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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바이오 '메가플랜트' 첫단추는 급전 2000억 조달

부지비용만 2500억, 2월 말 잔금납입…남은 돈 1000억대, 증자·차입 불가피

최은진 기자  2023-10-05 14:06:46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송도 메가플랜트 조성을 위한 본계약 단계까지 넘었다. 2월 송도부지를 확정하고 6월 인천시 등과 업무협약(MOU)를 맺은 뒤 넉달이 걸렸다.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 올해 첫 삽을 뜨는 건 순연됐다. 인프라 등 기반시설을 먼저 갖춰야 하는 상황이라 급하게 서두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착공에 들어가기에 앞서 더 중요한 난관은 결국 자금이다. 당장 부지비용에 필요한 2500억원이 내년 2월까지 필요한 실정이다. 현재로서 롯데바이오로직스에 남아있는 자금은 몇백억원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급전 조달이 필요하다.

◇예상 본계약 일정 두달 지연, 착공은 내년 1분기 예상

롯데바이오로직스는 4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IFEZ)과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바이오 플랜트 건립을 위한 토지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체결식에는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 김진용 IFEZ 청장 그리고 양사 실무진 등이 참석했다.

토지매매 계약에 따라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년까지 송도 11공구 KI20 블록(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동 418, 418-9)에 3개의 바이오 플랜트를 건설한다. 총 36만 리터 규모의 항체 의약품 생산시설이다. 1개 플랜트 당 12만 리터를 생산할 수 있다. 임상 물질 생산을 위한 소규모 배양기 및 완제 의약품 시설을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1·2·3공장은 각각 2025년, 2027년, 2030년 준공을 목표로 삼는다. 완전 가동은 2034년께 이뤄진다. 이를 기준으로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총 생산 역량은 40만 리터에 달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 메가플랜트 조감도

1공장 착공 시점은 인허가 과정이 마무리 되고 바이오 플랜트 조성을 함께 할 협력업체 선정 등이 끝나는 2024년 1분기를 목표로 한다. 준공은 2025년 말 마무리 된다. 당초 연내 착공으로 목표삼았던 것에서 약 석달 정도 순연됐다. 본계약 체결이 지연되면서 자연스레 공사일정도 미뤄졌다.

특히 전기 등 인프라가 뒷받침 돼 줘야 첫삽을 뜰 수 있는 만큼 이 과정이 현재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연내 착공은 무리가 있었다. 이 대표의 해외 일정 등으로 본계약을 위한 이사회 일정이 미뤄진 것도 일정이 지연된 배경으로 꼽힌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고위 관계자는 "연내 착공은 인프라 등 제반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어려웠다"며 "전기 등 국가와 협의할 문제가 있기 때문에 여유있게 내년 1분기로 잡았다"고 말했다.

◇빼곡한 자금스케줄, 2월 말 부지비용 잔금 납입…ADC 공장 비용도 필요

핵심은 자금이다. 부지비용만 2421억원이 소요된다. 1공장 건설에는 1조원이 필요하다. 최소 1조3000억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물론 한번에 완납하는 건 아니다. 빼곡하게 자금 스케줄이 짜여있다.

우선 본계약 체결이 된만큼 당장 부지비용에 대한 계약금을 내야한다. 이 규모가 10%, 약 250억원 정도다. 그리고 나머지 90% 잔금은 내년 2월 말로 예정 돼 있다. 당장 낼 250억원은 현재 보유현금으로 낸다고 가정하더라도 나머지 2200억원은 넉달 안에 마련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인프라 등 기반시설을 만들어야 착공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1분기 내에 관련 시설을 확보해야 한다. 시공사 등 입찰을 진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에게도 계약금 등을 미리 줘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는만큼 내년 초까지 부지비용 외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할 수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현재 벌어들이는 돈은 없다. 미국 시러큐스 공장에서 올해 상반기 801억원의 매출과 207억원의 순이익을 벌어들이긴 했지만 실질적으로 발생하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상태로 파악된다.


그렇다고 롯데지주와 일본 롯데홀딩스로부터 받은 자금이 충분한 것도 아니다. 최근까지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이들 양대주주로부터 출자받은 혹은 연말까지 출자받은 현금은 총 4400억원에 달한다. 단순계산으로 시러큐스 공장 매입에 2100억원을 썼다는 점을 고려하면 남아있는 현금은 2200억원 정도다.

그간의 운영자금 등을 제거하면 대략 유용할 수 있는 현금은 2000억원 정도로 파악된다. 부지비용 계약금 납입에 250억원을 쓰면 1700억원으로 현금이 줄어드는 만큼 잔금 납입을 위해선 추가 자금 조달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착공을 위한 인프라 구축, 시공사와의 계약 등을 고려하면 더 많은 자금이 소요될 수 있다.

시러큐스 공장에서 추진하고 있는 '항체-약물접합체(ADC)' 공장 역시 7000만달러, 우리돈 약 1000억원이 필요하다. 2025년 가동을 목표로 삼고 있는 만큼 이 또한 내년께 출자가 이뤄져야 한다. 이를 감안하면 롯데바이오로직스에 필요한 급전은 최소 2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공시에 따르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 같은 필요자금은 증자와 차입을 활용한다고 적시했다. 시러큐스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만큼 이를 담보로 차입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롯데지주와 일본 롯데홀딩스를 대상으로 하는 증자는 불가피 하다.

결과적으로 착공에 앞서 급전마련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착공 시기를 내년으로 연기한 것도 자금 스케줄과도 연관된 것이란 시장의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부지비용은 본계약 체결을 한만큼 곧바로 계약금 10%를 내고 잔금 90%는 2월 말께 납입하는 스케줄"이라며 "그 외 제반비용 등에 대해선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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