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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브릿지PE, '원전 수혜' 비에이치아이 PMI 시동 건다

업사이클 기대에 주가 상승세, 홍승완 대표 "우호적 환경에 기대 커"

남준우 기자  2023-10-26 07:54:47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How It Is Now

코스닥 상장 19년차를 맞은 비에이치아이(BHI)의 주가가 최근 3년 동안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20년 3월 사상 최저치였던 주당 1260원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상승하더니 24일 종가 기준으로 주당 7690원을 기록했습니다.

최근 52주 최고치로는 무려 1만1670원을 기록하기도 했었는데요. 이에 따른 시가총액은 약 2400억원 수준이죠. 주가 흐름만 놓고 보면 2010년대 초반 이후 가장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10년전과 단순 비교는 힘듭니다. 무상증자나 전환사채(CB) 전환 물량 등 주가에 영향을 주는 여러 기술적 요인들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비에이치아이는 2015년 3월 당시 전체 주식 수(1308만주)와 맞먹는 1292만주의 무상증자를 실시한 이력이 있습니다.

다만 최근 3~4년간의 주가 흐름을 놓고 본다면 상승세는 분명해 보입니다. 최근 3~4년간 비에이치아이 주식 수가 변동 된 적은 지난 7월 단 한번입니다. 발행 주식 총 수(3094만4375주)의 16%에 해당하는 494만4375주의 제1회차 CB 물량이 보통주로 전환됐습니다. 이에 주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했지만 이후에는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죠.

출처 : Google Finance

◇Industry & Event

1998년 설립된 비에이치아이는 국내외 발전용, 제철용 산업설비를 제작, 판매하는 기업입니다. 한국전력을 비롯한 전력회사 및 발전사업자, 대형건설사, 포스코를 포함한 제철회사 등이 주요 고객입니다.

주력 제품은 화력발전소 등에 사용되는 보일러와 HRSG(배열회수보일러·Heat Recovery Steam Genarator)입니다. 각각 매출의 약 40%와 30%를 차지하죠. 두 제품 모두 최근 들어 수출 비중이 급증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수출 비중은 보일러가 약 53%, HRSG는 약 45%입니다.

특히 HRSG의 경우 중동 국가 등 해외를 중심으로 판매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비에이치아이는 이미 사우디(21기)와 UAE(8기), 알제리(12기) 등 중동과 북아프리카(MENA) 지역에 총 62기가량의 HRSG를 판매한 이력이 있는데요. 최근 윤석열 대통령 등 주요 정부 부처와 함께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에 경제사절단 자격으로 방문해 수주를 추가했습니다.

올해 수주액만 해도 벌써 1조원을 넘겼습니다.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비에이치아이는 상반기말 기준으로 국내 42건, 해외 15건 등 총 57건을 수주했는데요. 이 금액만 무려 1조2632억원에 달합니다. 상반기말 기준으로 수주 잔고는 7505억원입니다. 작년 한해 수주 총액(1조1754억원)을 반년 만에 넘겼습니다.

출처 : 비에이치아이 사업보고서

◇Market View

향후에도 업사이드는 충분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특히 국내 원전 사업이 다시 각광받고 있는 상황에서 비에이치아이가 수혜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원전에 사용되는 급수가열기, 급수냉각기, 열교환기 등 다양한 제품에 비에이치아이의 기술력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 동안 비에이치아이에 원전 보조 기기 매출이 없었던 이유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신규 원전 건설이 없었던 영향이 컸는데요. 그러나 올해 하반기 폴란드 본계약을 시작으로 체코, 튀르키예, 영국, 루마니아 등 원전 관련 발주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업계에서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 장차관이 바뀐 점을 거론하며 향후 국내 원전 사업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도 있는데요.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원포인트 인사'로 에너지 정책을 총괄하는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직에 강경성 차관을 임명했습니다. 신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는 방문규 전 국무조정실장이 취임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친원전' 기조에 맞춘 인사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향후 시간이 걸릴지라도 원전 관련 산업이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이유입니다. 시장 관계자들은 최근 상승세인 비에이치아이의 주가에도 이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비에이치아이와 관련해 KB증권 한제윤 애널리스트는 "오랫동안 이어지던 수주 공백을 깨고 여러 국가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발주가 나올 수 있어 업황 턴어라운드가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좌 :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우 :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

◇Keyman & Comments

비에이치아이의 주요 주주인 세븐브릿지프라이빗에쿼티(세븐브릿지PE) 역시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세븐브릿지PE는 작년 2월 IBK캐피탈과 조성한 프로젝트 펀드인 '세븐브릿지-아이비케이씨 그린에너지 신기술투자조합'을 통해 비에이치아이가 발행한 200억원 상당의 제1회차 CB에 투자했습니다.

해당 CB는 지난 7월경 전액 보통주로 전환됐습니다. 이를 계기로 세븐브릿지PE는 현재 비에이치아이의 2대 주주로 활동 중입니다. 주요 경영 활동에는 세븐브릿지PE를 이끌고 있는 홍승완 대표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세븐브릿지PE가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한 직후 비에이치아이는 턴어라운드에 성공했습니다. 세븐브릿지PE 설립 전 오랜 기간 펀드매니저로 활동했던 홍 대표는 향후 원전 업황을 고려해서 투자를 집행했었는데요. 당시 원전 정책의 변화 등과 시기가 겹치며 투자 초기부터 시장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홍 대표는 "최근 여러 정책적인 변화들이 겹치면서 비에이치아이의 사업 환경이 이전보다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원전 사업 특성상 다소 긴 시간이 걸릴수도 있지만 업사이드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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