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CFO 워치신한투자증권

이희동 상무, IR에서 '순손실' 직접 알렸다

홍콩 젠투 펀드 비용 1200억 일시반영…투자상품 손실 현황 알리기 ‘지속’

이정완 기자  2023-10-30 13:58:58
이희동 신한투자증권 전략기획그룹장(상무)이 그룹 실적발표회에서 본격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올해 초 CFO(최고재무책임자)로 선임된 후 그룹 IR에 참석한 적은 있지만 이번에 투자자를 대상으로 직접 메시지를 전했다.

이 상무가 알린 내용은 신한투자증권의 순손실 배경이다.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개선된 수익 흐름을 보였음에도 대규모 충당금을 반영한 탓에 분기 적자를 피할 수 없었다. 1200억원의 비용을 한 번에 처리했으나 추후 조정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8월 사적화해 결정 후 '속전속결'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3분기 18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3813억원과 비교해 적자 전환했다. 분기 적자를 기록한 탓에 누적 순이익도 줄었다. 신한투자증권은 3분기까지 223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전년 동기 5704억원에 비해 60% 넘게 감소한 수치다.

신한금융그룹 실적발표회에서 이와 관련된 질문이 나왔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이 신한투자증권의 일회성 손실에 대해 물었다. 회사 CFO인 이희동 상무는 적자 원인에 대해 설명했다. 영업상의 문제가 아닌 투자상품 관련 일시적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희동 신한투자증권 상무가 2023년 3분기 신한금융그룹 실적발표회에서 설명하고 있다(출처=Youtube)
이 상무는 "지난 8월 젠투파트너스 펀드와 라임 펀드에 대해 사적화해를 결정했는데 이에 따른 대상 금액이 젠투 펀드 4180억원, 라임 펀드 1440억원"이라며 "이 중 젠투 펀드와 관련해 1199억원의 비용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은 2020년부터 홍콩계 자산운용사인 젠투파트너스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 이후 수습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채권형 사모펀드인 Gen2 파생결합증권(DLS) 신탁은 코로나19로 인해 채권 가격이 급락하면서 손실이 크게 늘었다. 다른 국내 증권사와 비교해 신한투자증권의 판매고가 많아 환매 중단으로 인한 후폭풍이 컸다.

신한투자증권은 2021년 펀드 투자자에게 투자금의 40%인 1700억원을 선지급한 바 있는데 사적화해 결정을 통해 3분기 중 1199억원을 영업외비용으로 반영한 셈이다. 다만 이 상무는 "과거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에서 적용된 비율에 따라 배상비율을 적용했다"며 "향후 결산 과정에서 손실 규모를 다시 반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펀드와 관련된 일회성 손실을 제외하면 영업수익은 오히려 개선된 흐름을 나타냈다. 3분기 누적 영업수익은 1조1378억원으로 전년 동기 9468억원에 비해 20% 늘었다. 이 중 자기매매 수익이 563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16억원에 비해 2배 넘게 증가했다.

◇전임자부터 이어온 '유튜브 IR' 활용

신한투자증권은 신한금융지주가 2021년 3분기부터 그룹 차원에서 실시한 유튜브(Youtube) IR에 CFO가 빠짐 없이 참석하고 있다. 특히 신한투자증권 CFO들은 이번 실적발표에도 부담으로 작용한 투자상품 관련 손실 알리기에 적극적이었다.

직전 CFO인 금성원 현 경영지원그룹장도 2021년 연간 실적발표회에서 라임·젠투 펀드와 관련해 "회계적으로 충당금을 충분히 쌓았지만 그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선 분쟁조정위원회 결정에서 보상율 차이가 생길 수 있다"며 "향후 900억원에서 2000억원까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초 CFO로 선임된 이 상무도 전임자와 마찬가지로 손실과 관련해 솔직한 설명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IB 분야에서 주된 경력을 쌓은 그는 올해 1월 CFO로 부임했다. 한양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7년에 신한투자증권에 입사한 이 상무는 커리어 초기 전략 기획 부서에 배치됐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신한금융지주 전략기획팀에서 일하다가 신한투자증권으로 복귀한 뒤 CIB(기업투자금융)사업을 비롯 M&A 자문 업무 등을 경험했다. 2019년 이사 승진 후 GIB사업부 부서장으로 일한 바 있다.
출처=THE CFO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