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Red & Blue

'인적분할'로 주가 올린 SK디앤디, 미래 배당 정책 방향은

현금창출력 낮은 신설법인, 당분간 무배당 전망 제기…한앤코 "아직 말하기엔 시기상조"

남준우 기자  2023-09-21 14:47:53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How It Is Now

오랜기간 횡보 상태였던 SK디앤디의 주가가 최근 급등하고 있습니다. SK디앤디 주가는 올 초만 하더라도 주당 약 2만원 선이었는데요. 20일 종가 기준으로는 주당 2만8100원까지 껑충 뛰었습니다.

장중 최고 기록으로 3만1700원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2020년 9월 5만원대에 근접한 이후 이 정도로 주가가 갑자기 오른 곳은 처음입니다. 최저점인 1만7700원을 기록했던 올 3월과 비교해도 약 60% 가량 오른 상황입니다.

인적분할을 결정한 것이 최근 주가 급등의 주요 원인입니다. SK디앤디는 이달 15일 신재생에너지/ESS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는데요. 분할존속회사인 SK디앤디는 부동산 개발, 운용, 운영, 관련 서비스 제공 등을 영위할 예정입니다.

분할신설회사인 에코그린(가칭)은 신재생에너지 관련 개발, EPC, 운영, 전력거래 사업 등을 영위할 예정인데요. 단순인적분할인 만큼 기존 주주인 SK디스커버리(보통주 기준 지분율 34.1%), 한앤코개발홀딩스(25.1%) 등은 분할존속회사와 신설회사의 지분을 그대로 보유하게 됩니다.
출처 : Google Finance

◇Industry & Event

내년 2월 주주총회를 거쳐 3월 1일을 기일로 분할이 진행됩니다. SK디앤디와 에코그린은 내년 3월 29일 각각 유가증권시장에 재상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분할비율은 순자산가액을 고려해 존속회사 약 77%, 에코그린 약 23%로 결정됐습니다.

기존에 SK디앤디 주식을 100주를 보유하고 있으면 분할존속회사는 약 77주, 에코그린은 약 23주를 받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1주 이하의 단수주는 상장하는 날 종가로 환산에 현금으로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이번 인적분할은 그동안 이종 사업의 혼재로 인해 가치가 평가 절하됐던 부분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 큽니다.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가속화함으로써 투자자가 선호하는 사업 구조로 재편하려는 목적도 큰데요.

실제로 사업 기반과 보유 현금 등을 고려하면 SK디앤디 주가 가치 절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올해 6월 말 연결기준 순자산(자기자본)은 8393억원인데요. 이는 20일 종가기준으로 약 6235억원인 시가총액 초과해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7배에 그칩니다. SK디앤디가 보유한 순자산가치보다 시장 평가가 박하다는 의미이죠.

출처 : 한국신용평가

◇Market View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분할 이후 존속법인의 자본총계는 6469억원, 에코그린의 자본총계는 1936억원으로 집계됩니다. 시장에서는 최근 주가 상승 등을 고려한다면 분할 기일 시점에서는 평가 절하가 어느 정도 상쇄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번 인적 분할에 대해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SK디앤디는 부동산과 에너지 사업 모두 국내 최상위 디벨로퍼이나 이종사업의 특성상 사이클에 따라 제 가치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됐다"며 "이번 분할로 투자자의 이해가 명확해지고 사업부별 효과적 투자와 성장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밸류에이션 할인 해소가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2대주주인 한앤컴퍼니의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투자 5년을 채워가는 시점인만큼 이번 인적분할이 투자금 회수 기회로 작용할지가 관심거리입니다. 한앤컴퍼니는 2018년 SK가스와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보유하던 SK디앤디 구주를 1954억원에 인수했습니다. 이후 두 차례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총 2786억원을 투자했죠.

투자 이후 배당금으로 지급받은 중간 회수금액은 약 280억원으로 집계됩니다. 작년부터는 중간배당을 실시하기 시작했습니다. 올 7월에도 보통주와 우선주 1주당 각각 400원의 중간배당을 결정했는데요. 배당금 총액은 88억7581만원이죠. 이중 한앤컴퍼니의 몫은 약 22억원으로 추산됩니다.

출처 : 한국신용평가

◇Keyman & Comments

시장에서는 당장 SK디앤디 지분 매각은 진행하지 않더라도 존속회사와 에코그린의 배당 시스템에는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는 존속법인과 에코그린 간의 현금창출력 차이에서 기인합니다.

시장에서는 에코그린만큼은 당분간 배당을 지급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분할기일 이후에도 신재생에너지 등과 관련된 지분을 존속회사로부터 양수해야 합니다. 이외에 발전 설비 등 추가적으로 들어가야하는 CAPEX가 상당해서 부담이 크죠.

실적 면에서도 차이가 많이 나는데요.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SK디앤디 영업수익 가운데 85% 가량이 부동산 개발/운영 사업에서 발생합니다. 올 상반기말 기준으로도 전체 매출 3385억원 가운데 2873억원이 부동산 개발/운영에서 나왔습니다. 반면 신재생에너지/ESS 사업은 영업수익 345억원, 영업이익 51억원에 불과합니다.

해당 의사결정은 SK디앤디 임직원 등과 함께 키맨으로 평가받는 한앤컴퍼니 김재민 부사장과 이동춘 부사장 등이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수 이후 약 5년간 SK디앤디 기타비상무이사로 활동하면서 경영자문 역할을 맡고 있는데요. 김 부사장은 이외에 ESG위원회, 인사위원회 등에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더벨은 향후 배당 전략 등을 듣기 위해 김 부사장과 통화했으나 그는 최대한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분할 기일도 다가오지 않은 시점에서 의견을 표출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미인데요. 주주들에게 끼칠 영향력을 고려해 최대한 신중을 기하는 모습입니다.

출처 : 공시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