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이 만기도래하는 회사채를 기업어음(CP)으로 차환했다. 이 과정에서 3년이였던 차입 만기는 6개월로 줄어들었는데 향후 금리가 하락할 것을 고려해 단기물 위주의 차입전략을 세웠다. 위태로운 신용등급, 실적부진에 더해진 이자비용 등도 부담요소로 작용했다고 평가된다.
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넷마블은 13일 2000억원 규모의 6개월물 CP를 발행했다. 넷마블 관계자는 "13일 발행한 CP 2000억원 가운데 1600억원은 16일 만기도래하는 회사채를 차환하고 400억원은 하반기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내년 상반기 중 시장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있기 때문에 장기 회사채 등의 방법 보다는 단기 CP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넷마블이 차입구조 단기화를 결정한 데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자비용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상반기 넷마블은 이자비용으로 842억원을 지급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46.8% 늘었다. 적자흐름 속에서 이자비용이 늘어난 것은 넷마블에 적지 않은 부담요소였을 수 있다. 넷마블은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1조2059억원, 영업손실 654억원, 순손실 899억원을 거두며 지난해 연간실적에서 기록한 적자흐름을 이어갔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6.7% 줄고 영업손실은 40.3% 늘었다. 순손실은 47.8% 줄었다.
일각에서는 10년이 넘도록 이어지던 넷마블의 매출 성장이 끊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바라본다. 넷마블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감사보고서 및 사업보고서를 내기 시작한 2011년부터 2022년까지 12년동안 매년 매출확대를 이뤄왔다. 올해는 상반기 기준 매출이 7% 가까이 줄며 이 기록이 끊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적부진 이어지며 신용등급 위태로워 넷마블이 부진을 이어감에 따라 크레딧업계의 전망도 엇갈린 상황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6월23일 넷마블의 신용등급 및 전망을 'A+, 부정적'으로 냈다. 모바일게임 부문의 경쟁력 저하 양상이 장기화되며 저조한 영업수익성이 이어지고 있는 점, 대규모 M&A 이후 현금창출능력 대비 과중한 차입부담 지속, 중단기적으로 유의미한 재무안정성 개선이 어려운 점 등이 근거로 제시됐다.
한국기업평가는 6월27일 'A+, 안정적'을 제시했다. 외형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점, 재무안정성 지표는 우수한 수준이지만 차입부담이 늘고 있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등급 전망이 스플릿 상태인 것과는 별개로 넷마블은 현재 두 신용평가사가 제시한 신용등급 하향 기준을 넘어섰다. 넷마블은 등급이 하락하게 되면 이자비용이 더 늘어나게 되는 만큼 관련 지표 관리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총차입금/EBITDA 5.0 초과 또는 총차입금의존도 30% 초과를 들었다. 총차입금/EBITDA가 29.6으로 기준을 훌쩍 넘어섰다. 총차입금의존도는 꾸준히 상승해 26.6%를 기록하며 기준치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하향요인으로 순차입금/EBITDA 3.5 초과를 들었는데 현재 넷마블은 21.4를 기록하고 있다. 해당 지표는 2022년말 13.1을 기록한 후 기준치 아래로 내려오지 못하고 있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넷마블은 계속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3분기 출시작 및 향후 출시작의 성과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넷마블은 2020년 9월 처음으로 공모채 발행에 앞서 신용평가를 받아 두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AA-, 안정적' 등급 및 전망을 부여받았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수익성 악화와 재무부담 등을 이유로 지난해 6월 나이스신용평가가 'A+, 안정적'으로 변경했고 그해말 한국기업평가 역시 'A+, 안정적'으로 등급 및 전망을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