDC현대EP 재무전략에서 다음 과제는 내년 3월 만기가 도래하는 공모채에 대한 대응이다. HDC현대EP는 올해 상반기말 총차입금이 1419억원(리스부채 포함)으로 차입금의존도가 23.1%로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이중 2021년 3월 발행한 공모채가 400억원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공모채의 금리는 2.37%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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