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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갈증' 롯데바이오로직스, CFO도 외부서 찾는다

채용절차 진행 중, '외부임원' 상징성 기대…삼바 소송으로 인한 '인력난' 대안 고민

최은진 기자  2023-08-07 10:37:18
'인재'에 목마른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외부수혈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력을 두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갈등을 빚은 데 따라 범위를 제약사는 물론 그 이외의 업권까지로도 넓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외부에서 찾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실제 채용까지 이뤄지게 되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임원기준 '외부인력'으로만 채워지는 그룹 내 유일한 계열사가 된다는 상징성을 갖는다.

◇작년 설립 후 그룹 인물인 하종수 상무 총괄, 외부인력 필요성 감지

업계에 따르면 롯데바이오로직스가 CFO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올 초부터 준비하던 사안을 최근 구체화하며 실제 채용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파악된다. 특정인물에 대한 고차면접까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꽤 막바지 단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는 사안이라 외부에 드러나진 않고 있다.

작년 출범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설립 초기부터 하종수 롯데글로벌로지스 SCM사업본부장(상무보)을 이동인사해 CFO 자리인 경영지원부문장을 맡겼다. 하 상무는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재무회계팀을 오랜기간 이끌며 관련 역량을 쌓아왔다.

롯데그룹 입장에선 외부서 영입한 인물을 주축으로 새롭게 하는 사업인 만큼 곳간지기 정도는 내부 그룹 인력을 보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롯데지주 자금은 물론 일본 롯데그룹 자금까지 투입됐기 때문에 그룹 사정을 잘 아는 인물에게 CFO를 맡겨야 한다고 봤다.


하 상무는 사내이사를 맡을 정도로 롯데바이오로직스 입장에선 꽤 중책이다. 그러나 타 업권과 다른 특수성이 있는 바이오 사업을 이끌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외부로 눈을 돌렸다.

CFO의 채용까지 마무리 되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임원급은 모두 '외부인력'으로 채워지게 된다. 인재등용을 최 우선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는 롯데그룹 입장에선 꽤 혁신이다. 보수적인 인력전략을 탈피하는 첫 사례가 롯데바이오로직스로부터 파생되는 셈이다.

◇인력난 타개 대책 '오픈 이노베이션 인턴십' 공개

공격적인 인사전략을 펼치는 롯데바이로로직스는 꽤 과감한 도전을 하기도 한다.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오픈 이노베이션 인턴십(Open Innovation Internship)'을 진행한다고 밝혔다는 점도 눈에 띈다.

'오픈 이노베이션 인턴십'은 성별·국적·나이·학력·경력과 관계없이 어느 직무든 누구나 자유롭게 지원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지원자는 인재 DB 시스템을 통해 지원서를 등록하고 인턴십 모집 소요 발생시 인재 DB 지원자 중 적격자를 대상으로 다음 전형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별도의 마감일이 정해지지 않은 상시 제도로 근무 기간 또한 상황에 맞춰 조율할 수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이 제도를 우수한 인재를 선재적으로 확보해 잠재적 재직자를 양성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소개한다. 혁신적인 채용 제도 도입으로 바이오 업계의 인력 공급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포부도 공개했다.


사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롯데그룹으로선 처음 하는 바이오 사업이기 때문에 우수한 인재양성이 가장 우선적인 경영방침이다. 빅파마 BMS의 뉴욕 시러큐스 공장 인수도 관련 생산설비를 확보하는 것 말고도 450여명의 숙련공을 내재화한다는 의미도 있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력이탈을 최대한 막는 것에서 더 나아가 소송까지 불사할 정도로 강경대응에 나서면서 국내 인력 확보가 쉽지 않다는 점도 롯데바이오로직스 입장에선 부담이다. CMO(위탁생산) 사업자 외 바이오텍은 물론 제약사까지 채용의 범위를 넓히는 것 또한 이의 일환이다. 올 초 차바이오텍에서 연구개발을 총괄하던 김경은 부사장을 CBO(최고BD책임자)로 영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재 롯데바이오로직스 뿐 아니라 롯데지주에서도 관련 인력 확보에 나서는 등 투트랙 전략을 구사한다는 점도 주목할 지점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CFO인 하종수 경영지원부문장은 현재 회사에 재직하고 있고 평소와는 다른 게 없다"며 "그 외에 대해선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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