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How It Is Now
클래시스의 주가가 심상치 않습니다. 2017년 KTB2호스팩과 합병을 통해 코스닥에 상장했을 때만 해도 시가총액은 약 1200억원 수준이었는데요. 최근 무려 약 2조2000억원까지 치솟았습니다.
클래시스의 주가는 5일 종가 기준으로 코스닥 기업 가운데서도 15위에 해당하는데요. 카카오게임즈, 파두, 솔브레인 등보다도 높은 수준입니다. 최근의 상승세라면 에스엠이나 펄어비스 등과 어깨를 견줄 수도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K-뷰티의 인기와 함께 주가도 급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클래시스는 특히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수혜주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단체관광이 막혀있던 지난 7월에도 중국 관광객이 22만4805명으로 증가하면서 전년 동월1155.4% 폭증했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국내 피부 미용 의료기기 시장에 대한 관심도 상승하고 있는데요. 여행 플랫폼 크리에이트립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 체험 상품 중 올해 상반기 거래액 비중이 가장 높은 것은 미용 시술을 포함한 K-뷰티(22%)였죠.
◇Industry & Event
클래시스의 경우 대표 제품인 '슈링크' 등으로 인기가 높습니다. 집속초음파로 불리는 'HIFU(High Intensity Focused Ultrasound)' 기술을 기반으로 한 미용 의료기기인데요. 피부의 탄력을 높여주는 리프팅 기기입니다.
클래시스의 자체 레포트에 따르면 국내 병원에 설치된 장비 가운데 슈링크의 시장점유율은 약 35%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해당 제품은 카트리지를 계속 교체해야하기 때문에 소모품 매출도 상당한 편인데요. 실제로 유상 카트리지 판매 증가 덕분에 지난 2분기에는 사상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2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클래시스 지분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 지분은 올 상반기말 기준으로 약 12.4% 정도인데요. 이는 작년말(8.1%)과 비교하면 약 4.3%포인트 증가한 셈입니다.
이에 클래시스는 창사 후 처음으로 해외 IR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오는 10~13일 나흘간 홍콩과 싱가포르 등에서 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신제품인 콜라겐 생성기기 ‘볼뉴머’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어 투자자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Market View
클래시스는 이미 시장에서 K-뷰티 최강자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만큼 후발주자들에게도 상당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데요. 특히 최근 IPO를 준비 중인 K-뷰티 기업들이 기업가치 책정을 위해 피어그룹으로 삼고 싶어하는 대표적인 기업입니다.
실례로 최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해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에이피알도 클래시스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상장을 준비할 때만 하더라도 국내 기업 가운데서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클리오 등을 유력하게 검토했었는데요.
최근 해당 기업들의 주가가 빠지면서 고민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기업가치 산출을 위해서 주가수익비율(PER)을 비교해야 하는데 지나치게 높거나 낮은 경우들이 발생하기 시작한 것이죠. 사업 모델도 오히려 클래시스와 비슷합니다.
에이피알 역시 '에이지알' 등으로 대표되는 미용 의료기기와 함께 소모품 판매가 급증하기 시작하면서 최근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예비심사 청구서가 승인되기 전까지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으로 보입니다.
◇Keyman & Comments
국내 K-뷰티 기업들 가운데 선도자의 길을 걷고 있는 클래시스의 성장 배경에는 베인캐피탈이 있습니다. 베인캐피탈은 작년 1월 정성재 대표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클래시스의 지분 73.96% 중 60% 이상의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습니다. 거래가는 약 7000억원으로 알려졌죠.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해당 딜은 이정우 대표가 직접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대표는 현재 클래시스 기타비상무이사로 활동하며 경영 전반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김동욱 부사장과 김현승 전무 역시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경영 실무 등은 김 전무가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전무가 과거 클래시스의 두번째 국내 뷰티 기업 포트폴리오였던 휴젤의 경영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것을 고려한 조치로 보입니다.
더벨은 향후 클래시스 인수후통합(PMI) 계획과 최근 주가 상승에 대한 분석 등을 듣기 위해 이 대표와 연락을 시도했으나 끝내 닿지 못했습니다. 다만 몇몇 국내 뷰티 기업 CFO들을 통해 클래시스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클래시스는 향후에도 M&A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의 주가 상승 역시 베인캐피탈의 과감한 PMI 작업의 결과물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실제로 클래시스는 최근 미용 의료기기 기업인 이루다 김용한 대표가 보유한 지분 38.3% 가운데 18%를 약 405억원에 매입하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M&A 건들을 검토 중입니다.
한 미용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시장에 몇몇 미용 기업 지분 등이 매물로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 클래시스가 최근 들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베인캐피탈이 국내 미용 기업 투자 경험이 다양한 만큼 뒤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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