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체제를 갓 정비한 그룹에 중요한 것이 재무전략에서의 넥스트 스텝이다. 이들 그룹은 캐시카우 자회사가 창출한 현금에 기대 그룹 체제를 갖춘 경우가 대부분이다. 캐시카우 자회사가 창출한 현금을 그룹 차원에서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신성장동력 계열사 확보로 그룹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지가 갈린다.
F&F그룹도 이런 경우다. 그룹 캐시카우 F&F는 ‘MLB’와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등 해외 라이선스 브랜드를 앞세워 중국과 국내에서 우수한 영업성과를 달성하고 있다. 하지만 그룹 내 한정된 캐시카우와 해외 라이선스 브랜드에 대한 절대적인 의존은 약점으로 꾸준히 지목돼왔다.
F&F그룹이 활로 개척에 소홀했던 것은 아니다. F&F가 창출한 현금으로 적극적인 M&A를 시도해 ‘이세’, ‘듀베티카’, ‘세르지오 타키니’, ‘테일러메이드’ 등 자체 브랜드를 확보하고 방송 콘텐츠 제작과 엔터테인먼트 등 신규사업에도 진출했다. F&F그룹이 이같은 외연 확장을 본격적으로 시도한 것은 2018년부터로 같은 시기 CJ제일제당에서 F&F로 합류한 CFO 역할의 마정만 재무총괄 전무의 역할도 부각됐다.
하지만 현재까지 받아든 성적표가 만족스럽지만은 않다. 브랜드 사업에서 이세와 듀베티카는 적자가 누적되고 특히 듀베티카는 자본잠식 상태다. 신규사업에서 방송 콘텐츠 제작은 수익 기여도가 미미하고 엔터테인먼트는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결국 F&F그룹 재무전략의 넥스트 스텝은 F&F의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양질의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마 전무가 테일러메이드와 세르지오 타키니에서 성공적인 투자사례를 만들어낸 점은 고무적이다. 이들 브랜드는 꾸준히 기업가치를 높이고 있다. F&F의 현금창출력도 견조하다. 테일러메이드 인수 당시 일으킨 3000억원 넘는 단기차입금을 꾸준히 줄여나가고 있다. F&F는 지난해 영업활동으로만 3400억원의 현금을 창출했다.
그룹 지주사인 F&F홀딩스에 힘을 실어주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F&F홀딩스는 신기술사업금융조합이나 PEF에 대한 출자 등 투자사업을 담당하고 있지만 자금력 부족으로 존재감은 미미하다. F&F로부터 거둬들이는 배당금이 2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탓이다. 투자사업이 힘을 받으면 양질의 신성장동력 물색에 유리하다. 해외 라이선스 브랜드로 한 차례 성공신화를 만들어낸 F&F그룹의 향방이 마 전무의 넥스트 스텝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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