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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우 상무, 모회사 '후방지원'에 한숨돌렸다

하나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 전액 인수…초대형 IB 인가 내년으로 지연

김슬기 기자  2023-10-31 11:13:24
강동우 하나증권 경영관리그룹장(상무·CFO)가 모회사인 하나금융지주로부터 자금 수혈을 받게 되면서 재무부담을 한시름 덜었다. 그간 하나금융지주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하나증권에 전폭적인 지원을 해왔다. 이번에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그간 금융지주의 적극적인 지원은 초대형 투자은행(IB) 지정과도 관련이 있다. 다만 하나증권은 올 들어 부동산 관련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쌓으면서 순손실로 전환했다. 결국 자체적인 영업으로는 이익잉여금을 쌓을 수 없는만큼 추가적인 지원으로 힘을 보탠 것이다.

◇ 1회차 신종자본증권 발행, 1500억 규모 예정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 이사회는 지난 26일 '제 1회차 국내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채권형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로 결의했다. 청약일 및 납입일은 다음달 말일로 예정되어 있다. 사채 총액은 총 1500억원이며 만기일은 30년이다. 아직 표면이자율이나 만기이자율은 미정이다.

해당 신종자본증권은 발행 후 5년이 지난 시점부터 하나증권이 콜옵션(Call Option·중도상환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에는 발행 후 5년 경과 후 국고채 수익률과 가산금리 등에 스텝업 마진(2.0%) 등을 더해 이율 조정이 이뤄진다.

신종자본증권은 전액 하나금융지주가 가져간다. 하나증권은 하나금융지주의 100% 자회사다. 회사 측은 "자기자본 확충을 통해 순자본비율(NCR)을 제고하기 위함이며, 조달자금은 채무상환자금 및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 1000억원은 채무상환에, 5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쓴다.

다만 하나증권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것은 처음이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하이브리드 증권으로 분류되며 자기자본비율 산정 시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다수의 금융사들이 자기자본 확충의 수단으로 신종자본증권을 활용하고 있다.

그간 하나금융지주는 신종자본증권보다는 보통주 유상증자를 통해 하나증권의 자본규모를 늘려왔다. 하나금융지주는 2018년 3월 7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작으로 2018년 4976억원, 2020년 4997억원, 2021년 4999억원, 2022년 5000억원 등 총 2조7000억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투입한 바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하나증권은 이미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이기 때문에 향후 초대형 IB 인가를 받는데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신종자본증권으로 지원을 하게 되면 5년 이후 자금 회수를 한다든지 향후 자회사 투자에 대해 추가적인 선택지를 가져갈 수 있기 때문에 전략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올해 1년차 맞은 강동우 상무, 적자 전환에도 운영자금 유입

올해 하나증권의 실적은 좋지 않다. 그간 확대해왔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와 해외 대체자산에 대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규모의 대손충당금을 쌓았기 때문이다. 연결 기준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6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8% 감소했고 순손실 14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2847억원 순이익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이는 올해부터 하나증권의 살림살이를 맡게 된 강동우 상무에게는 부담일 수 밖에 없다. 1970년생인 그는 인하대학교 법학과 졸업 후 하나증권에 입사, 신용리스크관리실장과 리스크관리실장, 경영기획실장 등을 거쳤다. 2021년 2월 전략운용본부장으로 선임됐고 올해 1월부터는 경영관리그룹장이 됐다.


강 상무는 올해에만 2000억원에 육박하는 대손충당금을 쌓으면서 자본에 보탬이 되는 이익잉여금 발생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인해 일정 수준의 자기 자본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증권의 올 3분기말 자본총계는 5조8133억원선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하더라도 자본총계는 5조9271억원까지 커지면서 6조원을 목전에 뒀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충당금을 쌓으면서 자본 규모가 줄었다. 하나증권은 당초 올해 안으로 초대형 IB 인가를 신청하려고 했으나 하나UBS자산운용 완전 자회사 편입 때문에 일정이 지연됐다.

올해에는 우선순위에서 밀렸지만 하나증권이 내년에는 반드시 초대형 IB 인가를 받겠다는 방침인만큼 지주 차원의 지원도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제는 보통주 증자보다는 5년 후 상환해야 하는 신종자본증권으로 지원을 선회한만큼 향후 상환에 대한 부담도 동시에 가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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