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에 대한 시장의 의문이 짙어지고 있다. 저하된 이익 창출력과 경영 효율성의 회복 시점에 대한 궁금증도 커진다. 글로벌 경기 하방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하는데 따른 부담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리스크 관리와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시장의 검증이 시작됐다.
자본여력을 걱정하는 시선도 있다. 위험가중자산(RWA)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는만큼 이를 감당할 충분한 핵심자본이 축적돼 있는지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와 연계해 현금배당 등 주주환원정책의 지속적 추진에 대해 거듭 확인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익창출력 저하, 커지는 리스크 요인…시장 관심도 높아져 신한금융은 지난 27일 3분기 실적발표 기업설명회(IR)에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룹사 전체적으로 수익성과 경영 효율성 지표가 둔화된 측면이 커지면서다. 핵심 영업기반에서 경쟁사들 대비 성장성이 저하된 측면이 이슈다. 신한금융이 분위기를 반전하고 다시 성장성을 극대화 할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올 3분기 누적 신한금융은 3조818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4조3068억원 대비 11.3% 가량 순이익이 줄었다. 올해 2분기 1조6244억원으로 잠시 성장세를 보였던 순이익이 3분기 들어 1조1921억원으로 크게 줄어든 영향이 크다.
경쟁사와 비교해 판관비와 충당금 이슈가 컸다. 올 3분기 누적 신한금융은 총 4조3036억원의 충당금을 지출했다. 같은 기간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1조477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판관비 지출은 11.2% 늘었고 충당금 전입액은 73.4% 가량 증가했다. 영업의 전후 과정 전반에서 비용 지출이 늘어나며 이익 창출력이 저하됐다. 대내외 변수에 따른 리스크 요인을 잠재우기 위한 비용 지출도 커졌단 뜻이다.
그동안 신한금융이 경쟁사 대비 우위를 점하던 영업이익경비율(CIR)은 올해 상승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38.5%에서 올 3분기 누적 39.2%로 0.7% 포인트 높아졌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2.58%에서 10.19%로 2.39% 포인트 하락했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도 시장의 관심은 충당금 이슈와 이익창출력 저하에 집중됐다. 설용진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충당금 관련 질문으로 3분기 신용대출 관련 LGD 조정 이야기가 있었는데 4분기 담보대출에서 LGD 충당금 영향은 어느 정도인가”라고 물었다.
이태경 신한지주 부사장(CFO)은 “신한은행에서 296억원 등 있고 기타 자회사에서 소액이 충당금으로 잡혔다”며 “그 외 비경상적인 것은 소매부문에서 발생했는데 소호모형 변경 효과 218억원 등 총 551억원이 감안됐다. 추가로 4분기 LGD는 약 1000억원 정도 예상한다”고 말했다.
계열사 전체 리스크 및 충당금 관련 이슈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박혜진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신한투자증권 충당부채의 상세내역을 알려달라”며 “해외 부동산 관련해서 그룹 전체적인 손상차손 등 정리된 내용을 말씀해 달라”고 질문했다.
이희동 신한투자증권 상무(CFO)는 “지난 8월 이사회에서 젠투 사적화해 관련 일회성 손실이 있었는데 금번 화해비용은 약 1192억원”이라며 “분조위에서 적용되는 비율을 적용한 것으로 합의 및 향후 결산 과정에서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방동권 신한지주 부사장(CRO)은 “해외부동산 관련 자산은 4조원 정도이며 북미지역에 60%가 집중돼 있고 용도는 오피스와 숙박·주거시설에 65% 투자 중”이라며 “고정이하여신은 약 1600억원(4%) 수준으로 국내보다 다소 높은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방 부사장은 “다음 달 중 2~3개 지역 실사 예정으로 추가손실 발생에 대비해 면밀히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이태경 부사장은 “외부전문기관과 협의해서 함께 진행하려고 노력 중으로 추가적인 내용은 4분기에 반영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익창출력 저하와 관련해 조달비용 압박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하락을 우려하는 질문도 나왔다. 박 애널리스트는 “조달비용 압박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4분기 및 내년 NIM 전망은 어떤가”라고 물었다.
김기흥 신한은행 부행장(CFO)은 “3분기 NIM은 전분기 대비 1bp하락했고 4분기에 조달이 몰려있어서 3분기에 선제적으로 조달하다보니 NIM이 소폭 하락했다”며 “올 4분기는 지난해 4분기 고금리 예금 만기가 돌아오는데 1~2bp 정도 개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자본적정성 하락에도 CET1비율은 지켰다…주주환원책 지속할까 신한지주의 자본여력에 대한 재평가도 진행 중이다. 이익 창출력이 저하되고 환율 상승 등 요인으로 기존 대비 자본적정성이 다소 하락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대출자산에 대한 위험가중자산(RWA)의 증가세가 진행되면서 4분기도 낙관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주주환원과 자산성장 등 자본여력과 맞물린 주요 이슈에 대해서도 우려가 커진다.
신한지주 자본비율은 올해 들어 전체적으로 소폭 하락했다. 총자본(BIS)비율은 지난해 말 16.1%에서 올 9월 말 15.6%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기본자본(Tire1)비율은 14.8%에서 14.5%로 하락했다. 다만 자본여력 평가의 핵심인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지난해 말 12.85에서 올 9월 말 12.9%로 안정화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출 수요 증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자본비율이 환율 상승으로 다소 타이트할 것으로 보인다”며 “올 4분기와 내년 성장 타겟은 얼마이고 이에 도달하기 위한 정책에 대해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이태경 부사장은 “연초 12%에서 13%로 올려 연말까지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달성하기 위해 자산성장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실수요 중심의 고우량 기업고객 위주 대출영업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년에도 13% 유지 조건에서 자산성장을 오거닉하게 하면서 RWA를 배분하고 주주환원도 그렇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원재용 HSBC증권 애널리스트는 “환율과 기업대출 성장규모에 비해 CET1관리를 잘한 것 같다”며” 전분기와 이번분기 무브먼트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태경 부사장은 “7조7000억원 가량 RWA가 증가했는데 세부적으로 신용 7조3000억원원 증가, 시장 4000억원 감소, 운영 8000억원 각각 증가했다”며 “시장 ELS운용의 변동성 증가와 채권포지션 증가 효과에도 불구하고 채권 듀레이션 감소 효과로 소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배당 관련해 올초 정관 개정해서 주주명부 폐쇄를 할 것인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이 부사장은 “주주명부 폐쇄 관련해선 연말 결산 기준일을 이사회 결의일을 기준으로 하는 것으로 변경했다”며 “전체 상장사의 움직임으로 주주총회에서 배당 결정을 하고 그 이후 배당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30~40%를 주주환원책으로 연초에 목표로 삼은만큼 내년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지속할 것”이라며 “자본 대비 수익성이 양호하고 장기적인 사업을 목표로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