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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공기업 재무점검

인국공, 내년 4단계 사업비도 '조'…사채 발행 예고

③1조5000억원 투입 전망…코로나19 여파에 사채로 자금 확보

박서빈 기자  2023-10-18 08:02:53

편집자주

공기업은 재벌그룹에 못지않은 덩치와 경제 및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한 곳이지만 반대로 방만경영, 빚쟁이 시한폭탄이라는 부정적 인식도 같이 갖고 있다. 효율성보다 공공성이 더 강한 조직인 탓에 민간기업과 같은 궤도에서 보기 어렵다. 그러나 이들의 재무상황은 시장 안정성과도 직결되는 만큼 면밀히 살펴볼 필요도 있다. 규모 면에서 독보적인 대형 공기업들 위주로 재무상태를 점검해 봤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의 사채 발행이 2024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내년에도 조(兆) 단위 사업인 4단계 사업을 이어가기 위한 조치다. 인국공은 올해 1조7000억원에 이어, 내년에는 1조5000억원 정도를 투입할 예정이다.

인국공은 4단계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시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터지면서 사업비 투자 등에 대한 현금 수요를 주로 사채 발행을 통해 해결해 왔다.

17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22년 1조3400억원의 사채를 발행했다.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1조6800억원, 2조928억원을 발행했다.


인국공의 사채 발행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국공의 현금흐름 상태가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상황에서 내년에도 조 단위의 투자가 이어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4단계 사업의 총사업비는 4억7000억원 정도다. 인국공은 올해에만 1조70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아직 내년도 예산안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내년에는 1조5000억원 가량이 사업비로 책정될 예정이다.

인국공 관계자는 "내년도 예산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변동성이 있다"며 "다만 2024년의 4단계 사업비 규모는 1조5000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도 사업비에 대한 자금 조달 방식은 사채 발행이 주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국공이 내년도 사업비 조달 방식을 사채 발행으로 추정하는 이유는 아직 이들의 재정 상황이 코로나19에서 완전 회복되지 못한 데 있다. 인국공은 코로나19 이후 주로 사채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해 왔는데, 이때 사채 발행이 필수 불가결한 선택지였기 때문이다.

인국공의 사채 발행 이유는 크게 세 가지 이유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 영업활동에 대한 현금흐름 악화. 둘째,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 부족. 셋째, 크지 않은 비유동성 자산이다. 수익성이 떨어진 상황에서 보유하고 있는 돈도 팔만한 자산도 여의찮았단 의미다.

이는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2020년부터 인국공의 영업활동에 대한 현금흐름은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2019년 1조2951억원이던 현금흐름은 2020년에 -2835억원으로 급감했다. 2021년 그 규모는 -3026억원으로 커졌으며, 2022년(-840억원)에도 여전히 '-'를 벗어나지 못했다.


현금성 자산도 사업비 충당엔 부족한 수준이다. 2022년 현금성 자산은 3792억원, 단기 금융상품이 100억원이다. 2020년에는 현금성 자산 885억원, 단기금융상품 209억원을 보유했다. 2021년에는 현금성 자산 1161억원, 단기금융상품 212억원을 가지고 있었다.

팔만한 자산의 규모도 크지 않다. 2022년 인국공의 비유동금융자산은 1305억원 정도에 그친다. 2020년과 2021년 비유동금융자산은 각각 534억원, 897억을 기록했다.

즉 인국공이 사업비를 확보하려면 주주사에서 유상증자를 받거나, 사채를 발행해 외부에서 돈을 끌어와야 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인국공의 수익성이 크게 좋아지지 않는 이상 일정 규모의 사채 발행은 내년에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될 예정이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다만 인국공이 사채 규모를 무한정 늘릴 수는 없다. 인천국제공항공사법 제14조에 따르면 사채 발행액은 자본금과 적립금을 합한 금액의 4배를 초과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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