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식품은 동서그룹 내 핵심 계열사다. 계열사 중 유일하게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그룹 전체 수익성을 책임지고 있다. 이를 통해 동서식품은 대주주이자 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수행하는 동서에 든든한 캐시카우(Cash Cow)로 자리하고 있다.
동서 입장에서 동서식품을 통해 거둬들이는 배당금은 중요한 현금유입 창구 중 하나다. 매년 수취하는 배당수익의 대부분을 동서식품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 6월 말 기준으로 동서식품의 지분 50%를 확보하고 있다.
◇연간 1100억 배당하는 동서식품 동서식품은 1968년 동서가 외국 기업과 협력해 설립한 합작회사다. 당시 동서는 미국 제너럴푸즈사와 손을 잡으며 지분을 50%씩 나눠 가졌다. 이후 제너럴푸드의 주인은 크래프트푸즈홀딩스(Kraft Foods Holdings Singapore Pte. Ltd)로 바뀌게 됐고 2019년에 사명을 몬델레즈홀딩스(Mondelez Holdings Singapore Pte. Ltd)로 변경했다.
회사 창립과 동시에 제너럴푸즈와의 기술 제휴를 맺었고 맥심과 맥스웰 하우스 등을 판매하며 인스턴트 커피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키웠다. 현재는 커피제품들과 커피크리머, 녹차, 곡물차, 시리얼, 비스킷 등으로까지 사업 영역을 넓힌 상태다.
동서식품은 매년 1100억원 내외의 자금을 배당에 사용하고 있다. 동서와 몬델레즈홀딩스에 양분되는 구조인 만큼 관련 배당금은 절반씩 분산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동서식품은 배당금으로 1090억원을 사용했고 이는 동서 등에 545억원씩 돌아갔다. 최근 5년간 동서에 지급된 연평균 배당금은 573억원이다.
이러한 동서식품의 배당금은 대주주 동서가 계열사로부터 거둬들이는 전체 배당금 중 규모가 가장 크다. 2019년 동서가 계열사로부터 받은 배당금이 일시적으로 증가한 경우를 제외하면 약 85% 내외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89%(573억원)를 차지하며 동서의 현금창출 창구 역할을 공고히 하기도 했다. 같은 기간 동서의 또 다른 공동기업 동서유지가 42억원으로 동서식품의 뒤를 이었고 종속기업인 동서물산과 동서음료는 각각 25억원과 7920만원을 기록했다.
동서의 작년 말 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827억원 규모로 이중 배당금 수취 규모는 613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영업으로 창출된 현금흐름은 378억원이다. 동서가 영업보다는 배당금을 통해 더 많은 현금을 창출하고 있다는 얘기다.
◇충분한 배당여력...현금성자산 7100억 동서식품이 대주주들에게 지급하는 배당금 규모는 작지 않다. 연간 순이익의 상당 부분이 배당금으로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5년 동안은 순이익의 68~81% 수준이 배당에 사용됐다. 지난해 말의 경우 배당금 자체는 소폭 감소했지만 순이익(1342억원) 역시 함께 줄면서 관련 비중은 81%를 기록하기도 했다.
순이익에서 배당금으로 나가는 금액이 크기는 하지만 동서식품의 배당여력은 여전히 충분한 상황이다. 작년 말 기준 동서식품의 이익잉여금은 1조 292억원 규모다. 세부적으로는 법정적립금 860억원과 임의적립금 7986억원, 미처분이익잉여금 1446억원이다. 이 가운데 배당가능이익은 임의적립금과 미처분이익잉여금이며 합산할 경우 9432억원에 달한다.
법정적립금(이익준비금)의 경우 상법에 따라 현금으로 배당을 할 수 없다. 동서식품은 현금에 의한 이익배당금의 10% 이상을 이익준비금으로 적립하고 있으며 이는 자본금의 50%에 도달할 때까지다. 이익준비금은 현금 배당은 불가능하지만 자본전입과 결손보전은 가능하다. 자본준비금과 이익준비금의 총액이 자본금의 1.5배를 초과하는 경우 초과한 금액 범위에서 자본준비금과 이익준비금을 감액할 수도 있다.
풍부한 현금성자산(금융상품 포함)도 동서식품의 배당여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배당금 지급은 통상 현금 형태로 소요되기 때문에 현금성자산 변화에도 영향을 미친다. 동서식품의 경우 향후 배당정책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그동안은 주로 현금배당이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금성자산의 규모도 함께 볼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7148억원 규모다. 단기금융상품이 6840억원으로 보유 현금보다 많다. 현금 자체가 적기는 하지만 단기금융상품은 현금화가 용이한 만큼 향후 배당 등을 위한 재원은 충분하다는 게 업계 평가다.